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국
남인도 사람으로 중국 선종(禪宗)의 초대 조사(祖師)가 된 달마대사는 선종화의 제일 가는 화제(畵題)이다. 그래서 수많은 달마도들이 많은 화가들에 의하여 그려졌는데, 김명국(金明國)의 작품은 현존하는 달마도 가운데 대표적인 걸작이다. 상반신만을 4분의 3 측면관으로 포착하여 두건(頭巾)을 쓰고 눈을 부라리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독특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팔자(八字) 눈썹, 부릅뜬 매서운 눈망울, 주먹 같은 매부리코, 짙은 코수염과 풍성한 구렛나루 등에서 이국적인 풍취가 드러난다. 양나라 무제를 무섭게 매도한 후 9년 동안 면벽(面壁) 좌선(坐禪)하는 종교적 정열이 불타는 인도 선사(禪師)의 진면목을 잘 포착하고 있다. 먼 세계를 응시하는 양 피안의 진리를 깨닫고자 매진하는 그의 정신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한편 박력 넘치는 굵다란 옷주름선은 기백 있는 얼굴 모습과 잘 조화되며, 빠른 속도의 필치와 감필(減筆)을 구사한 김명국의 기량이 맘껏 발휘된 예이다. 그만큼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작품이다. 김명국(1600-1662이후)은 17세기의 저명한 화원(畵院) 화가로 산수 및 인물에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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