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답을 기대합니다. 아니, 어쩌면 응답을 기대하기 때문에 기도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병든 가족을 위해 기도할 때는 회복을 기대하고, 진로를 놓고 기도할 때는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어려운 문제를 두고 기도할 때는 해결을 기대합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간구합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왜 어떤 기도는 금방 응답되는데 어떤 기도는 오랫동안 응답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왜 간절히 기도했음에도 내가 원하는 방식의 응답은 오지 않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많은 성도들이 이 지점에서 낙심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듣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다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기도의 더 깊은 의미를 보여 줍니다.
우리는 응답을 원하지만 하나님은 관계를 원하십니다.
기도는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과정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신에게 더 가까이 이끄시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가 구하는 것을 즉시 주시기보다 하나님 자신을 더 깊이 알게 하십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한 사람이었습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것을 보았고, 광야에서 만나가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가장 간절히 구했던 것은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보다 하나님의 얼굴을 원했던 것입니다.
다윗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시편을 읽어 보면 문제 해결보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이것이 다윗의 기도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세 번이나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가시를 제거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원했던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충분한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역시 그렇습니다. 지나온 신앙의 여정을 돌아보면 기도했던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응답받지 못했던 기도들조차 우리를 하나님께 더 가까이 이끌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배웠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했으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큰 응답은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기도의 목적은 단지 응답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알아 가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응답은 언젠가 끝나지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기쁨은 영원합니다.
오늘도 응답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응답만 바라보지 마십시오. 그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고 계신지 살펴보십시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가장 귀한 응답을 우리에게 주고 계시는지 모릅니다. 바로 하나님 자신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