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비칠거리며 헛된 수행을 하였음을 깨달으니 여러 해를 잘못 풍진객 노릇하였도다
종래 층등각허행 다년 왕작풍진객 從來 층등覺虛行 多年 枉作風塵客
층등이란 걸음을 옳게 걷지 못하고 어린아이 걸음걸이 배우듯 이 이리 넘어지고 저리 넘어지고 하는 것을 말하며, '각허행(覺虛行)'이란 쓸데없는 헛된 일만 했음을 이제야 알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불법이란 자성을 깨쳐야지 자 성을 깨치지 아니하고 공연히 언어문자에만 집착하여 경이나 보 고 논소나 더듬고 해서는 '바다에 들어가 모래알 수를 헤아릴뿐'이어서 불법과는 배치되고 마는 것이고, 결국은 헛 일이며 아 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여 '많은 세월동안 그릇되이 풍진객 노릇만 하였다' 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닦아 자성을 깨쳐야 될 것인데 공연히 말을 찾고 글귀를 따라다니면서 쓸데없이 문자에만 집착하여 자성을 깨치지 못하였으니 헛 일만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서산스님 같은 이도 '차라리 일생동안 바보처럼 지낼지언정 문 자승은 되지않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든지 불교의 근본에 입각해서 자성을 깨치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니, 문자는 다만 자성을 깨치는 방향을 제시해 줄 뿐이니 거기에 집착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근본을 버리고 지말을 따라 가듯이 자성 깨치는 공부는 버리고 문자만 따라가면 불법을 배반하는 사람이고 헛 일만 하는 사람이니, 문자에 집착하지 말고 자성을 꼭 깨쳐 불도를 성취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