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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년간 짜장면집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

작성자생수|작성시간18.03.27|조회수5,185 목록 댓글 28




안녕 며칠전에 part1을 올렸다가 폭풍같은 반응에 식겁하고

올릴까 말까 고민하던 게이야.

 

적기에 앞서.. 나는 14살부터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어, 월급 받고,, 

대신 용돈 학비 지원 이딴거 하나 없었고 내가 일한만큼 월급으로 주셨고 그걸로

중학교때부터 등록금내면서 생활을 시작했어 그리고 20대에 아버지 가게 

정식으로 인수해서 10년간 하고 그만 둔거지..

그만둔지는 3~4년 정도 되었고. 고로 나는 아직 30대다!!!! 40대 아니야!!!! 

니들 마음대로 40대로 만들지마!!

 


우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짬짜면 빌런은.. 그냥 그 형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방식으로 먹다가 내가 가게 문 닫기 2년전에 가족들이 요양 시설로 보내버렸어.

동네에서 퍽하면 위에 티셔츠 하나만 입고 돌아다니고..그냥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시비걸고 싸우고 하던 사람이라.

가족들도 감당을 못한거지..

 

무튼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써볼까해.

 

1. 착한 개객끼 의느님.

 

우리 집 가게가 두 곳이었거든.(하나는 목동이고 하나는 지명을 말해 줄 수 없어- 

그 이유는 지금 말할 사람때문이야.ㅋ 신상이 나올 수도 있으니)

두 곳중 한곳이 대학병원 근처에 있었어

그래서 병원 의느님들이 자주 회식을 오곤 했었지,, 배달도 많이 시켜먹고,

사실 그 매장은 다른 곳 보다는 병원이 주 고객이었어, 의사쌤들이 많이들

시켜먹었거든 그 중에 어떤 과의 과장님이 자주 오셔서 요리랑 술을 드시고

계산을 항상 안하고 가시는거야.


그래서 내가 아버지에게 왜 저 사람은 계산을 안하냐고 물어봤는데,

아버지가 저 사람 덕분에 우리 가게에 의사 선생님들 식사 주문이

미어터지는 거라고 하시면서 안받아도 된다고 하시더라고,


그래도 난 이해가 되지 않았어, ㅅㅂ 솔직히 말해서 음식을 먹었으면

돈을 내야지!! 배울만큼 배운사람이!!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뭐, 아니꼽지만 아버지 방침이라니,,, 그냥 따를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한 3~4년즈음 지나서 아버지가 컨디션이 안좋다고 하셔서

내가 억지로 병원 건강검진을 받게 했거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 아버지가 위암 진단을 받으신거야, 2기...

하늘이 무너지더라.. 이걸 어찌해야 하나.. 우리 아버지 돌아가시는건가...이러면서..


우리 아버지 병원에 입원하시고 수술 날짜 잡는데,, 진짜 손이

부들부들 거리고...눈물만 계속 나고..


그런데 병원 로비에서 그 과장님을 만났어.. 나보고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드라.. 내가 울고 있으니까..


그래서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바로 우리 아버지 병실로 가서 아버지랑

얘기 하시더라고, 그러면서 요즘 위암은 말기만 아니면 괜찮다고 하면서..

위로 해 주고,,


수술 날짜도 앞당겨 주고 병실도 옮겨주고(1인실 가고 싶었는데,,

병실이 없다고 해서 못가고 있었는데,, 과장님이 해결해 주시더라고. )


당신이 담당하는 과도 아닌데 하루에 한번씩 오셔서 아버지한테

빨랑 퇴원하셔서 유산슬에 쏘주한잔 하자고 매일같이 농담 던지고 가시고..

처음에는 진짜 속으로 개ㅅㄲ 소ㅅㄲ 욕했었는데,, 고맙더라..

그 뒤로도 가끔 아버지랑은 얼굴 보시는 것 같더라고.

 


2. 다시는 오지 마세요.

 

식당해본 사람들은 알거야.. 진짜 거지 근성으로 뭉친 손놈들이 많다는걸..

하루는 우리 가게 홀에서 커플이 짜장면 짬뽕을 시켜서 먹었어,

평상시처럼 음식해서 내 놓고 다른거 하고 있는데, 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라고,,

요지는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거야..

겁나 놀랬지,, 그래서 다른 생각은 하지도 않고 죄송합니다.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요리 하나와 짜장 짬뽕을 다시 만들어서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는데,, 남자애가 다짜고짜 쌍욕을 날리면서

드러운 음식 먹기 싫고, 이거 비위생적인걸 내가 먹었으니 돈은 당연히 못내고

오히려 돈을 받아야 겠다고 하더라고,,

뭔가 느낌이 오기 시작했어,,ㅡ,.ㅡ;;; 식당해본 게이들은 알지만 그 촉이란게 있거든,,

그래서 그 손놈에게 머리카락 어디있냐고 물어봤더니

둘둘 말은 휴지 뭉치를 내게 던지더라.


그래서 펴봤지!! 이게 웬걸?? 나는 곱슬머리고 우리 아버지는

빤짝빤짝 대머리인데,, 직모 한 가닥이 요기 있네??


참고로 우리집엔 직모가 없어..

조곤조곤 설명했더니,, 지금 자길 의심하는 거냐고, 이거

인터넷에 다 올리겠다고 ㅈㄹㅈㄹ 하기 시작하더라고,


그러면서 경찰 부르겠다고..(사실 이런 상황은 경찰을 불러봐야

소용이 없어..경찰 관할이 아니니까..)


남자가 ㅈㄹ하기 시작하면서 테이블을 발로 찼는데,,

그릇과 컵들이 떨어지면서 깨졌고, 유리컵이 깨지면서 튄 파편이 뒷자석에 앉아있던 8~9살 정도 되는 남자 아이 발목에 튀어서 남자 아이가 다친거지...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어,, 지켜만 보고 있던 아이 부모가 직접

경찰을 불렀고,, 홀에 설치 되어 있던 cctv에 남자가 자기

머리카락을 짬뽕에 담그는 영상부터

아이가 다치는 영상까지 다 찍혀서 결국 그 남자는 경찰서행..

가게에서 진상 부린거랑 공갈 협박한 건 그냥 넘어가기로 했고,

대신에 다신 가게에 오지 않기로 했지.. 물론 아이가 다친건

우리 가게에서 치료비와 소정의 위로금을 전달했고,,(아버지 뜻이었어..)

 

3. 너무 일찍 떠난 삼촌.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집은 짜장면 집이었어,,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집에서 일하던 삼촌이 있었지,,

우리 아버지보다 딱 5살 어린 삼촌,, 그 삼촌이 진짜 재미있었어,,

사람이 거칠어 보이지만 사실 순박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거든


만날 나 어렸을때 배달가면서 나 태우고 가고, 오면서 쭈쭈바 하나 사주곤 했었어,,

이 삼촌은 실제 아버지 형제는 아니였지만, 아버지가 서울 올라와서

처음 가게를 하면서부터 같이 일한 사람이라 진짜 가족같은 사람이었거든,


이 삼촌이 내가 17살이 되던 해 설날에 가게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네 가다가 음주차량이 부딪쳐서 사고가 났어,

다행히 다친곳은 없었고 오토바이만 망가졌던터라,, 우리는 속으로

그래도 다행이다..이러고 있었어,,


설 연휴가 지나고 며칠 뒤 이제 괜찮다고 집에서 놀면 뭐하냐며

배달다녀 오겠다고 나가더라고, 그리고 30~40분즈음 되도 안오는거야..

그래서 엄마가 이거 이거 이노무 시키 또 다방갔나보다고 욕을 막 하고 계시는데,,

가게로 전화가 왔어... 그리고 어머니가 주저 앉으시더라고..

무슨일인가 싶어서 전화를 받았는데,,

삼촌이 배달하다가 사고가 나서 병원 응급실로 후송중이라고..


그 순간 바로 가게 문 닫고 아버지랑 어머니랑 같이 병원에

갔는데,, 피칠갑을 하고 삼촌이 누워있더라고..


어머니 바로 쓰러지시고 아버지랑 내가 삼촌 수술장에 올려 보냈는데,,

수술장 들어가고 한시간 있다가 그대로 돌아가셨어..


삼촌이 고아라 가족도 없어서..우리가 장례 치뤘는데..

물론 아버지 어머니가 가장 속상하셨겠지만..

나도 나이차이 많이 나는 큰 형을 떠나 보내느라..너무 힘들었어..


결국 그 뒤로 우리는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거리는 배달을 하지 않았고,,

자전거나 도보로 배달 할 수 있는 거리만 배달을 했어..

혹시라도 또 사람을 잃을까봐..

 

내가 일하는 중에 와이프 몰래 쓰는거라..여기까지만 쓸게~~

난중에 또 시간되면 올릴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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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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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인간송장 | 작성시간 18.03.27 .
  • 작성자박물건 | 작성시간 18.03.27 살면서 무적권 복받으실분들
  • 작성자a__0_0 | 작성시간 18.03.27 ㄷㄱ
  • 작성자오일러 | 작성시간 18.03.28 ㄷㄱ
  • 작성자클럽 | 작성시간 18.03.28 귀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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