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온전히 고독해지기 위해서였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잘 어울리지 못해서일까. 나는 쉽게 소외당한다. 그것은 아마, 어린 시절부터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탓도
있겠지만 타인에게 주관을 드러내는 행위가 점차 무의미한 감정의 소모를 동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의 고독은 아마도 자의적인 것이다. 굳이 대화에 끼려고 하면 낄 수는 있으나, 구태여 나의 감정을 소모하면서
거기에 동조하고 싶지는 않다. 주변인들과 함께 만나서 나누는 대화의 질이, 그 깊이가 언제인가부터 내게는
터무니없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서적 교감이 없는 이들과의 대화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든 내게 외로움을 동반한다.
사람들은 흔히 고독과 외로움을 착각하곤 하는데,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고독이란 것은 자유로울 때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어딘가에 얽매여 있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 의지하여 존재하는 시간을 일컫는다. 무릇
관계에 있어 고독이란 것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된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혼자서 고독해질 수
있는 용기는, 불필요한 것들에 무관심할 자유를 선사한다.
나만의 인생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고독을 견디는 법, 그것과 친숙해지는 방법에 익숙해져야만 할 것이다. 만약
고독을 즐길 수 없다면 누구와 사랑을 해도 외로워지며 누구와 관계를 맺어도 서운해진다. 인생에서 나라는 개체로
존재하는 일은 실로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그중에서도 고독은 가장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작용한다.
번거로운 감정들로 인해 나의 자존감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이 땅에 태어나 스스로 고독해질
자격이 있다. 내게 의미 없는 말들을 과감히 듣지 않을 용기와, 불필요한 대답을 가차 없이 생략할 수 있는 시도는
주변의 소음이 내 안의 독백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보호해 준다.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가뜩이나 정처 없이 흘러가는 삶에서 적어도 나만의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일이다. 혼자만의 사색이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따뜻한 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