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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 전자발찌 풀어주냐?

작성시간15:03|조회수8,835 목록 댓글 19

 

 

 

 

 

 

 

 

한국에서 아주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가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입니다. 너무 중요한 시험이라서 문제를 만들 때부터 시험 종료 후까지 철저한 통제 속에서 관리가 이루어지고, 수능 날에는 시험에 차질이 없도록 온 국민이 여러 방면에서 배려도 해줍니다.

또한, 시험에 부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절차를 거칩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모든 전자기기 반입 금지가 있는데,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전자발찌도 전자기기이므로 이를 찬 사람은 수능 시험장에 못 들어가지 않을까요?

전자발찌는 임의로 벗거나 훼손하면 강력하게 처벌받습니다. 이걸 착용한 사람은 성폭력나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 등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이를 억제하도록 법원의 판결로 착용하게 됩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구속된 피의자가 보석될 때 조건부로 착용하거나 가석방될 때 남은 형기 동안 착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종 시험에서는 시험 중 활용 여부 및 기능과 무관하게 모든 종류의 전자기기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적발 시 부정행위로 처리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은 시험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긴 하나 수능 등 시험을 보는 것은 개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본다면 과도한 제한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일단 만 19세 미만에게 전자발찌를 착용하라는 판결은 내려질 수 있으나 실제 착용은 성인이 된 날부터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수능을 보는 나이인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는 주제에 해당하는 상황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N수생이거나 늦게 공부를 시작한 수험생 중에 전자발찌를 착용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현재 운영 중인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 규정에는 전자기기 반입의 예외 사항에 전자발찌를 정하고 있지 않기에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에 문의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교육청에 문의하라고 안내해 주었고, 교육청에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문의하라고 안내해 주어 어렵게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리해서 이야기해 보면 특수한 상황인 만큼 약간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시험장에는 시험 관리본부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법원의 판결문 등을 보여주어 자신이 전자발찌를 착용했고, 벗을 수 없는 상황임을 증빙하면 본부에서 이 내용을 감독관에게 전달하여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전자기기 반입 금지 규정의 목적은 응시자가 예상치 못한 통신수단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할 위험을 차단하는 데 있고, 전자발찌는 국가가 관리·감독하는 위치추적 장치이기에 외부와의 통신 기능이 극히 제한되므로 부정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절차로 보입니다.

또 감독관을 추가 배치하거나 별도 격리된 시험장에서 응시하도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는 방법도 상황에 따라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수능 날이 일반적으로 날씨가 쌀쌀한 편이기에 전자발찌를 착용했어도 잘 보이지 않을 것이고, 다른 응시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거의 없을 것이기에 다른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주는 게 못마땅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은 사실 법이 정한 처벌을 이미 모두 받은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전자발찌 착용을 이유로 시험 응시를 금지하도록 하는 건 사실상 이중 처벌이며,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법률사무소 온유의 이철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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