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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에서 온 편지

6월 9일 연중 제 10 주간 화요일

작성자이상훈(바오로)|작성시간26.06.09|조회수91 목록 댓글 0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소금과 빛의 비유를 들어 말씀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 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마태 5,13-14)

 

 음식의 맛을 맛깔나게 내기 위해 소금이 반드시 필요하듯, 또한 세상에 빛이 비추어야 세상 만물이 온 천하에 드러나 그 형상을 알아볼 수 있게 되듯이,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 역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그들의 삶의 모습이 세상의 빛이 되어 모든 이들을 비추어 주고 또한 세상의 소금이 되어 각자가 지닌 고유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삶을 살아야 함을 예수님은 말씀해 주십니다. 

 

 이와 같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은 바오로 사도의 너무도 유명한 다음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에 관한 바오로 사도의 코린토 2서 2장 15절의 말씀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나 멸망할 사람들에게나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를 머금도록, 그리하여 우리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가 하느님께 피어오르도록 하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도록 해 주신다는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 곧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의 뜻을 헤아리도록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오늘 복음의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과연 향내를 품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악취를 품는 삶을 살고 있는가를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일상의 삶 안에서 알게 모르게 이 진리를 잘 체험하고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괜히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어떤 사람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겨워 피하고픈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향기를 품는 사람과 악취를 품기는 사람. 그 차이를 우리는 삶 속에서 너무나 잘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만 그리스도의 향내를 품기는 삶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될까?

 

 오늘 독서의 말씀이 그 해답을 우리에게 제시해 줍니다. 

 

 오늘 독서의 열왕기 상권의 말씀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권능으로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굳은 믿음이 있다면 그 믿음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빵과 기름이 되어주심을 이야기합니다.

 

 시돈에 사렙타 마을로 들어간 예언자 엘리야는 먹을 것이 없어 아들과 함께 죽을 작정으로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빵을 만들어 먹으려고 하는 순간, 예언자가 들어와 그들이 먹을 마지막 빵을 청합니다. 이에 그녀는 그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이야기하지만 예언자는 하느님을 믿고 그가 청하는 것을 달라고 합니다. 이에 그녀가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예언자에게 주자, 그녀의 집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러면서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당신 말대로 음식을 만드시오. [...]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이 주님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리는 날까지, 밀가루 단지는 비지 않고 기름병은 마르지 않았을 것이다.”(1열왕 17,13.14) 

 

  열왕기 상권의 이 말씀처럼 어둠뿐인 세상에 빛을 내는 등불인 우리의 삶에 기름이 되어주시는 분은 하느님 그 분이십니다. 또한 그 분이 우리에게 새겨 주신 인장으로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의 불을 부어 주심으로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이 각각의 고유한 맛이 나도록 도와주는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곧, 우리의 주님이신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을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이신 하느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자애를 기적으로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듯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주님은 우리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 이 진리를 마음에 새겨 여러분 각자가 여러분의 삶 안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 곳곳에 풍기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 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시편107(1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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