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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다락방

사물놀이 몰개공연2026.6.5

작성자東守마루/김인동|작성시간26.06.07|조회수2 목록 댓글 0


사물놀이 몰개 공연 (1991년 창단)

사물놀이 몰개 공연 (1991년 창단)

이영광 대표가 이끄는 몰개의 공연을 꽤나 오래동안 보아왔다. 어느새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는 냇물처럼 풋풋했다.
세월 지나며 그의 음악은 깊어지고 넓어져 강을 거쳐 바다로 나아갔다.

‘몰개’는 옛말로 ‘모래’를 뜻하고, 강원도 방언으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생기는 포말을 의미한다. 작은 힘이라도 오랜 세월 바위를 두드리면 결국 그 모습을 바꾼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이름처럼 꾸준히 노력해 왔고, 그 중심에는 이영광 대표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가 자리했다. 특히 최근 몇 년은 피아노, 색소폰, 드럼, 기타 등 서양 악기와 협연했는데, 이는 단순한 소리의 결합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안목이 빚어낸 새로운 시도였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가 이끄는 방향에 따라 점차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몰개만의 독특한 음악성이 완성되어 갔다.
내가 느끼기에는 거칠고 강렬할 수 있는 사물놀이 본연의 힘을 잘 다스리면서도, 현대 악기의 선율을 포용해 더욱 풍부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그의 안목이 돋보였다. 자신의 소리를 스스로 두드러지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공연은 달랐다.
우리의 풍물이 다시 살아났다. 처음부터 힘차고도 절제된 리듬으로 시작하여, 마치 오페라 무대처럼 장엄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의복 하나하나부터 대북의 강약 조절, 숨결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리듬의 흐름까지 모든 것이 그의 연출 아래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였다.

단소와 현악기의 애절한 선율로 무대와 무대를 잇는 구성 또한 그의 예술적 감각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무대에 오른 이영광 대표는 그동안 갈고닦은 내공과 끼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담겼고 연주에는 힘과 멋이 조화를 이루었으며, 특히 북춤에서는 음악과 몸짓이 하나로 어우러져 그의 삶과 예술이 응축된 듯한 깊이를 느끼게 했다.

대원들의 연주와 상모놀이도 그의 지도 아래 흐트러짐 없이 통일된 힘을 보여주었고, 스승과 제자가 함께 펼치는 한판 굿은 눈빛과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아 모두가 하나 되는 경지로 이끌었다. 이것이 그가 만들어온 몰개 공연의 큰 장점이다. 충주에서는 보기 드문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또한 충주의 역사와 명소를 음악으로 풀어낸 연출도 그의 예술적 기획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중앙탑은 징소리, 충주산성은 북소리, 목계나루는 장구소리, 수주팔봉은 쇠소리로 표현하고, 마지막으로 미륵대원을 주제로 한 사물놀이가 이어졌다.

''마의태자 그리움에 북쪽 하늘 바라보니
덕주공주 그리움에 남쪽 하늘 바라보니
만나고 이별하니 그리움에 사무치고
하늘 소리 땅의 소리 쇠의 소리 가죽 소리 흩어지고
이별하니 다시 만나 합일하네
묶고 풀며 맺고 이어지고
사람 마음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네
미륵대원 사물, 천지신명 원의 소리''

사물놀이는 사찰의 종, 북, 운판, 목어 등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미륵대원은 옛 절터이기에, ‘미륵대원 사물, 천지신명 원의 소리’는 그가 오랜 세월 탐구해온 음악의 근본과도 통했다.

오늘 공연은 마치 음식을 요리하는 것 같았다. 이영광 대표가 오랜 경험과 예술적 철학을 바탕으로 최고의 맛과 멋을 담아 정성껏 차려낸 한 상을, 관객들은 흡족하게 받아들였다. 공연 후 함께한 지인들도 “정말 맛나게 잘 먹었다”고 전해왔다.

이 마음을 다시 이영광 대표와 몰개 모든 식구들에게 돌린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아직도 귓가에 공연 노랫가락이 남아있다.

“ 오늘은 가다 저기서 놀고
내일은 가다가 저기서 놀고 놀러나 가세 놀러나 가요
월산리 땅으로 놀러나 가세”

정말 이 소리에 취하면 어느새 저승까지도 흥겹게 따라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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