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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BGM]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작성자통통볼.|작성시간26.01.04|조회수716 목록 댓글 2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feature=shared

 

 

 

 

김향지, 마음들이 대기를 흐릿하게 만들고

 

 

 

누군가 베어놓은 시간처럼

식탁에 앉아서

닐 암스트롱을 생각한다

50년도 더 전에 달까지 갔는데

놀라운 일이 없는 오늘을

식탁에 앉아서 생각하면

손을 넣어 물건을 더듬어 찾아야 하는 캄캄한 상자처럼

시끄러운

오늘이 이상해지고

나는 볶은 검은콩인 양

우주를 오도오독 굴리며

중요한 것들은 투명하게 쓴 적이 없다

라고 말한 시인을 생각한다

꿈속에서

닐 암스트롱은 한 발 한 발

가볍게 슬픔을 널뛰었다

무게가 없는 곳에서

아무 소리가 없는 곳에서

고장 난 계절이 없는 곳에서

너무 익은 망고처럼

식탁에 앉아서

나는 어느 시인을 생각한다

 

 

 

 

 

 

 

이영혜, 누구를 위하여 불꽃은 터지나

 

 

밤하늘에 선혈 낭자하게 불꽃 터진다

봉은사 석가대불 아래서

백 층 롯데타워 아래서

온종일 기다리던 인파

환호와 소망이 터져 올라간다

새해를 맞이하는 거룩하고 자비로운 순간이다

지구 반대편 가자지구에는 어둠을 가르는 섬광

공포의 눈빛들 숨을 곳을 찾아 내달린다

울음과 신음이 부서져 내린다

이유도 모르는 핏빛 불꽃놀이

언제나 끝날까

별들도 떨며 폐허를 지켜보고 있다

탄성과 비명이 뒤섞여 이명으로 울린다

나는 다만

두 손을 모을 뿐

무신론자에게도 간절히

선한 신이 필요한 날들이어서

 

 

 

 

 

 

 

박미산, 얼음달

 

 

 

귀밝이술을 걸친 나는

비틀거리며 떠내려오는 얼음조각 부럼들을 깨물면서

달 반대편으로 발을 쑤욱 집어넣었다

 

오곡을 절구에 넣고 찧었다

초록 냄새 가득한 시래기며 취, 고사리를 사정없이 먹어 치운 정월 대보름달은

밤새 울퉁불퉁 조약돌을 밟았다

달 처마 밑 시렁에 박힌 별들이 계곡을 따라 물속에 매달리고

마가목가지에 찢어진 달이 덜렁, 걸렸다

발목이 시큰했다

 

한밤 내내 싸돌아다니던 바람이 내 얼굴을 후려쳤다

눈과 귀가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갔다

달이 자꾸 무너졌다

 

 

 

 

 

 

 

 

허영자, 동행

 

 

 

네가 떨고 있으니

나도 따라 추워지고

네가 울고 있으니

나도 따라 눈물이 나고

너 이제 먼 길 떠나니

나도 따라가고 싶다

 

 

 

 

 

 

 

동시영,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그리움에 젖는다

 

없음을 닦아내는 창

물봉선이 피어 있다

여뀌꽃이 오고 있다

낙엽은 낙서

목숨의 오후가 붉다

외롭지 말라고

그림자 하나 따라온다

나 너 그리고에 입맞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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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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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타님 | 작성시간 26.01.04 ㄷㄱ
  • 작성자rltodcnd | 작성시간 26.01.04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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