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청빈 순결
차례:
제 1장. 겸손 1. 서로를 향한 겸손과 순종 2. 세리와 같이 기도하자 3. 자기를 자랑하지 말자 4. 마세오 형제의 겸손 5. 마세오 형제가 간절히 구했던 것 제 2장. 청빈 6. 십자가 안에서의 기쁨 7. 청빈은 귀한 보물 8. 레오 형제의 환상 9. 청빈에 대한 가르침 10. 버나드 형제의 청빈 제 3장. 순결 11. 루피노 형제의 순종 12. 쥬니퍼 형제의 절제 13. 쥬니퍼 형제의 자선 14. 쥬니퍼 형제의 사랑 15. 쥬니퍼 형제의 순수함
제 1장. 겸손
겸손은 번개와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번개가 갑자기 내리치고 난 후에는 어느 누구도 그것을 발견할 수 없는 것처럼, 겸손도 모든 악을 해결하고 난 후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도록 만든다.
1. 서로를 향한 겸손과 순종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다(잠 3:34). 여기 하나님의 은혜를 누구보다도 충만히 받았던 성 프란시스와 그의 형제 버나드의 겸손이 얼마나 지극하였던가를 이야기해 보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스러운 종인 프란시스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과 끊임없는 눈물로 눈이 멀게 되어 앞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그가 있던 곳을 떠나 하나님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형제 버나드가 머무르고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그는 버나드가 하나님과의 깊은 묵상에 잠겨 숲속에서 기도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성 프란시스는 숲으로 가서 그를 불러 말했다. “오라. 그리고 이 눈먼 자와 대화를 나누자.” 그러나 버나드 형제는 성 프란시스에게로 가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때 그의 의식은 하나님께로 높이 들려 세상과 단절되었었기 때문이다. 버나드 형제는 그의 말을 전혀 듣지 못했고 대답을 하거나 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프란시스는 매우 실망했고 내심 버나드 형제를 세 번이나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던 것에 대해서 의아해하며 불만을 품고 그곳을 떠났다. 기도 중에 하나님으로부터 한 음성이 그에게 들려왔다. “가련한 자여, 너는 왜 근심하는가? 네가 버나드 형제를 불렀을 때 그는 나와 연결되어 있었고 따라서 너에게 대답할 수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그가 너를 의식할 수 없었으므로 너의 음성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이 대답을 듣자마자 성 프란시스는 그가 조금 전까지 버나드 형제에게 가졌던 서운한 생각을 겸손히 사죄하기 위하여 그에게 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거룩한 버나드 형제는 프란시스가 오는 것을 보자 얼른 그에게로 달려가 그의 발아래 몸을 던졌다. 그때 성 프란시스는 그를 일으켜 세우고 잠시 전에 가졌던 생각과 분노에 대하여 매우 겸손히 그에게 사과하고 또한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를 꾸짖으셨는지 그에게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거룩한 순종으로 내가 그대에게 명하는 모든 것을 해주기 바라노라.” 버나드 형제는 종종 그렇듯이 성 프란시스가 지나친 것을 명령할까봐 두려웠으며 할 수 있는 한 그런 일은 피하길 원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 만일 제가 당신에게 명령한 것을 당신이 한다고 약속하시면 저는 당신께 기꺼이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성 프란시스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버나드 형제는 말했다. “나의 주제넘음과 무례함을 벌하기 위해서 나는 그대에게 거룩한 순종으로 명하노니 내가 땅에 누워있을 동안 나의 목과 입을 그대의 발로 밟고 이쪽 편에서 저쪽 편으로 세 번을 넘어가라. 또한 그렇게 나를 밟으면서 그대는 나를 모욕하고 조롱해야 한다. 특히 ‘누워 있어라. 이 촌놈, 피에트로 베르나르도네의 아들아.’ 라고 말해야 한다. 또한 그대는 ‘가장 가치 없는 피조물인 주제에 그렇게도 자만하다니’ 라고 말하며 나를 더욱 모욕해야만 한다.” 버나드 형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이것은 그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거룩한 순종으로 인해 그는 성 프란시스가 그에게 하도록 명한 것을 할 수 있는 한 가장 공손히 행하였다. 그것이 끝났을 때 성 프란시스는 말했다. “자, 버나드 형제여,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명하라. 나는 그대에게 복종할 것을 약속했다.” 버나드 형제는 대답했다. “거룩한 순종으로 당신에게 명하노니 우리가 함께 있을 때마다 나를 꾸짖어 나의 잘못을 시정하여 주시옵소서.” 성 프란시스가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는 매우 놀랐다. 왜냐하면 버나드 형제는 너무도 거룩하여 성 프란시스가 그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고 전혀 시정할 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성 프란시스는 버나드 형제와 너무 오래 함께 있는 것을 피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와의 약속 때문에 성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억지로 꾸짖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버나드 형제를 만나고 함께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무척 갈망했지만 오랜 시간을 피하고 될 수 있는 한 일찍 그를 떠나려 했던 것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성 프란시스와 버나드 형제와 같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열망하고 있는가?
2) 당신은 이웃을 오해하였던 것에 대해, 성 프란시스가 버나드 형제를 찾아가서 했던 것처럼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성 프란시스가 버나드 형제를 찾아갔듯이 내가 찾아가서 용서를 구해야 할 이웃은 누구인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2. 세리와 같이 기도하자
누가복음 18장 10-14절에 보면 바리새인과 세리 두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사람의 기도 중에서 선한 바리새인의 기도가 아닌 악한 세리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이 세리와 같이 자신을 낮춘 적이 있는가? 여기 성 프란시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돌이켜 보자. 수도회의 초기 시절 성 프란시스가 레오 형제와 함께 자그마한 수도원에 있었을 때, 그들은 기도 시간에 사용할 책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어느 날 밤 그들이 새벽기도를 암송하기 위해서 일어났을 때, 성 프란시스는 레오 형제에게 말했다. “형제여, 우리는 새벽기도에 사용할 일과기도서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말할 테니 그대는 내가 말하는 것으로써 대답하되 나의 말을 바꾸지 않도록 주의하라. 내가 ‘오 프란시스 형제, 너는 이 세상에서 너무나도 많은 죄악을 범했으므로 지옥으로 가야 한다.’ 이렇게 말할 테니 그대는 ‘사실입니다. 당신은 지옥 깊은 곳에 떨어져야 합니다.’ 라고 말해야 한다.” 순진무구한 레오 형제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선생님, 주님의 이름으로 시작하십시오.” 그때 성 프란시스는 말했다. “오 프란시스 형제, 너는 이 세상에서 너무나도 많은 죄악을 범했으므로 지옥으로 가야 한다.” 그러자 레오 형제는 대답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해 너무도 많은 선을 행하셨기 때문에 당신은 천국에 갈 것입니다.” 성 프란시스는 말했다. “레오 형제, 그렇게 말하지 말고 내가 ‘오 프란시스 형제, 너는 하나님을 거역하여 너무나도 많은 죄악을 범했으므로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야 한다.’ 라고 말하면 그대는 ‘저주받은 자들 가운데 떨어져야 한다.’ 고 대답하라.” “알겠습니다. 선생님” 성 프란시스는 또 울부짖으며 그의 가슴을 치면서 크게 말했다. “오 나의 주님, 온 천지만물의 하나님, 저는 당신을 거역하여 너무나도 많은 죄악을 범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으로부터 저주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때 레오 형제는 대답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대로 하여금 축복받은 자들 가운데서도 더욱 축복받게 하실 것입니다.” 프란시스 형제는 레오 형제가 왜 그에게 하라고 한 정반대의 말을 하는지 이상해하며 그를 꾸짖어 말했다. “왜 내가 그대에게 말한 대로 말하지 않는가? 레오 형제여, 나는 거룩한 순종의 미덕으로 그대에게 명하노니 내가 그대에게 말한 대로 대답하라. 내가 ‘오 사악한 프란시스 형제여, 네가 너를 자비롭게 여기시는 위로의 하나님을 거슬러 그렇게 많은 죄를 범했음에도 하나님께서는 너를 동정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말하면, 어린 양 레오 형제여, 그대는 ‘당신은 자비의 가치가 없다.’ 라고 대답하라.” 그러자 레오 형제는 대답했다. “선생님 계속 하십시오. 당신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할 것입니다.” 그러자 성 프란시스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하나님께로 향하여 든 채 하늘을 쳐다보며 매우 슬프게 말했다. “오 프란시스 형제여, 사악한 죄인인 네가 그렇게 많은 죄를 범했는데도 하나님께서 너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으로 생각하는가?” 그러나 레오 형제는 대답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는 그의 크신 인자하심으로 그대에게 자비로울 것이며 더욱 많은 은총을 당신에게 베푸실 것입니다.” 성 프란시스는 이 대답에 온유하게 화를 내며 레오 형제에게 말했다. “형제여, 어찌하여 그대는 감히 순종을 거슬러 내가 그대에게 말한 정반대만을 그렇게도 많이 대답하는가?” 그때 레오 형제는 매우 겸손히 그리고 존경심을 가지고 말했다. “경애하는 선생님, 매번 제가 마음속으로 당신이 저에게 말씀하신대로 대답하려고 결심한 것을 하나님은 아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저를 제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말하게 만드십니다.” 성 프란시스는 이 말에 놀라며 다시 그에게 말했다. “형제여, 이번엔 꼭 내가 그대에게 말한 대로 대답하기를 간청한다.” “계속하십시오.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번에는 당신이 원한대로 대답할 것입니다.” 프란시스는 울면서 외쳤다. “오 사악하고 가련한 프란시스 형제, 하나님께서 그대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으로 생각하는가?” 레오 형제는 대답했다. “선생님, 물론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자비롭게 여기실 것입니다. 그 외에도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당신의 구원을 위하여 큰 은혜를 받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영원히 당신을 높이시며 영화롭게 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자신을 낮추는 자는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나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시므로 다른 것을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많은 눈물을 흘리며 함께 영적인 위로에 감싸여 겸손한 자세로 새벽까지 머물러 있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성 프란시스와 같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철저하게 느끼고 있는가?
2) 당신은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3. 자기를 자랑하지 말자
어느 날 성 프란시스가 기도하고 있던 숲에서 돌아오던 길에 마세오 형제를 만났다. 마세오 형제는 성 프란시스가 얼마나 겸손한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성 프란시스에게 반농담조로 말했다. “왜 당신을 따릅니까? 왜 당신을 따릅니까? 왜 당신을 따릅니까?” 성 프란시스는 대답했다. “마세오 형제여, 도대체 무슨 말이냐?” “왜 이 세상 모두가 당신의 뒤를 따르는 것처럼 보입니까? 왜 모든 사람이 당신을 보고 듣고 당신께 순종하기를 원합니까? 당신은 잘 생기지도 않았고 박학하거나 지혜롭지도 않고 높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왜 세상은 모두 당신을 따릅니까?” 이 말을 들은 프란시스는 마세오 형제로부터 돌아서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한 후에 마세오 형제에게 다시 돌아서서 말했다. “왜 모든 사람이 나를 좇는지 정말 그대는 알고 싶은가? 그것은 도처에서 선과 악을 보시는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 때문이다. 그는 그 전지전능하심으로 죄인들 가운데 나보다 더 사악하고 부족한 사람을 보지 못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기 위해서 어리석은 자들을 선택하시며, 높은 자들과 위대한 자들, 힘센 자들을 낮추시기 위하여 세상의 천한 자들, 멸시받는 자들을 선택하심으로 그가 뜻하신바 경이로운 일들을 하시기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나를 선택하셨다. 그러므로 어떠한 피조물도 하나님 앞에서 영광을 받아서는 안 되며,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여야 하고, 존귀와 영광을 오직 하나님께 영원히 돌려야 한다. 이는 모든 지고한 미덕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며 피조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로 성 프란시스는 자신에 대해 칭찬하는 소리를 듣기보다도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이웃이 당신을 칭찬하는 말에 대해 성 프란시스처럼 반응할 수 있는가?
2) 당신은 당신의 삶에서 하나님만 자랑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기 자신도 자랑할 때가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4. 마세오 형제의 겸손
하나님께서는 마세오에게 많은 은사와 은혜를 주시고 그가 그것들 때문에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신앙적으로 성숙하기를 바라셨다. 하루는 성 프란시스가 다른 수도사들 앞에서 마세오에게 말했다. “마세오야, 그대의 모든 형제들은 기도와 명상의 은혜를 받았고, 그대는 여기 오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은사를 받았다. 이제부터 그대는 대문을 열고, 자선금을 관리하며, 식사를 책임지도록 하라. 그리고 수도사들이 식사를 할 때, 그대는 대문 밖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라. 그리하여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경건한 권고로 만족시켜 그들이 문을 두드리지 않게 하라. 그러면 그대를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나아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세오는 즉시 머리를 숙이고, 겸손히 그 말을 받아들여 신실하게 그 명령에 순종했다. 며칠 동안 그는 문지기로서, 자선금 관리자로서, 요리사로서의 일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그의 형제들은 마음에 자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들은 마세오가 자신들보다도 더 훌륭한 기도의 인물인데 그곳의 모든 짐이 그들이 아닌, 마세오에게만 지워져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스승에게로 가서 마세오가 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그들의 양심이 견딜 수 없으니 짐을 나누어 지게 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성 프란시스는 그들의 사랑에서 우러나온 제의에 동의했다. 그리고 마세오를 불러 말했다. “마세오야, 그대의 형제들이 내가 그대에게 지운 짐을 나누어 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나누어서 하도록 하라.” 마세오 형제는 겸손히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제게 부과하는 일은 크든 작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세오의 겸손과 그 형제들의 사랑을 보고, 성 프란시스는 그들에게 거룩한 겸손에 대한 놀라운 설교를 해주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와 은혜가 많을수록, 더욱 겸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겸손이 없이는 어떤 덕도 하나님 앞에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교회에서 직분을 가지기 전에나 후에나 일편단심으로 겸손하게 지극히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 할 수 있는가?
2) 당신은 리더의 지시에 따라 마세오 형제와 같이 겸손하게 순종할 수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5. 마세오 형제가 간절히 구했던 것
성도의 삶에서 가장 큰 덕목은 겸손이라고 하였다. 겸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루는 성 프란시스의 제자인 마세오 형제가 다른 제자들이 하나님에 대하여 대화하고 있을 때 함께 있었다. 그때 그들 중 하나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옛날에 하나님의 한 위대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활동적이고 명상적인 생활 속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으며 동시에 자기 자신을 큰 죄인으로 여기는, 아주 깊은 겸손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 겸손함은 그를 거룩하게 만들고 은혜 가운데에서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를 미덕과 하나님의 은사 가운데에서 자라도록 만들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의 겸손 때문에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마세오 형제가 이러한 겸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겸손이 구원과 영생에 이르는 보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는 겸손의 덕에 대한 사랑과 소원으로 강렬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겸손의 덕은 하나님의 은총을 받기에 가장 합당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면서 이 세상에서 그 영혼 안에 훌륭한 겸손함을 느낄 때 까지 아무 것도 즐거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거룩한 동기의 자극을 받아 이러한 결심을 한 후에, 그는 거의 온 종일 골방에 문 닫고 들어앉아 금식과 철야와 기도와 눈물로써 하나님 앞에 그 겸손의 미덕을 구하려고 힘썼다. 그것이 없이는 그는 자신을 지옥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자라고 여기기까지 하였다. 그가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 하나님의 친구는 그 겸손을 풍성하게 받지 않았던가! 마세오 형제가 오랫동안 그러한 소원을 가지고 슬픔 가운데 있을 때에 어느 날 숲 속에 가게 되었다. 그는 그 숲 속에서 비탄의 외침과 한숨 소리를 내면서 주님께 겸손의 미덕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주님께서는 마음에 통회하는 자를 고치시고 기꺼이 겸손한 자의 기도를 들으신다. 마세오 형제가 숲 속에 있는 동안 하늘로부터 마세오를 부르는 음성이 두 번 들려왔다. “마세오야! 마세오야!” 그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그리스도의 음성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대답했다. “나의 주님!” 그리스도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게 구하는 그 은혜를 얻기 위하여 너는 나에게 무엇을 주고자 하느냐?” 마세오 형제는 대답했다. “주님, 나의 눈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자 그리스도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너에게 네 눈과 또한 네가 구하는 은혜를 함께 주겠노라.” 이 말을 한 후 그리스도의 음성은 사라졌다. 그러나 마세오 형제는 그렇게도 소원하던 겸손의 은혜와 하나님의 빛을 가득 받은 채 머물러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항상 즐거워하게 되었다. 그는 항상 명상 가운데 머무르며 그의 얼굴과 마음에 즐거운 표정을 잃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매우 겸손해졌으며 자신을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낮은 자라고 여겼다. 어느 날 팔레로네의 야고보 형제는 그에게 어떻게 그토록 항상 즐거워할 수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마세오 형제는 매우 즐겁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오직 한 가지 진리 안에서 기쁘고 선한 모든 것을 발견했다면 그 즐거움의 강약이 조금도 변화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겸손이 우리의 신앙에 주는 유익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2) 당신은 겸손해 지기 위해 당신의 삶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3) 당신은 겸손해지기 위하여 마세오 형제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구한 적이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제 2장. 청빈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세상 사이에 다음과 같은 계약을 세우셨다. 즉, 우리는 세상에 선한 모범을 보이고 세상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거룩한 가난을 기쁜 마음으로 견디어 나가야 한다.
6. 십자가 안에서의 기쁨
어느 겨울날 성 프란시스는 레오 형지와 함께 페루기아로부터 마리아 안젤리로 가고 있었는데 추운 날씨로 말미암아 그들은 매우 고통을 받았다. 성 프란시스는 약간 앞서서 걸어가고 있던 레오 형제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레오 형제여, 다른 모든 곳에 있는 프란시스 수사들이 거룩함과 고결함과 덕성에서 위대한 본을 보이고 있다 하더라도 완전한 기쁨이 그곳에 있다고는 기록하지 말라.” 잠시 걸은 후 프란시스는 다시 그를 불러 말했다. “레오 형제여, 비록 프란시스의 수사들이 눈먼 자에게 광명을 주고, 불구자들을 치료하고, 악마를 쫓아내고, 귀머거리를 듣게 하고, 절름발이를 걷게 하고, 벙어리를 말하게 하고, 더욱이 죽은 지 사흘 된 사람들을 살린다 하더라도 완전한 기쁨이 그곳에 있다고는 기록하지 말라.” 잠시 더 가서 프란시스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레오 형제여, 비록 프란시스 수사들이 모든 언어를 알고, 모든 학문과 성경을 알고, 예언할 줄 알고, 미래 뿐 아니라 양심의 비밀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밝힐 수 있다 하더라도, 완전한 기쁨이 그곳에 있다고는 기록하지 말라.” 그들이 조금 더 갔을 때 성 프란시스는 다시 큰 소리로 외쳤다. “레오 형제여, 프란시스 수사들이 천사들의 목소리로 말하고, 별의 진로와 약초의 효력과 이 세상의 모든 보물에 대해서 다 안다 할지라도, 또한 새와 물고기와 동물과 사람과 뿌리와 나무와 돌과 물의 성질을 다 안다 할지라도 참 기쁨이 그곳에 있다고는 기록하지 말라.” 조금 더 갔을 때 성 프란시스는 여전히 큰 소리로 외쳤다. “레오 형제여, 비록 프란시스의 수사들이 설교를 잘하여 모든 불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믿게 한다 할지라도 완전한 기쁨이 그곳에 있다고는 기록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그들이 2마일 쯤 갔을 때 레오 형제는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완전한 기쁨이 어디에 있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시기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간청하나이다.” 그때 성 프란시스는 대답하였다. “우리가 비에 젖고 매서운 추위로 떨며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채 몹시 굶주린 몸으로 마리아 안젤리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문지기가 화를 내며 나와서, ‘너희는 누구냐?’ 고 묻는다. ‘우리는 당신의 형제들입니다.’ 라고 대답하자 그는 ‘거짓말 하지 마라. 너희는 세상을 타락시키며 가난한 자들에게 적선을 빼앗아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추잡한 놈들이다. 꺼져버려.’ 라고 말하면서 문을 열어주지 않고 우리가 밤새도록 비와 눈이 오는 바깥에서 떨도록 내버려 둔다. 비록 그렇게 대접을 받았지만 우리가 그에게 아무 원망도 하지 않고 그것을 인내심 있게 참으면서 겸손과 사랑을 가지고 이 문지기가 진정으로 우리를 알게 되고 하나님께서 그로 하여금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도록 해 주실 것을 믿는다면, 오, 레오 형제여! 여기에 바로 완전한 기쁨이 있다고 기록하라.” “또한 우리가 계속 문을 두드리고 그 문지기가 화를 내며 우리에게로 와서 저주와 몽둥이로 우리를 쫓아내며, ‘꺼져라, 이 더러운 도둑들. 병원에나 가라! 너희들은 도대체 누구냐. 너희들은 이곳에서 먹거나 자지 못할 것이다!’ 라고 말할 때 우리가 그것을 인내로서 참고 그 모욕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마음속에서 사랑할 때 오, 레오 형제여, 그것이 완전한 기쁨이라고 기록하라.” “그리고 그 후 굶주림과 고통스런 추위와 밤이 다가와 우리가 다시 문을 두드리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에게 문을 열어줄 것과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내 줄 것을 외칠 때, 그 문지기는 여전히 화를 내며 말한다. ‘이 염치없고 뻔뻔스러운 악한들, 너희들이 받아야 될 것을 내가 주겠다.’ 라고 말하며 몽둥이를 가지고 나와서 두건으로 우리를 감싸 땅바닥에 던져 진흙과 눈 속에서 우리를 굴리며 그 몽둥이로 우리의 몸을 때려 상처투성이로 만들 때, 그 모든 악한 모욕과 매질을 기쁨과 인내로써 참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인하여 그 고난을 인내로써 참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오, 레오 형제여! 그것이 완전한 기쁨이라고 기록하라.” “자 결론을 들어보라. 레오 형제여, 그리스도께서 형제들에게 주시는 성령의 은혜와 선물 중에서 자신을 정복하며 기꺼이 고난과 모욕과 굴욕과 역경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써 참는 것이 그 으뜸이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의 모든 선물에서 영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너희들이 받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라고 한 사도의 말처럼 그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난과 고통의 십자가에서 영광을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 고 한 사도의 말처럼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니라.”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어떠한 고난이라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내할 준비가 되었는가?
2) 당신은 그 어떠한 성령의 은사보다도 당신에게 주어지는 고난과 역경을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7. 청빈은 귀한 보물
예수님께서는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고 말씀하셨다(막 10:25). 그 때 베드로는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막 10:28). 여기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던 성 프란시스와 그의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성 프란시스는 그의 동반자로 마세오 형제를 택하여 프랑스 지방으로 전도하러 떠났다. 하루는 그들이 마을에 도착하였을 때 무척 배가 고팠다. 그들은 규칙대로 하나님의 사랑의 빵을 걸식하러 나갔다. 프란시스가 한쪽 길을, 마세오가 다른 쪽 길을 맡았다. 그들은 구걸을 마치고, 마을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곳은 앉을 만한 바위가 없어서 땅바닥에서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들은 샘물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옆에는 편편한 바위가 있었다. 그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구걸한 빵과 음식을 바위 위에 펼쳐 놓았다. 그리고 프란시스는 매우 기뻐하면서 말했다. “마세오야, 우리는 이와 같은 보물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그는 여러 번 소리를 높이며 이 말을 반복했다. 마세오는 대답했다. “선생님, 이처럼 가난하게 빵 몇 조각 얻은 것을 어떻게 보물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우리는 옷도 없고, 칼도 접시도 없으며, 그릇도, 집도, 식탁과 요리사도 없습니다.” 프란시스는 대답했다. “그것이 바로 큰 보물이니라. 이것들은 인간의 수고로 준비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로 마련되었다. 빵과 편편한 돌, 식탁, 그리고 깨끗한 샘물을 보라! 우리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한 가난(청빈)’ 이라는 매우 고귀한 보물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 말을 마치자 그는 기도하고 식사한 후 샘물을 마셨다. 그리고 주님을 찬양하면서 다시 길을 떠났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진실로 가난을 보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2) 당신은 세상에서 가난하고 싶은가, 아니면 부요하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8. 레오 형제의 환상
과연 “청빈”이 모든 성도들이 동일하게 추구해야 할 덕목인가? 아래 레오 형제가 받은 환상이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묵상해보기로 하자. 레오 형제는 아주 크고 넓고 물살이 빠른 강에 서있었다. 그가 그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보고 있을 때, 등에 짐을 잔뜩 진 어떤 수사들이 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강한 급류가 그들에게 덮쳐서 사나운 물결이 그들을 삼켜버렸다. 어떤 사람들은 3분의 1쯤 건넜고, 어떤 사람들은 반쯤 건넜으며, 어떤 사람은 반대편 둑에 거의 다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짐 때문에 그들 모두가 다 갑작스러운 물결에 의하여 물에 빠져 비참하게 죽어갔다. 그들은 등에 진 그 무거운 짐 때문에 구원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레오 형제는 그와 같은 비극을 보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그가 서있는 동안에 갑자기 아무런 짐도 지지 않고 오직 거룩한 청빈으로 빛나는 수사들이 강으로 가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강을 건너는 것을 보았다. 레오 형제는 그것을 보고 나서 환상에서 깨어났다. 레오 형제가 자기가 본 모든 것을 프란시스에게 고하자 그는 레오 형제에게 말했다. “그대가 본 것은 참된 진리이니라. 그 큰 강은 이 세상이며, 강에 빠져 죽은 수사들은 복음의 가르침과 자발적인 청빈의 미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아무런 위험이 없이 건넌 수사들은 하나님의 영을 소유한 자들로서 이 세상에서 어떠한 육적인, 혹은 세상적인 것들을 사랑하거나 소원하거나 소유하지 않는 수사들을 말한다. 그들은 최소한의 먹을 것과 입을 것만 있다면, 오로지 십자가에 달리신 벌거벗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즐겁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날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의 거룩한 순종의 멍에를 지는 사람들이다. 결국 그들은 쉽게, 아무 어려움 없이 세상을 떠나 큰 기쁨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가는 사람들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강을 건너는 두 종류의 수사들 중에서 어느 쪽에 속하는가?
2) 당신이 세상에서 소유한 것들 중에서 다른 것은 다 버릴 수 있어도 이것만은 안 된다고 잡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9. 청빈에 대한 가르침
치우시의 올란도 백작은 기도생활을 하며 고행하기에 적합한 알베르나 산을 성 프란시스와 수사들을 위해 기증하였다. 그리고 수사들을 위해 움막을 지어주었다. 올란도 백작은 프란시스와 그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의 친애하는 수사들이여, 나는 이 깊은 산 속에서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부족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 것들이 부족하면 여러분들이 영적인 일에만 전념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나의 집에 와서 가져가기를 바랍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정녕 괴로워할 것입니다.” 그는 이 말을 한 후에 그의 부하들을 데리고 성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떠나자 성 프란시스는 그의 제자들을 앉혀놓고 수도생활을 하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행해야 할 생활방법에 대해 훈시를 하였다. 그 중에서 그는 특별히 거룩한 가난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그대들은 올란도 백작의 자비로운 제의에 너무 의지하지 말라. 그대들은 결코 우리의 귀부인인 가난을 해치지 말아야 하느니라. 우리가 가난을 경멸하면 할수록 세상이 우리를 경멸하고, 더 큰 궁핍으로 고생하게 될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거룩한 가난을 열렬하게 포옹한다면, 세상은 우리에게 가까이 와서 우리를 풍성하게 먹일 것이다. 하나님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이 거룩한 수도회로 우리를 부르셨느니라.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세상 사이에 다음과 같은 계약을 세우셨도다. 즉, 우리는 세상에 선한 모범을 보이고 세상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게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이 거룩한 가난을 기쁜 마음으로 견디어 나가자. 그것이야 말로 완전에의 길이요 영원한 부로의 서약이며 보증이기 때문이로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올란도 백작의 호의에 더욱 동감이 가는가, 아니면 제자들에게 청빈의 삶을 가르치는 성 프란시스의 말에 더욱 동감이 가는가?
2) 당신이 만일 청빈의 삶을 살기 원한다면 지금 당신의 삶에서 어떤 부분에 결단이 필요한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10. 버나드 형제의 청빈
어느 날 성 프란시스는 버나드 형제를,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은총에 따라 하나님을 위하여 과실을 맺도록 볼로냐로 보냈다. 버나드 형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자신을 무장시키고 거룩한 순종을 동행으로 삼아, 십자가의 표식을 만들고 볼로냐로 떠났다. 아이들이 그의 유별나며 이상한 의복을 보았을 때, 그를 마치 미치광이에게 하는 것처럼 놀리고 모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참으로 성인이었던 버나드 형제는 아이들의 모든 모욕을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하여 인내와 기쁨으로 참았다. 더 나아가 ‘사람들의 비난거리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자’가 되신 그리스도를 좇고 진정 그리스도를 받들기 위하여 그는 일부러 도시의 광장으로 가서 그곳에 앉아 있음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놀릴 더 많은 기회를 주었다. 그가 광장에 앉아있을 때에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그의 주변에 모였다. 그들 중 몇몇은 그를 끌어당기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흙과 돌을 던지기도 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그를 거칠게 이리 저리 밀기도 했다. 이 모든 모욕 중에도 버나드 형제는 인내로써 참았고 얼굴 가득히 행복한 미소를 띤 채 결코 저항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더더욱 그는 이러한 천대를 참기 위해서 며칠간을 같은 장소에 갔으며 아무리 그들이 놀려대도 그의 평화롭고 온화한 모습은 그의 영혼이 전혀 고통 받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내는 완전함의 한 결과이며 미덕의 증명이므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모욕과 무례에서도 방해받지 않는 버나드 형제의 꿋꿋함과 미덕을 보고 느낀 바가 있던 한 박식한 법학 박사는 ‘저 사람은 성자임에 틀림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버나드 형제에게 가서 물었다. “그대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 있습니까?” 그 대답으로 버나드 형제는 그의 가슴에 손을 넣어 그가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고 또 행동으로써 실천하는 성 프란시스의 규칙을 꺼내서 그에게 읽어보도록 주었다. 그 판사는 그것을 다 읽고 난 후 완전성의 높은 경지를 생각해보고는 매우 놀랐다. 그는 지성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후에 그의 동료들에게 돌아갔을 때 최고의 경의와 찬사로써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여태까지 들어온 것 중에서 가장 높은 형태의 종교적 생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그를 모욕하는 사람은 매우 큰 죄를 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의 위대하며 진정한 친구로서, 모욕보다는 오히려 가장 큰 명예를 받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버나드 형제는 그의 거룩한 대화로 인하여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존경을 받기 시작하여 그를 만지거나 듣거나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 자신이 축복받았다고 여길 정도로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겸손한 참 사도로서 또한 겸손한 프란시스처럼, 버나드 형제는 거기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명예가 영혼의 평안과 구원을 방해할까봐 두려워하여 그 곳을 떠나 성 프란시스에게로 갔다. 그리고 그는 성 프란시스에게 말했다. “선생님, 수도원이 볼로냐 시에 세워져 있습니다. 거기에 머무르며 그 곳을 유지할 몇몇 수사를 보내주십시오. 저는 더 이상 그곳에서 선을 행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주어지는 그 커다란 명예로 인하여 제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버나드 형제는 이와 같이 세상의 명예와 존경으로 인해 청빈의 삶을 잃어버리기보다는 오히려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조롱과 멸시를 받기 원하였다. 그는 실로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초연하였고 청빈의 삶을 사랑하였던 것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버나드 형제가 광장에 앉아있었던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만일 그 장소에 있었다면 버나드 형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 것 같은가?
2) 당신은 하나님을 위하여 세상 사람에게서 온갖 수치를 다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당신이 살아야 할 청빈의 삶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제 3장. 순결
한 수사가 길레스 형제에게 “순결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길레스 형제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순결이란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욕망과 감정을 제어하며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11. 루피노 형제의 순종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와 구스의 백성들이 포로로 잡힐 것에 대한 예표로 이사야에게 벌거벗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심판이 곧 가까이 이르렀음을 이사야를 통해 시청각 자료로 보여주기 원하셨던 것이다. 그 때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3년 반 동안 벗은 몸과 벗은 발로 다녔다. 이와 같은 순종은 성 프란시스의 제자인 루피노 형제에게도 있었다. 루피노 형제는 앗시시의 가장 고귀한 귀족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에 깊이 빠져 세상일에 대해서는 거의 무감각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할 은사나 용기나 능력을 갖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성 프란시스는 루피노 형제를 불러 앗시시에 가서 하나님이 그에게 무슨 말씀을 주시든지 사람들에게 설교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피노 형제는 대답했다. “거룩한 선생님이시여, 부디 저를 용서하시고 저에게 그러한 임무를 주시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선생님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설교의 은사를 받지 못했으며 또한 무지한 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프란시스는 말했다. “그대가 나의 명령을 즉시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대에게 거룩한 순종의 이름으로 벗은 채로 앗시시에 가서 설교할 것을 명한다. 짧은 바지 하나만을 입고 교회에 가서 사람들에게 설교하라!” 루피노 형제는 이 명령을 받고 즉각 순종하여 옷을 벗고 앗시시로 갔다. 그는 교회에 들어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한 다음 설교단 앞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설교하게 되었다. 이것을 보고 어린 아이들과 사람들이 웃으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을 보게. 너무 고행을 하다 보니까 미쳐버린 모양이구나!” 그 사이 프란시스는 루피노 형제의 즉각적인 순종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심히 자책하기 시작했다. “보잘 것 없는 상인, 피터 베르나도네의 아들인 네가 앗시시의 가장 고귀한 귀족 중의 한 사람인 루피노 형제를 벌거벗고 미친 사람처럼 사람들 앞에 나가 설교하게 할 수 있는가? 하나님의 뜻이라면, 내가 그에게 명한 것을 내 자신이 직접 체험할 것이다!” 이 말을 한 후에 성령에 감동되어 그는 즉시 자신의 의복을 벗고 레오 형제와 더불어 앗시시로 갔다. 레오 형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프란시스와 루피노 형제의 의복을 들고 따라갔다. 앗시시의 시민들이 프란시스도 벌거벗은 것을 보고 미친 사람이라고 그들을 비웃었다. 또한 그들은 그와 루피노 형제가 너무 심한 고행으로 인하여 미쳐버렸다고 생각했다. 프란시스는 루피노 형제가 이미 설교하였던 교회로 들어갔다. 프란시스는 벌거벗은 채로 설교단에 올라가, 세상을 경멸함에 대해서, 그리고 거룩한 회개와 자발적인 청빈, 그리고 천국을 사모함과 거룩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벌거벗음과 겸손에 대하여 설교하기 시작했다. 그때 그 곳에 모였던 수많은 사람들이 비통하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또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경건과 자책으로 말미암아 큰 소리로 하나님께 자비를 구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이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 곳 뿐만 아니라 앗시시 시민들 전체가 그 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하여 커다란 비통함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 도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앗시시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루피노 형제의 순종과 성 프란시스의 사랑의 행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영혼의 순결함을 느낄 수 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이 만일 루피노 형제의 입장이었다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벗은 몸으로 설교하러 갈 수 있었겠는가?
2) 단신이 루피노 형제와 같은 순종을 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성 프란시스는 루피노 형제를 따라 벗은 몸으로 앗시시에 갔다. 성 프란시스의 행동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12. 쥬니퍼 형제의 절제
본래 쥬니퍼 형제는 모욕적인 언사에 대하여 거의 인내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모욕적인 언사를 들을 때나 책망을 받을 때 아무런 대꾸 없이 침묵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입이 큰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침묵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이 결심을 지키기 위해 다음과 같이 행하였다. 즉 첫날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을 위하여 침묵하였고, 그 다음날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하여 침묵하였다. 그 다음 날에는 성령의 사랑을 위하여 침묵하고 이런 방식으로 그는 계속 침묵하였다. 매일 그렇게 하면서 그는 6개월 동안이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침묵 안에서 큰 고통과 불안을 겪었으면서도 대꾸하려는 유혹을 끝까지 참아냈다. 언젠가 한번은 너무나도 참기 힘든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온갖 육체적인 노력을 다하여 그 고통을 견디었는데, 그 고통이 너무 격심하여 그의 가슴으로부터 피가 솟아 나와서 피를 뱉어낼 때도 있었다. 쥬니퍼 형제는 그가 견디고 있는 큰 고통과 어려움에 대하여 슬퍼하며 탄식하였다. 그는 “나의 주님, 제가 당신의 사랑을 위하여 견디고 있는 것을 긍휼히 여기소서!” 하고 기도하였다. 그러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께서 기적적으로 나타나셔서 “내가 너를 위하여 참고 있는 이 고통을 보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쥬니퍼 형제는 너무 놀라서 거의 기절할 뻔하였으며 그의 온 심신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 발현을 통하여 영혼과 정신에 큰 교훈과 감동을 받아서 그 순간부터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전에는 모욕적이거나 해가 되는 말들을 조금도 견뎌낼 수가 없었으나 그 후부터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그 모든 모욕과 욕설을 즐거움으로 참아냈을 뿐 아니라 영혼에 도움을 주는 고귀한 보석으로 여기면서 스스로 구하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쥬니퍼 형제처럼 자신과 싸우기 위해 몸부림친 적이 있는가?
2) 당신은 우리가 모욕을 받을 때 참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13. 쥬니퍼 형제의 자선
쥬니퍼 형제는 가난한 자에 대하여 크나큰 사랑과 연민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헐벗은 사람을 보기만 하면 즉각 자기의 겉옷이든 어느 옷이든 가난한 자들에게 벗어주곤 하였다. 그래서 원장은 쥬니퍼 형제에게 순종의 이름으로 수도복을 어느 누구에게도 함부로 주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며칠 후 이런 일이 있었다. 그는 길을 가다가 거의 벌거벗은 한 가난한 사람을 만났다. 그 거지가 쥬니퍼 형제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무엇이든 달라고 간청하였을 때 쥬니퍼 형제는 그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며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친구여, 나는 이 옷 말고는 그대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소. 그런데 원장님은 순종의 이름으로 누구에게도 이 수도복을 주지 말라고 명령하셨소. 그러나 당신이 내 옷을 벗겨간다면 나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을 것이요.” 그 거지는 이 말을 듣자 즉각 그의 옷을 벗겨서 쥬니퍼 형제를 벌거벗은 채로 내버려두고 재빨리 그 옷을 가지고 도망쳐버렸다. 그가 수도원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수사들은 그에게 옷을 어디다 두었냐고 물었다. 그는 기쁜 듯이 웃으면서 “어떤 선한 사람이 그 옷을 나에게서 벗겨가지고 갔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동정과 사랑의 열정이 그의 마음속에 점점 자라면서 그는 자기의 옷만을 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제단에 있는 장식물들과 다른 수사들을 위한 옷들, 그밖에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곤 하였다.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들이 쥬니퍼 형제에게 구걸하러 왔을 때, 수사들은 할 수 없이 자기들의 소지품을 숨기곤 하였으므로 쥬니퍼 형제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러한 자선은 세상에 사는 동안 그의 영혼이 얼마나 순결하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과 높은 덕을 찬양하기 위하여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모든 것을 나누어 주곤 하였던 것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쥬니퍼 형제의 자선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가?
2) 당신은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이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14. 쥬니퍼 형제의 진실
쥬니퍼 형제가 제단으로부터 작은 은고리를 잘라 가난한 여인에게 준 일에 대하여 총장인 요한 파렌티 신부는 모든 사람 앞에서 그를 크게 책망하였다. 그의 분노가 계속되면서 그는 점점 목소리를 높여 나중에는 거의 목소리가 쉬어버렸다. 쥬니퍼 형제는 그 책망에 전혀 개의치 아니하였고 책망을 받았음에도 항상 즐거워하였다. 오히려 그는 총장 신부의 목이 쉰 것에 대해 걱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책망을 받은 후 그는 시내로 나가 한 그릇의 죽과 버터를 준비한 후 밤늦게 돌아왔다. 그는 촛불을 켜들고 버터와 죽 그릇을 가지고 총장의 방으로 찾아가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총장은 문을 열고 그가 촛불을 든 채 접시를 가져온 것을 보자 조용히 물었다. “이 시간에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은 무엇인가?” 쥬니퍼 형제는 대답했다. “신부님, 당신께서 저의 잘못을 인하여 저를 회의실에서 책망하실 때 너무 무리하셔서 당신의 목소리가 쉰 것을 알아챘습니다. 이제 한 치료약을 가지고 왔으니 부디 버터와 함께 당신을 위하여 만든 이 죽을 드십시오. 이것은 확실히 당신의 목과 가슴의 고통을 덜어줄 것입니다.” 그러나 총장은 어이없다는 듯이 “대체 그대가 사람을 괴롭히려고 이 시간에 오다니!” 하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쥬니퍼 형제는 진지한 얼굴로 권하였다. “드십시오. 이것은 당신을 위하여 만든 것이니 부디 이것을 드십시오. 당신의 목과 가슴에 좋을 것입니다.” 총장은 밤늦은 시각에 그가 와서 고집하므로 버럭 화를 내며, “이 불손한 수사 같으니, 어서 가라! 그대는 이 시간에 내가 이것을 먹으리라고 생각하는가!” 하고 소리쳤다. 쥬니퍼 형제는 사정을 하거나 설득을 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줄 알고 총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부님, 당신께서 당신을 위하여 만든 이 죽을 드시기 원치 않으시면 이렇게 해주십시오. 즉 이 촛불을 잠깐 들어 주시면 제가 이 죽을 먹겠습니다.” 매우 진지하게 말하는 쥬니퍼 형제의 모습을 보자 경건한 사람인 그 총장은 마침내 쥬니퍼 형제의 단순성과 순수한 사랑에 감복하여 “형제여 그대가 그처럼 원한다면 같이 그것을 먹읍시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해서 쥬니퍼 형제의 순수한 사랑 때문에 그들은 함께 죽을 먹게 되었다. 그 음식보다도 순수한 사랑의 헌신에 의하여 그들은 더욱 새로워졌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이웃을 향한 당신의 마음은 쥬니퍼 형제와 같이 순수하고 진실한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위의 기도에 따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을 실천한 후 아래에 쓰라.
15. 쥬니퍼 형제의 순수함
한번은 쥬니퍼 형제가 어느 작은 수도원에 머물러 있을 때 모든 다른 수사들이 특별한 이유로 밤에 나가게 되어 원장은 그에게 말했다. “쥬니퍼 형제, 우리는 모두 밖으로 나간다. 그러니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그대는 수사들을 위하여 음식을 준비하도록 하라.” 쥬니퍼 형제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걱정 말고 제게 맡겨주십시오.” 하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드디어 모든 수사들이 떠나자 쥬니퍼 형제는 음식 준비하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매일 수사들이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느라 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은 얼마나 성가신 일인가. 이 음식 때문에 바빠서 기도에 방해를 받다니 이제 내가 식사를 책임졌으니 모든 수사들을 위하여 2주일분의 음식을 만들어놓겠다.” 그는 급히 시내로 달려 내려가 요리할 그릇과 고기와 닭과 계란과 여러 가지 야채를 얻어왔다. 그는 재료들을 다 모아놓고 장작에 불을 지핀 다음 모든 그릇에 물을 채우고 모아놓은 재료들을 통째로 그 그릇 속에 넣었다. 깃이 붙어있는 닭과 껍질을 까지 않은 계란들, 그리고 다른 야채들을 썰지도 않은 채로 함께 그릇에 담아 한꺼번에 요리하려 하였다. 쥬니퍼 형제는 이 그릇에서 저 그릇으로 근심스럽게 뛰어다니며 그 내용물을 나무젓가락으로 젓고, 장작을 더 갖다가 계속 불을 지피면서 잠시도 쉬지 않고 음식을 장만하였다. 그동안 모든 수사들이 돌아왔다. 마침내 쥬니퍼 형제가 그릇을 불에서 내려놓고 식사를 위한 종을 울렸다. 수사들이 식당으로 갔을 때 쥬니퍼 형제는 장만한 음식을 차려놓고 기쁜 듯이 그들에게 말했다. “식사를 하십시오. 그리고 함께 기도하러 갑시다. 어느 누구도 앞으로는 2주일 동안 식사 때문에 성가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오늘 2주일 동안 먹을 충분한 음식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식탁 위에는 아무리 배가 고픈 돼지라도 먹지 않을 정도로 온갖 잡동사니의 음식이 뒤범벅이 된 채 벌겋게 달구어져 있었다. 쥬니퍼 형제는 껍질이 그대로 있는 계란과 깃털이 있는 닭을 그대로 접시에 담아 수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한 수사들은 닭이 구워질 때 떨어진 깃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쥬니퍼 형제는 다른 수사들이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깃털이 있는 닭을 그대로 입으로 넣고 그것을 이빨로 찢어서 먹었다. 그는 상품을 파는 세일즈맨처럼 자기 요리솜씨를 자랑한 후 말했다. “이러한 닭들은 두뇌에 매우 좋으며 또한 이러한 야채 혼합물은 몸에 대단히 좋습니다. 드십시오. 그러면 당신에게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모든 수사들은 그의 단순성에 기가 막혔고 수도원장은 그의 어리석음과 낭비성에 대하여 크게 분노하였다. 그가 쥬니퍼 형제를 심히 책망하자 쥬니퍼 형제는 즉각 원장과 모든 수사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이 매우 어리석고 악한 사람이라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였다. 그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저지른 죄악들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악한 죄를 저질렀을 때 사람들이 그의 눈을 찢었으나 이제 나는 오히려 내 눈을 찢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사람이 그의 죄로 말미암아 목 매달린 것처럼 이제 나는 나의 악한 행위로 말미암아 목매달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하나님과 수도회의 많은 선한 것들을 어리석게 낭비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는 비통하게 회개하면서 하루 종일 어떤 수사도 만나지 않고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나 원장은 수사들에게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나는 우리가 쥬니퍼 형제만큼 충분한 열정과 단순성, 잘못을 회개할 줄 아는 겸손을 지니고 있다면 매일 그만큼 낭비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이렇게 행한 것은 그의 단순성과 사랑 때문이며 우리도 이처럼 큰 덕을 얻을 수 있다면!”
묵상을 위한 질문
1) 당신은 하나님 앞에서 복잡한 사람인가, 아니면 단순한 사람인가?
2) 쥬니퍼 형제는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는 것 외에 다른 것에 대해 무식한 반응을 보였다. 당신은 쥬니퍼 형제만큼 영적인 일에 마음을 쏟은 적이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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