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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에서 온 편지

6월 21일 연중 제 12 주일(가해)

작성자이상훈(바오로)|작성시간26.06.20|조회수196 목록 댓글 0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진리의 영께서 나를 증언하시고, 너희도 나를 증언하리라.”(요한 15,26ㄴ.27ㄴ)

 

 이제 점점 한낮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는 요즘, 전례력으로 연중 제 12 주일인 오늘 이 미사 안에서 듣게 되는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 삶의 불변의 진리, 진실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우선 오늘 제 1 독서의 말씀은 비탄의 예언자 예레미야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예언자는 이렇게 외칩니다.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여라.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예레 20,10)

 

 사람들이 자신을 두고 마고르 미싸빕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상황. 예언자 예레미야는 그 같은 상황에 대해 한탄하듯 말합니다. ‘마고르 미싸빕’. ‘공포 덩어리’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예언자를 두고 공포 덩어리라 손가락질하며 그를 고발하려 하고, 가까운 친구들마저 예레미야가 쓰러지기를 바라며, 사람들이 예레미야에게 보복할 것이라면서 예언직을 그만두라고 강요합니다. 이 같은 난감한 상황을 앞에 두고 자신 역시 스스로 예언직을 선택한 것이 아닌 예레미야 역시 왜 자신이 이런 수난과 고통을 겪어야하는지 하느님께 투정부리듯 이야기하지만, 하느님께서 예레미야의 뼛속에 가두어둔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또 외치고 외칠 뿐입니다. 예언자는 그 모든 시련에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리이다.”(예레 20,11)

 

 지금은 비록 시련과도 같은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언제나 함께 해 주시는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언제나 예언자의 곁에 계시고 마음과 속을 모두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이 자신을 지켜주시고 그 모든 일에 대한 보상을 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 예언자는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며 자신에게 닥친 모든 시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이 같은 오늘 제 1 독서가 전하는 예언자 예레미야의 고백은 오늘 화답송의 시편의 말씀으로 다시금 선포됩니다. 시편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난한 이들이 이를 보고 즐거워하리라. 하느님을 찾는 이들아, 너희 마음 기운 차려라. 주님께서는 불쌍한 이들의 소리를 들어 주시고, 사로잡힌 당신 백성을 멸시하지 않으시도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아, 물과 그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아.”(시편 69(68),33-35)

 

 가난하고 핍박받는 고진 삶이라할지라도 하느님을 찾는 이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순수하게 하느님을 찾는 이들은 기운을 잃지 않고 주님을 찾는 일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불쌍한 이들의 소리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시고 사로잡힌 당신 백성을 결코 멸시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이 그들을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늘 제 1 독서와 화답송의 시편의 말씀은 공통되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하지만 그 길을 우리가 끝까지 걸어가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줍니다. 이 같은 오늘 말씀의 흐름은 복음의 말씀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가 가는 신앙의 길이 모질고 힘들더라도 우리가 그 길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예수님의 음성으로 분명히 제시해줍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곳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마태 10,26-27)

 

 우리는 보통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남들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이 어떤가를 두고 많이 고민합니다. 남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아니 더 나아가 남들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비쳐지기를 바라며 안간힘을 쓰고 노력합니다. 그런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남들의 시선에 우리 삶의 주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비참한 모습이며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표현에 빌어 말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 10,26ㄱ.28)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니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일러주시는 예수님은 우리 삶의 불변의 진리 곧 진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마태 10,26ㄴ)

 

 우리는 숨길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또 감출 수 있다고 자신을 속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며 진실 앞에 거짓이 자리할 곳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불변의 진실 앞에 서서 우리는 홀로 외로이 그러나 진지하게 우리 삶에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고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 10,29-30)

 

 사랑하는 송동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우리 각자 각자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소중한 존재, 우리의 머리카락 개수도 이미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모든 것을 소중히 아끼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자녀들입니다. 그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며 힘센 용사처럼 나를 지켜 주시고 나를 박해하며 괴롭히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게 정의를 이루어 주십니다. 또 그 하느님은 오늘 제 2 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나뿐인 아들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넘치는 은사를 베풀어 주시는 분, 은혜로운 하느님의 선물을 모든 이에게 충만히 내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하느님을 믿고 의지해 보십시오. 분명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 쉽고 평안하지는 않습니다. 시시각각 찾아오는 시련의 불길들이 우리가 가는 그 길을 막아서고 하느님을 따르려는 우리들의 의심의 눈초리로, 멸시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우리를 어리석게 여기는 세상의 시선이 우리가 가는 그 길을 방해하지만 오늘 제 1 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의 고백처럼 마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을 믿고 그분께 내 모든 송사를 맡겨드린다면 하느님은 우리의 입에서 찬미가 울려 퍼지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특별히 현실의 삶 속에서 고통 받은 일들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에 꼭 새기십시오. 우리의 주님이신 하느님은 크신 자비로, 구원의 진실로 우리에게 응답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의 크신 자비에 우리의 모든 고민과 걱정을 맡겨 드리고 그분을 굳게 신뢰함으로서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원하는 응답을 얻어 하느님과 함께 기쁨 가득한 나날을 보내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주님 마음에 드시는 때에, 저의 기도가 주님께 다다르게 하소서. 

주 하느님, 주님의 크신 자애로, 주님 구원의 진실로 제게 응답하소서. 

주님, 주님의 자애가 너그러우시니 저에게 응답하소서. 

주님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를 돌아보소서.”(시편 69(6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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