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위로로… 인현동 화재 모티브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
2026 인천연극제 대상·연출상·희곡상 수상작
44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대표작으로 무대로
극단 십년후, 6월26일부터 학생교육문화회관
극단 '십년후'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
인천을 대표하는 전문예술단체 극단 '십년후'가 1999년 인현동 화재참사를 모티브로 한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를 오는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2026 인천연극제에서 대상과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 대표 참가작으로 선정됐다.
'메몰리 57'은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를 소재로 하지만 단순한 사건 재현이나 비극의 소비를 넘어 ‘기억’, ‘증언’, ‘책임’이라는 화두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작품 제목은 기억(Memory)과 매몰(埋沒)을 결합한 조어 ‘메몰리’와 당시 희생된 청소년 57명을 의미하는 숫자를 담고 있다.
극단 '십년후'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
극의 배경은 참사 발생 27년 후의 한 호프집이다. 매년 10월 30일이면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영혼이 다시 모이고, 그 모든 시간을 지켜본 두 마리의 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인간이 아닌 존재의 시선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는 독특한 연극적 장치는 기억과 책임의 문제를 더욱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김윤주 연출가는 “인현동 화재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는 사회적 무관심과 책임 회피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고통스러운 기억일지라도 매몰되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이 남은 사람들의 몫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극단 '십년후'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
기획과 제작을 맡은 송용일 대표 역시 “이 작품은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태도로 기억해야 하는지를 묻는 연극”이라며 “관객들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증인의 자리에서 작품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공연이 열리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은 인현동 화재참사 이후 청소년 문화공간 확충의 필요성 속에서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극단 십년후는 이를 ‘화이트 브레스(White Breath)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희생자들의 멈춰버린 숨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과 따뜻한 위로를 나누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뜻을 전했다.
극단 '십년후' 창작극 '메몰리 57-우리는 떠나지 않았다'
한편 극단 십년후는 30년 동안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기억을 예술로 기록해온 대표적인 극단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공동체의 아픈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조명할 예정이다.
공연은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며 청소년·장애인·조기예매 할인은 50%가 적용된다. 예매는 엔티켓과 극단 십년후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032-514-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