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우리 삶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우리 삶의 행동들의 우선순위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마태 6,20)
우리가 땀 흘리며 수고하여 노력하며 쌓은 재물이 좀과 녹에 의해 망가지고 또 다른 사람의 재물을 노리는 포악한 도둑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만다면 그만큼 우리를 허탈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일은 나의 모든 수고와 노력이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경우, 그렇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물질적 재물만을 쌓는 것을 위해 우리 삶의 더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고 포기하고 살아갑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덧없는 허망한 재물, 시간이 지나면 좀이 슬고 녹이슬며 도둑이 들어와 한 순간에 없어지고 말 재물을 쌓는 데에 우리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말씀하시듯 사라져 없어져 버리고 말 재물을, 도둑이 훔쳐갈 재물을 쌓느라 정작 더욱 소중하고 귀한 것을 잃어버리고 마는 어리석은 삶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면에서 예수님께서는 덧없는 세상의 재물에 집착하려 하기보다 영원한 보물을 찾으려 애쓰라 말씀하시면서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늘에는 좀도 녹도 슬지 않으며 도둑이 그것을 훔쳐갈 위험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을 영원한 보물, 그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대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없어지고 말 덧없는 세상의 제물이 아닌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늘 복음환호송의 말씀 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방금 들은 복음에 앞선 복음환호송은 마태오 복음을 인용한 다음의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하늘에 재물을 쌓아 두는 삶, 그 삶은 바로 이 복음환호송의 말씀처럼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삶, 다시 말해, 영원한 생명의 샘에서 물을 긷는 것이며 하느님의 밝으신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에서 물을 길어 그 물로 생명의 에너지를 얻고 우리 마음 안의 어두움을 하느님의 밝은 빛으로 환히 비추는 삶, 그 삶이 바로 오늘 복음이 전하는 하늘에 재물을 쌓는 삶이며 그 삶이 우리에게 구원의 희망이 됩니다.
오늘 독서의 열왕기 하권의 말씀 역시 오늘 복음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아닌 이방의 신 바알을 섬긴 왕 아하즈야와 그의 어머니 아탈야는 사제 여호야다에 의해 죽음에 처하게 되는 이야기를 전하는 오늘 독서의 말씀은 오늘 복음이 전하는 진리, 곧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 우리 믿음이 어디에 뿌리를 두어야 하는지를 구약의 역사 속에서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이 전하듯,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와 세상의 모든 재물은 결코 우리 삶의 목적이자 희망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말씀하시듯, 썩어 없어질 재물, 시간이 가면 사라질 헛되고 허망한 것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허망한 이 세상의 재물, 곧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우리의 마음을 앗아가는 이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 다시 말해, 하느님 그 분만을 믿고 하느님 그 분만을 따르는 가난한 마음을 통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좀도 녹도 슬지 않으며 망가질 일도 없는 영원한 희망의 약속이 하늘나라에 우리의 재물을 쌓아두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삶을 진정 가치 있게 사는 방법이자 우리 삶의 최우선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바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오늘 영성체송의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십시오. 우리가 진정 바라고 하느님께 청해야할 한 가지는 우리가 주님의 집에서 하느님 그분과 영원히 함께 사는 것, 오직 그것뿐입니다. 그것이 우리 삶이 하늘에 보화를 쌓는 삶이 되는 길이며, 그 길을 통해 우리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그리하여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참 행복한 이들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오늘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가난한 마음으로 하늘에 보화를 쌓음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를 온전히 누리고 그로써 참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시편 27(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