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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에서 온 편지

10월 10일 연중 제 27 주간 금요일

작성자이상훈(바오로)|작성시간25.10.09|조회수90 목록 댓글 0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루카 11,23)

 

 오늘 우리에게 들려지는 하느님의 말씀은 하느님을 향한 믿음으로 즉각적이고도 결연한 결단을 요청하시는 그 분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선, 오늘 복음 말씀은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예수님의 기적사화를 전합니다. 벙어리 마귀로 인해 입이 봉해져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을 보시고 예수님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의 몸이 있던 마귀를 내쫓아 주시고 그의 병을 낫게 해 주십니다. 예수님의 이 기적으로 벙어리가 말을 할 수 있게 된 놀라운 기적의 사건을 두고 모든 이가 감탄하고 있을 때, 그것을 고깝게 여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병행구절인 마태오 복음을 살펴보면 그들을 바리사이들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서도 그 모든 일에 흠집을 내기 위해 예수님이 하시는 일이 마귀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가능해진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며 이에 더해 예수님께 하늘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표징을 보여달라는 무례한 요구를 하기에 이릅니다.

 

 도대체 이들은 무엇이 잘못된 것이기에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서도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믿지 못하고 그 분이 하시는 일에 트집을 잡으려고 덤벼들었던 것일까요? 도대체 이들에게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늘 독서의 요엘 예언서의 말씀 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뭄과 메뚜기떼의 침입이라는 전무후문한 자연 재앙으로 인해 좌절에 빠져 있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예언자 요엘이 말을 전합니다. 

 

 “아, 그 날! 정녕 주님의 날이 가까웠다. 전능하신 분께서 보내신 파멸이 들이닥치듯 다가온다. [...] 너희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고,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보를 울려라. 땅의 모든 주민이 떨게 하여라. 주님의 날이 다가온다. 정녕 그 날이 가까웠다.”(요엘 1,15. 2,1)

 

 곧 요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닥친 자연 재앙 속에서 하느님의 심판의 날의 뜻을 읽고 그것을 그들에게 일러줍니다. 그러면서 예언자는 이 모든 일들 속에서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 곧 주님의 날을 준비하기 위한 참된 의미의 참회를 촉구합니다. 오늘 독서에는 그 말씀이 드러나지 않지만 요엘서 2,13에서 예언자는 이렇게 외칩니다.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요엘 2,13)

 

 사순 시기 재의 수요일에 독서로 듣게 되는 독서의 말씀이 바로 이 요엘서의 말씀입니다. 곧 주님의 심판의 날을 맞이하기 위해 옷을 찢는 외적 행위가 아닌 나의 마음을 찢어 하느님만을 향하려 참회하는 자세, 바로 그 믿음의 자세가 먼 미래에 요구되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 하느님이 심판하시는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 선택과 결단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기적을 트집 잡으려 드는 이들의 행동을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율법에만 사로잡힌 채 믿음이 없던 그들은 자신의 두 눈으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몸소 기적을 행하는 모습을 보고서도 그것을 바라볼 믿음의 눈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에 자신들이 본 것을 믿지 못합니다. 이에 그들은 예수님이 하시는 일에 흠을 잡고 그 분께 더 큰 표징을 요구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루카 11,23)

 

 예수님의 편에 함께 서지 않는 사람, 예수님과 함께 모든 이들을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 분께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은 결국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이며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흩어 놓는 사람이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은 바로 오늘 이 순간 우리에게 건네지는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이 말씀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로 하여금 바로 지금 이 순간, 즉각적이면서도 결연한 결단을 요청합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통해 그 분의 말씀을 두 귀로 분명히 들었다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즉각적으로 그 분의 음성에 응답하며 동시에 이제 더 이상 내 자신이 아닌 하느님 그 분만을 향해 나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결연하고 확고한 믿음으로 그 분께 응답해야 함을 요청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너희가 그 분의 목소리를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 95,3)

 

 시편의 이 말씀처럼 하느님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하느님의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그 분을 반대하는 편에 설 것인지를 말입니다. 우리가 즉각적이며 확고한 결단을 통해 그 분 편에 설 때, 비로소 그 분은 우리의 힘이자 보호자 그리고 안식처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결단을 내리기를 머뭇거리며 주저할 때 오늘 복음의 말미의 예수님의 말씀처럼 더러운 영이 떠나고 말끔하게 치워진 우리의 영혼에 더 많은 악한 영이 자리하여 우리의 상태가 처음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이 전하는 이 진리를 우리 마음에 새기며 여러분 모두가 그 분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편에서 그 분과 함께 언제가 기쁨과 행복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너희가 그 분의 목소리를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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