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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쟁에서 트럼프의 허세는 무용지물…'뇌피셜'로 시작한 전쟁, 자업자득
-데이비드 프럼 디 애틀랜틱 칼럼니스트
https://www.theatlantic.com/politics/2026/05/why-trump-lost-iran/687291/
2026년 이란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졌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놀랍다.
첫 번째 이유는 지난해 이란과의 전쟁에서 성공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은 12일간 공습을 퍼부어 이란 핵 프로그램을 크게 파괴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타격을 입힌 것만은 사실이다. 트럼프가 유리할 때 손을 뗐다면 지난 8월의 성과를 완벽하진 않아도 확실한 승리로 굳힐 수 있었다.
둘째, 2026년 전쟁을 재개할 확실한 명분인 '잔혹한 독재에 맞선 이란 국민의 반란'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이란의 민주주의나 인권에 관심 있다는 증거를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1월 13일 이란 국민에게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약속했지만, 수천 명이 죽고 반란이 사실상 진압된 뒤에야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 작전 기간 트럼프는 (이란 국민이 경멸하는) 기존 정권과 협상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봉기 전후와 진행 과정에서 이란 반체제 인사를 지원하거나 협력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셋째, 그 자신조차 왜 이란과 다시 전쟁을 시작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을 원한 걸까. 그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지난 8월에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심으로 믿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싸움을 시작했을까. 반대로 그 말이 틀렸다면 왜 핵 시설만 다시 타격하지 않았을까. 왜 이렇게 더 큰 전쟁이 필요했을까.
트럼프는 전략이 아닌 성격 탓에 2월 28일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성격 탓에 전쟁에서 졌다.
트럼프는 오만하다. 그가 전임자들을 "멍청하다"고 조롱하고 자신을 "똑똑하다"고 칭찬한 횟수를 떠올려 보면 안다. 지미 카터부터 로널드 레이건, 조 바이든에 이르는 전임자들은 모두 이란의 테러와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고민해야 했다. 이들은 결국 이란 본토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트럼프는 자기가 강하고 공식 석상에서 험악한 표정을 짓는다는 이유로 다른 모두에게 벅찼던 문제가 자신 앞에서는 마법처럼 사라진다고 착각했다.
트럼프는 무모하다. 그는 미리 계획하는 사람이 아니다. 뚜렷한 최종 목표 없이 무모한 모험에 뛰어든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의 진짜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마이크 펜스가 폭도(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에게 붙잡혀 총구 앞에서 트럼프가 원하던 마법의 주문(대선 결과 무효 선언)을 읊도록 강요받았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2020년 트럼프에게 반대한 8100만 명의 미국인 다수가 굴복했을까. 군과 CIA, FBI가 노골적인 불법 명령을 따랐을까. 2021년 트럼프는 폭력을 조장하고 어떻게든 잘 풀리길 바랐다. 2026년에도 같은 방식을 썼다.
트럼프는 절차를 싫어한다. 현대 대통령 제도의 많은 장치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내각 장관이 상원 인준을 거치는 이유는, 주요 직책에 인품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임명되었음을 국민에게 보증하기 위해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대통령이 필수 정보를 얻도록 까다로운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국방부를 이끌 인물로 피트 헤그세스를 지명했고 상원은 이를 승인했다. 2025년 5월 1일 마이크 왈츠가 사임한 뒤 새 국가안보보좌관을 뽑는 대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두 가지 중책을 겸임하게 한 것은 사실상 그 일을 방치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특히 트럼프가 NSC 인력을 줄이고 강성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충성도 검증을 강요했기에 더욱 그렇다.
트럼프는 쉽게 공황에 빠진다. 허세와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견디지 못한다. 자신의 결정을 확신하는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빠도 뚝심 있게 버틴다. 하지만 트럼프는 (조금만 결과가 안 좋아도) 패닉에 빠져 입장을 번복한다. 트럼프는 3월 중순부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란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란은 이 신호를 읽었다. 미군이 입힌 엄청난 피해에도 이란은 트럼프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도박을 걸었다. 그리고 그 도박은 적중했다.
트럼프는 귀가 얇다. 현 국무장관(마르코 루비오)이 2016년에 지적했듯 트럼프는 근본적으로 사기꾼이다. 설상가상 자기 꾀에 넘어가는 자멸적 사기꾼이다. 트럼프는 당초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란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하고, 전쟁 전보다 페르시아만 석유 운송에서 이란이 더 우위를 점하게 하는 출구 전략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진심으로 믿으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엉터리 주장을 지지하지 않자 크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트럼프는 이끌 줄 모른다. 그의 통치 방식은 명령이다. 당파를 초월해 협력하지 못하며, 마가(MAGA) 지지층 외의 다른 미국인과 소통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쟁 지도자는 곧 국가 전체의 지도자여야 한다. 전쟁은 막대한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가를 전쟁으로 이끄는 지도자는 그 대가를 설명하고 희생을 끌어내야 한다. 트럼프는 이런 일을 전혀 할 수 없으며 방법도 모른다.
트럼프는 첫 임기 3년 동안 물려받은 경제 호황의 덕을 봤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자 가장 먼저 한 것은 남 탓이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파멸적인 무역 전쟁으로 경제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주된 관심사는 엄청난 사익 챙기기였다. 그는 국민에게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설명하지 않았고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도 않았다. 민주당 내 상원에도 이란 매파가 있지만 트럼프는 이들과 손잡지 않았다.
트럼프가 보는 대통령직은 권위주의적이고 사익을 챙기는 자리다. 명령을 내리고, 돈을 움켜쥐고, 아첨을 즐기고,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세우는 자리다. 이것은 전쟁의 위험과 난관 속에서 국가를 이끄는 방식이 아니다. 이제 전쟁은 미국에 불리한 조건으로 끝나가고 있다. 이제 트럼프는 다시 한번 주특기를 발휘할 것이다. 바로 이 전쟁이 역대급 대승리라고 미국인과 전 세계를 속이는 거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사실만 깨닫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 프럼은 디 애틀랜틱의 수석 편집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연설 비서관 출신이다.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용어를 고안한 보수 인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