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錦)"(variegata)
(1) "금(錦)"(variegata) 의 의미
다육식물 중에는 그 잎이 본래부터 정상적으로 갖는 무늬가 아닌 , 비정상적인 흰색 혹은 노란색의 반점이나 줄무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보통 "금(錦)"(variegata) 이라고 하는데 보통 그 다육식물 이름뒤에 "금" 이라는 말을 붙여서 표현합니다. 이때의 "금" 자를 "金" 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만, "錦(비단 금)"자를 쓴다는데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름 뒤가 아니라 이름 앞에 황금이라는 의미로 "금"를 붙일때에는 "金"자를 씁니다(예컨대 금염자 같은 경우가 그러합니다.)...
금이 들어간 경우..이름뒤에 "금" 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예컨대 대화금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대화금금" 이라고 하지 않고 "대화광" 으로,
은파금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은파금금" 이라고 하지 않고 "욱파광"이라고 부릅니다.
한편 입전에 금이 들어간 경우에는 "화립전" 이라고 부르지요.
이러한 경우가 제법 있어서... 오로라(홍옥 금), 데코라(기비플로라 금), 오팔금(연봉 금) 등의 경우가 그 예가 되겠습니다.
(2) 금이 나타나는 원인과 금이 들어간 식물의 생존력
이러한 "금" 이 나타나는 이유는 그 부분을 구성하는 식물세포의 엽록소 합성에 이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 세포내의 엽록소 형성에는 적어도 100여개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들중 어느 하나가 파괴되거나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세포가 엽록소를 합성할수 없게 되거나, 엽록소가 안정화되지 못하고 파괴되고 맙니다. 그 결과 이러한 세포로 구성된 조직은 옅은 색(금)을 띠게 되는데, 부가적인 특별한 색소의 존재 여부와 양에 따라 노란색 혹은 흰색(물이 들면 붉은빛까지도)을 띠게 됩니다.
이처럼 엽록소 합성 능력을 상실한 잎줄기 부분은 그 자체로 독자적으로 살아갈수가 없고 다른 녹색 부분의 잎줄기로부터 양분을 빼앗아 와야 살아나갈수 있기 때문에 , 식물 개체 입장에서는 일 안하고 노는 군식구가 되는 셈이 됩니다. 따라서 이처럼 금이 들어간 식물은 정상적인 식물에 비해 생장이 느릴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생장능력의 차이는 식물 개체간에서 뿐만 아니라 한식물내에서의 각각의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즉 한 식물내에서 금이 들어간 잎줄기와 금이 없는 정상적인 잎줄기가 존재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금이 들어간 잎줄기는 점차 세력이 축소 도태되고 맙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예컨대 오로라(홍옥 금)를 키우는 와중에 한쪽에서 정상적인 홍옥 줄기가 나왔을 경우라면, 미래 시점에서도 전체적으로 오로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홍옥줄기는 제거해 주는게 좋습니다. (이는 관엽류인 무늬 푸미라 키울때 무늬없는 잎줄기가 나올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식물체 전체가 엽록소가 없는 금 상태여서 양분의 도움을 얻을수 있는 정상적인 녹색 잎줄기가 없는 개체인 경우에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살아남지 못하고 죽게될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개체의 경우에는 오로지 접목 등의 방법을 통해서만 살아나갈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의 예로서 아래에 "춘봉 금" 접목 사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3) 금이 들어간 다육 식물의 관리와 번식
금이 들어간 식물의 경우, 금(흰색)이 들어간 부분과 녹색인 부분의 비율은 빛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요. 빛이 많을수록 무늬가 많아지고, 빛이 적을수록 녹색의 부분이 많아지지요. 금이 들어간 식물은 특히 빛 조건에 민감해서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데요. 한편으로는 적은 녹색 조직 부분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빛을 필요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빛으로 인해 식물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선명한 금 무늬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한 빛을 무리해서 보여줄 경우, 자칫하면 화상의 피해를 입을수 있습니다 . 금이 들어간 부분은 정상적인 녹색잎에 비해 화상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금이 들어간 모체로부터 역시 금이 들어간 후손을 얻고 싶다면, 이는 오로지 "무성생식"(잎꽂이, 삽목등을 통해 번식하는것이 무성생식입니다. 반면 씨앗을 통해 번식하는게 "유성생식" 이지요..)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무성생식 중에서도 특히 잎꽂이가 아니라 줄기 삽목을 해야만 금이 들어간 후손을 얻을수 있습니다. 만약 씨앗을 통해 번식하거나 잎꽂이로 번식할 경우에는, 금이 들어간 개체가 아니라 정상적인 녹색 잎을 가진 개체가 나오게 되지요. 노란무늬 들어간 산세베리아(로렌티)를 잘라 잎 삽목을 하면 무늬 없는 산세베리아가 나오고, 오팔금 잎꽂이를 하면 대부분 일반 연봉이 나오고, 오로라 잎꽂이를 하면 대부분 홍옥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