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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남자가 다육이를 싫어하는 단계

작성자드림다육|작성시간11.08.03|조회수46 목록 댓글 3
오늘은 남자가 다육이를 미워하게 되는 단계에 대해 분석해 보아요~

남자는 마눌님과 우연히 들어간 화원에서 똥글똥글한 녀석을 보고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마눌님의 얼굴을 보아요. 

저 똥글똥글한 녀석이 다육식물이라는 녀석이라는데 
까짓.. 이천원이면 마눌님의 양손에 쥐어주고 보답으로 고기반찬 얻어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귀여운 화분까지 세트로 8천원에 고기반찬 득템하고는 속으로 무지 좋아라 해요.
역시 여자들은 작은걸로 감동받는다 생각하며 맛있게 밥을 먹어요
한번의 득템 후 남자는 다육식물이라는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요.
남자는 그런 종족이에요.
그러던 어느날이예요. 우연히 베란다에 나갔다가 신기한 풍경을 발견해요.
베란다 창틀에 주먹만한것들이 일렬종대로 배치되어 있어요.
이미 남자는 자기가 사준 다육이가 어떤건지 구분도 못하고 있어요.
대충 개수를 세어보니 한 이만원어치가 되는거 같아요.
아싸 가오리 ~
"언제샀어? 이쁘네~" 한마디면 몇일은 고기반찬 먹을 수 있을꺼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라요.
가끔 기분전환삼아 화원엘 가서 다육이 한두개라도 사주면 임금님 수라상을 득템할 수 있어요.
좋아서 팔딸팔딱 뛰는 마눌님을 보면서..
다육이들이 외박 가능쿠폰으로까지 보이기 시작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해요.

다육이라는것들은 아메바처럼 자가번식을 하는지 몇일만에 베란다에 나가보면 거의두배로 불어나 있어요.

이제 슬슬 저것들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해요
코딱지만한 것들이 상전인양 베란다를 다 차지하고 있어요.
주말에도 마눌님과의 오붓한 대화는 불가능 해졌어요.

주말엔 보모로 투잡 뛰는 기분이예요. 베란다에서 눈이 하트가 되어 자리를 뜰 줄 모르는

마눌님 때문에 애들은 아빠랑 놀고 싶다며 아우성 치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날..
베란다에 가보니 다육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드디어 내가 주말에 보모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감에 기분이 좋아져요.
그런데 이런덴장… 창박으로 보이는 풍경이 가관이에요.

도대체 저걸 언제 매달았는지 다육이들이 죄다 베란다 난간대에 줄맞춰 진열되어 있고,

도대체 뭐하러 저걸 해놓았는지 모두다 이쑤시개를 하나씩 품고 있어요.

생전 듣도 보지 못한 진귀한 풍경이에요
비라도 오는 날이면 마누라는 베란다 블랙홀로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해요.

비오면 죄다 들였다가 비그치면 죄다 내놨다가를 반복하고는 그날 저녁을 짜장면을 시켜주고

자기는 허리아프다며 드러누워요.

이젠 진수성찬이나 고기반찬은 바래지도 않아요.
쌀밥을 먹고 싶을 뿐이에요.
어느날이에요.
퇴근하고 보니 마눌님이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반겨요.
항상 베란다에서 목소리로만 반기던 마눌님이 친히 현관까지 마중을 나와주시니 황송하기 그지 없어요.
마눌님의 손에 이끌려 베란다로 가보니.. 허걱이에요.
창밖에 비닐하우스가 있어요.
형광등도 갈 줄 모르는 마눌님이 저런건 도대체 어떻게 한건지 신기할 뿐이에요.
이제 비오는 날 쌀밥해주겠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되요.
그런데 이상해요.
이젠 맛있는 밥을 먹을수 있을꺼라 생각 했는데 반찬이 점점 부실해져요.
식탁에서 뱀이 기어다닐것만 같은 착각을 해요.

내가 애들처럼 부족한 영양을 우유로 날마다 채울 수 있는것도 아니고,

갑자기 웰빙식단으로 바뀐 이유를 알 수가 없어요.

아무래도 베란다에서 자가 번식하고 있는 저녀석들이 수상하게 느껴져요.
검색해보니 짐작이 맞았어요.
저것들 때문에 돈이 없어서 시장을 못간거였어요.

어이가 없지만 마눌님 심기를 건드렸다간 그나마 쌀밥도 못얻어먹고,

라면으로 연명해야 할것만 같아서 말도 못꺼내고 혼자 끙끙앓아요.

다육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키우기 쉽다는 화원 아줌니가 원망스러워져요.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8천원에 고기반찬 득템을 하는게 아니었어요.
이미 베란다에는 더 이상 걸이대를 걸수 있는 공간도 없고,
어림잡아도 백개는 훨씬 넘을것 같은 저 다육이들만 보면 짜증이 밀려와요.

비닐하우스도 모자라 이상한 초록색 그물같은것도 뒤집어 쓰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서

저것들한테 내밥상을 뺏긴것 같아 울화통이 터질지경이에요.

마눌님은 점점 농부늬 아내처럼 피부는 그을려가고,

애들얘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마눌님이 이젠 애들은 지들끼리 놀면서 크는 거라는 소리만 해요.

마눌님도 슬슬 내 눈치를 보는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그놈이 그놈이고,
빨갛거나 초록이거나, 아니면 배추이거나, 뚱뚱하거나, 다육이는 딱 두가지로 분류되는데.
왜 저렇게 열광하는 이해할 수 없어요.
겨울이 되니 베란다는 발 디딜 틈도 없어요. 
도대체 저 많은것들이 다 언제 생겼는지.
잠 안올때 다육이 개수 세면 반도 못세고 잠들 수 있을것만 같아요.
아직 2월인데. 마눌님은 봄이 찾아왔다며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요.
저 다육이들 때문에 온가족은 2월에 집안에서 몽고메리를 입고 있어야 해요.

이젠 옥상있는 집으로 이사가자고 조르는  마눌님을 보면서 무슨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에 빠진 사람같은 생각마저 들어요.

차라리 도박에 빠졌으면 머리채 잡고 끌고라도 오지.
이건 뭐라 말하는것도 쪼잔해 보이고,
다육이 열번 들여다 볼때 서방 얼굴 한번만 쳐다봐 줘도 황송하겠구만,
날마다 보이는건 베란다에서 흙장난 하는 마눌님 등짝만 보여요.
남자는 생각 해요.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한달에 한두번만 물주면 잘자라니까 키우기 쉬운게 다육이라는

화원 아줌니는 울트라 슈퍼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눌님이 다육이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8천원에 고기반찬 득템은 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혼자 삼겹살 1인분을 사먹고 들어오는게 더 나았을꺼라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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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돌아다니다 너무 웃겨서 퍼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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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초콜릿 | 작성시간 11.08.04 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드림다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8.04 딱 맞는것 같아요.. ㅎㅎ
  • 작성자아띠 | 작성시간 11.08.20 내말이 정말공감이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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