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드라마 피아노.. (9. 10회)

작성자hades|작성시간03.09.09|조회수501 목록 댓글 1
제목 피아노 대본 9회

#1 문틈 사이로 (억관의 판타지)
닫힌 문의 틈새로 보일 듯 말 듯한 내부,
텅 비어있다. 누군가의 눈으로 내부를
구석구석 살피듯이 텅 빈 내부의 이곳
저곳 보여지고 한켠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보인다. 틈새 점점 넓어지며,
누군가가 그 계단을 걸어올라가듯
카메라 움직이면
(E)피아노소리 들리기 시작하고
(왈츠 같은 경쾌한 곡으로)

이층마루. 옛집 구조, 가구 그대로다.
마루 한켠의 피아노 앞에 앉은 혜림의
등 보인다. 연주하고 있는 혜림의 등
뒤로 점점 가까이 카메라 다가가고
혜림의 실루엣을 따라,
혜림의 옆얼굴로 막 돌아가는 순간

주희(E) 아빠 또 이기 있나!

#2 옛집 앞(현실/아침)
억관,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문틈에 코를
박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주희(고2, 교복차림, 학교 가는 길)가
불러도 듣지 못한 듯 그 자세 그대로
있는 억관.

주희 (억관의 어깨를 흔들며) 아빠!
억관 (그제서야 돌아보며) 어?
주희 아빠 요새 여 자주있네.
억관 ....(쓸쓸하게) 니가 일 초만
늦게 불렀으모 얼굴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주희 ?하는데,
억관, 주희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키 큰 주희, 그런 억관을 내려다본다.

억관 (올려다보며) 이 짜슥이!
퍼뜩 내려안스나? 으데 건방지구로
딸라미가 아빠를 내리다보노, 쯧!

주희, 발밑을 내려다본다.
두 사람은 계단 같은 칸에 같이 발 붙이고
서 있다.

억관 (흐뭇함을 감추고 주희 뒤로 돌아
계단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
가며) 지각하지 말고 퍼뜩 가그라.
주희 (내려가는 억관의 등짝에 대고)
어, 깜빡 까묵고 체육복을 두고
와가 도로 가가 가와야 댄다.
아빠 오늘 하루 잘 보내이소~~

억관, 내려가며 팔 번쩍 들어보인다.
주희, 그런 억관 보다가 옛집을 본다.
억관처럼 궁둥이 빼고 틈새로 안을
들여다보는 주희.
주희, 한참 그대로 멎어있다.
카메라 주희 얼굴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면
주희, 두 눈 감고 흐뭇하게 미소 번져 있고

혜림(E) 주희야! 너 또 체육복 잊었지?

주희,
문앞에서 조금 떨어져 이층을 올려다보면
창문 비었다.
주희, 그래도 웃고 있다.

혜림(E) 빨리 올라와서 가져가!
또 체육선생님한테 엉덩이 맞을래?

#3 이층 마루(주희의 판타지)
계단에서 콩콩콩콩 뛰어올라와 피아노
앞에 서는 주희.
혜림, 주희 방에서 단정하게 개어진 체육복
들고 나와 주희에게 건넨다.
주희, 그런 혜림을 덥석 안고 혜림의
목덜미에 코를 박는다.

혜림 간지러...
주희 (흡- 들이마시는)
혜림 까르륵~ 엄마 간지러 주희야~
주희 (떼어내고) 엄마 냄새 좋~다!

하며 체육복 받아서 가방에 우겨넣고
혜림에게 쭙쭙쭙~~~ 요란하게 뽀뽀하고
ꡒ다녀오겠심다~ꡓ 큰 소리로 인사하고 계단을
콩콩콩콩 뛰어내려가는 주희.

#4 피아노학원 앞(주희의 판타지 + 현실)
학원에서 나오는 판타지의 주희.
현실의 주희,
학원 앞에서 판타지의 주희를 보고 있다.
판타지의 주희,
ꡒ늦으따! 늦으따!ꡓ 하며 허둥지둥 계단길을
뛰어내려간다.
현실의 주희, 퍼뜩 깬 듯 계단길을 허둥지둥
뛰어올라간다.

#5 억관의 집 마당 (현실)
주희 뛰어들어온다.
신발을 휭휭 벗어날리고 마루로
뛰어오르는 주희.

#6 주희 방
책상 위며 침대 위며 방바닥이며
엄청 지저분하다.
침대 머리맡에는 인형 대신 해골바가지
(모형)와 뼈다귀들이 늘어져있다.
주희 방문 벌컥 열고 뛰어들어와 침대 서랍
열고 마구 뒤진다.
서랍 속의 옷들이 막 밖으로 내던져지고
주희,
다른 서랍 찾다가 없으니까 밖으로 나간다.
금세 더 어지러워진 방.

#7 억관 방
주희 벌컥 열고 들어와 장롱 문 열고 뒤진다.
문 안쪽에 옛집 그림 붙어있고,
그림의 2/3 정도 색칠돼 있다.
주희, 체육복 찾아낸다.
주희의 체육복, 판타지에서와는 달리 마구
구겨져 있고 얼룩덜룩 뭐가 묻어있기도 하다.

#8 마루
주희, 가방에다 체육복 우겨넣으며 제
방에서 나와 신발 신으려고 다리 한 쪽
내려놓다가 문득 멈춘다.
주희,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내려놓은
다리 다시 마루 위로 올리고 재수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9 재수 방
벽에 인체근육도,
해골그림(뼈다마 일련번호가 씌어있는)
붙어있고 의학서적이 책장에 꽂혀있는 방.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주희, 방문 벌컥 열고 뛰어들어와 책상
위 컴퓨터의 전원을 켠다.
주희, 부팅되고 있는 모니터를
초초하게 바라보는데
핸드폰 벨(ꡒ야 전화받아! 야 전화받아!ꡓ
하는 음성벨)이 울린다.
주희, 시선은 화면에 둔 채로 교복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받는다.

주희 여보세요?
친구(F) 가스나 또 지각할끼가? 신신문방구
앞에서 삼십 분 기다맀다!!
주희 머라꼬!! 삼십 분! 짐 멫 신데!!
친구(F) 내도 모린다! 내 먼저 드갈끼다
가스나야!! (끊고)

컴퓨터 부팅 완료돼 있다.
바탕 배경화면에 재수의 활짝 웃는
사진-사각모 쓴 졸업사진-이 깔려있고
주희, 컴퓨터를 끌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선 채로 워드프로그램 클릭해 화면 띄운다.
백지 화면 뜨면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빈 화면 응시하며
손가락 꼼지락~ 하는 주희.
이 때 또 핸드폰 벨-야! 전화받아!
야! 전화받아!-이 울린다.
다급해진 주희, ꡒ알았다 가스나야,
간다 가!ꡓ 하며 키보드 두드린다.
화면에 주희가 치는 글자 나타난다
- "한주희 판타지 소설 : PIANO"
그동안에도 핸드폰 벨 계속 울린다.

#10 종합병원(부산대 의대 부속병원쯤) 외경 (낮)
재수(E) 안댄다! 니 또 맨 포트리스,
디아블로 같은 거 한다꼬 공부도
안할라꼬!

#11 의국
재수, 핸드폰 받으며 가운 입고 있다.
가운 윗주머니에 ꡒ레지던트 한재수ꡓ 박혀있다.

주희(F) 아이다, 내가 세 살 묵은 어린애가!
옮길 꺼이까네 암말 말그라!
재수 너 이 짜슥,
주희(F) 오빠야, 집에 올 시간도 없는 사람이,
어차피 허락할끄면서 시간 끌지 마라!
밥은 뭇나? 내는 점심시간이다,
밥 묵을끼다, 끊어라!
재수 주희야! 주희야!
주희(F) 허락할 걸로 알고 벌써 내 방으로
컴퓨터 옮기놨다, 헤헤헤헤~
재수 (의국 밖으로 나가며 어이없다는
듯 웃고) 니 인터넷 드가서 이상한거
다운받고 그람 안댄다! 그리고 학교에
핸드폰 갖고 다니지 말라캤제!

#12 의국 앞 복도
재수, 전화받으며 의국에서 나오고

주희(F) 알았다 알았다! 영감님같이 잔소리 좀
하지 마라 오빠야!
재수 뭐? 영감님? (하는데 삐삐 울린다.
확인하고 응급실 쪽으로 돌려 가며)
주희야 끊자, 응급환자다-

#13 응급실
재수,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는

재수 디오에입니다. 교통사고랬죠?
(*DOA-death on arrival-도착즉시사망)
간호사 예.
재수 신원 확인하고 가족한테 연락하세요.
간호사 예. 선생님, 저기...
재수 네?
간호사 가르키는데로 보면 억관 서있다가
번쩍 손을 든다.


#14 병원 복도
억관, 달라고 손 내민다.

재수 ?
억관 짜식 모른 척하네~.
어제 월급날이었잖암뫄!
재수 어휴~ 아부지, 진짜루 꼬박꼬박 이러기
에요?레지던트 봉급이 얼마나 된다구!
억관 슷! 꺄불지 말엄뫄! 남들 2년이나
4년만 다니는 대학, 너만 6년씩이나
다녔잖어! 등록금은 좀 비싸?
책은 또 어떻구? 책 한 권 값이 주희
한 달 용돈보다 더 비싸잖어!
재수 에-이 아부지! 치사하게 이런말까지
해야해? 입학할때하구 본과2학년 2학기때
장학금 놓쳐서....그러니까 아부지는
딱 두 번만 대줬잖아 뭐!
억관 어쨌든 임뫄! 6년씩이나 계획에 없는
지출을 했으니까 얼른 받아챙겨야지.
의사 만들어노면 나중에 본전보다 훨씬
더 뽑는다길래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르쳐
놨더니 대체 본전은 언제 뽑는 거냐?
재수 (푸하하하~ 웃는)
억관 왜 웃엄뫄?
재수 아부지. 어디 함 봐요.
억관 뭘?
재수 찢어졌나 어디 함 보자구!
(보려 하며) 정말 찢어졌음 내가
꿰매줄게요, 어디 좀 봐!
억관 (피하며) 이 짜식이, 어 어 어..

억관, 이 짜식이 근데~ 하며 재수의 가슴을 쿡 찌르고
재수, 계속 엉겨붙고
두 사람, 서로 똥침도 놓고,
지나가는 환자들이 쳐다보고 하는데
재수의 삐삐 또 울린다.

재수 (확인하고) 아부지! 701호 환자한테
무슨 일이 있나봐요! 나 가요!
(가면)
억관 임마! 돈 내놔!
재수 (가며) 아부지 통장으루 벌써 보내놨어요!
억관 아 짜식 진작 말하지, 차비 아깝게..
(하다가) 참. 재수야! 재수야!

#15 병동 복도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숫자 7에서 땡 멈추고
문 열리면 사람들 틈에 끼어 재수 나온다. 그 위로

억관(E) 수아한테 좀 가 봐. 어떡하구 지내나...
재수 (701호쪽으로 가며)...

#16 레코드가게 앞(오후)
작은 규모의 레코드점.
바깥으로 난 스피커로 피아노곡 흐르고.
택배 오토바이 서 있다. 레코드점 안에 택배
기사에게서 물건을 전해받고 있는 수아 보인다.

#17 레코드점 안
수아, 택배기사에게 ꡒ안녕히 가세요ꡓ 인사하고
택배기사 나가면
수아, 택배된 박스를 연다.
박스에서 CD들 꺼내 살펴보는 수아.
수아,
그 중 한 개 뜯어 플레이어에 얹고 작동시킨다.
흐른다.
음악 들으며 씨디들 정리하기 시작하는 수아.

시간경과-밤

갑자기 음악이 요즘의 시끄런 음악으로 바뀐다.
수아, 정리하다 말고 보면,
주희, 플레이어 앞에서 음악 바꾸곤 흔들흔들
춤추고 있다.

수아 (흘기는) 언제 왔어?
주희 언니야! 똑같은 씨디가 이래 줄창
들어가고 있으몬 안댄다! 애들 야자
끝나는 시간에는 이른 거 틀어노라꼬
멫 분이나 말했나!
수아 밥은?
주희 같이 묵자.
수아 (다시 정리하기 시작하며) 먹구 싶은
거 시켜. 얼른 먹구 가서 공부해.
담주부터 시험이잖아 너?
주희 으~ 언니도 오빠처럼 잔소리재이다,
완저이 시집살이다 이거!
수아 쉰 다섯 명 중에서 49등 하는 애가
이만한 잔소리두 안듣구 싶으면 공불
좀 열심히 해야지. 니 성적으루는
정말 아무 데두 못 간단 말야.
중학교 때까진 그 정돈 아니었잖아,
왜 자꾸 바닥쪽으루 가는 거야 대체?

잔소리 시작되자 이맛살 찌푸리고 있던 주희,
갑자기 볼륨을 최대한으로 높여버린다.
수아 깜짝 놀라서 주희 보면
주희, 메롱~ 혀 낼름 내밀고는 흔들흔들
춤추기 시작한다.
수아가 볼륨 줄이러 오면
주희, 그런 수아를 가로막고 수아의 팔을
붙들고 같이 흔들흔들한다.

#18 레코드점 앞(밤)
좀 떨어져서 재수가 레코드점 안을 보고 있다.
주희, 안하려는 수아의 팔을 붙들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보인다.
재수, 그 모습 보면서 웃는데
주희, 재수를 본 듯,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볼륨을 줄이더니 밖으로 나온다.
재수, 장난치듯 적당히 몸을 숨기면

주희 (가게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아무리
꽁꽁 숨어도 머리카락 다 비는데
예~ 퍼뜩 나오이소 고마~

재수, 짠 하고 나가려는데
저쪽에서 오과장(오대리)이 나무 뒤에
숨어있다가 초밥이 든 종이봉지를 들고
대머리를 얼더듬으며 나타나 주희 쪽으로 간다.

재수 (가는 오과장 보며)...

재수, 같은 집에서 산 초밥 봉투 들고 있다.

#19 공원 (밤)
재수, 가로등 아래 벤치 끝에 앉아 혼자
초밥 집어먹으며 캔맥주 마신다.
벤치의 반대편 끝으로 걸인풍의 노인이
와서 앉는다.
재수, 시선이 느껴져 보면
노인, 재수가 먹는 초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재수, 초밥을 벤치 중간쯤에 주욱 밀어놓는다.

재수 쫌 드실랍니꺼?

노인, 초밥 앞으로 바짝 다가앉아 마구 먹는다.
꺽- 노인 트림하고.
초밥 싹 비어있다.
노인, 재수의 맥주를 물끄러미 본다.
재수, 마시던 맥주 내밀면
노인, 맥주 받아 단숨에 쭈욱 마신다.
재수, 쓸쓸하게 웃는다.
노인, 엉덩이를 밀어 재수 옆으로 다가온다.

재수 ?
노인 손..
재수 예?
노인 손!
재수 (갸웃..하며 손 내밀면)
노인 (그 손 덥석 잡아 휙 뒤집어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가로등불빛에 비춰가며)...
재수 ...?
노인 울고 싶제?
재수 예?
노인 울고 싶으마 운제든지 와라.
내가 울리주께.
잘 묵었데이. (일어서서 간다)..
재수 (가는 노인 바라보는)...???

#20 까페 (밤)
수아와 오과장 마주앉아 있다.

오과장 그렇게는 몬하겠십니다 수아씨.
수아 오과장님....
오과장 누가 수아씨한테 내 마음 받아달라캅디꺼?
수아씨가 받아주근 말근 수아씨 좋아하는
거는 내맘입니더.
수아 오과장님...
오과장 언감생심인 거 와 모르겠십니꺼..
수아 오과장님, 그게 아니구요..
오과장 내 나이도 너무 많고, 가진 거도 엄꼬,
잘나지도 몬했고, 머리카락은 나날이
숭숭 빠지나가고..머 하나 내세울 기
엄따는 거 누구보다도 지가 잘 압니더.
그래서 차마 욕심 몬부립니더, 안부려예..
다만예 수아씨..
좋아하지도 말라쿠시는 건 지한테 참말로...
가혹한 말이라예...
수아 저 오과장님 좋아해요...
오과장 ....
수아 스무 살에 갓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절 어떻게 아껴주셨는지
하나두 안빼놓구 다 기억해요..
오과장 ....
수아 초등학교 일학년 때 아빠 돌아가시구,
육학년 때 엄마 돌아가시구..
제 인생 통털어서 가장 많은 시간 만나구
있는 사람은 어쩌면 오과장님일지두 몰라요..
어느 땐 정말 오과장님을 친오빠처럼
생각하구 의지하기두 했어요.
오과장 친오빠예...
수아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오과장님이..
저 때문에 결혼두 안하시구 이렇게 그냥
계시는 거 말두 못하게 죄송한 거예요.
오과장 수아씨..
수아 ...
오과장 수아씨 앞에 존 남자 나타나모..
지도 미련엄씨 가겠십니더.
수아 ....
오과장 그 때까지는 지가 수아씨 좋아하는 거..
말리지 말아주이소. 부탁이라예.
수아 ....
오과장 ....

#21 수아네 집 골목(밤)
다른 동네다.
수아 걸어온다.
이쪽 어둠 속에 재수 서 있다.
현관으로 들어서던 수아,
문득 재수 있는 쪽을 본다.
재수, 수아가 봤다는 걸 안다.
수아, 그냥 들어가려다..생각을 고친 듯

수아 (큰 소리로, 부러 밝게) 거기 재수지! 나와!
재수 (어둠 속에서 나오며..저도 부러 밝게)
눈두 밝다, 깜깜한 데 숨어있는 걸 잘두
알아보네..
수아 언제부터 기다렸니? 가게루 전활 하지 그랬어?
주희두 왔었는데. 쌀쌀한데 얼마나 서 있었던
거야? 들어가서 놀다 가라구 하구 싶어두
너무 늦었잖아. 앞으룬 전활 먼저 해.
(떠드는 게 부자연스러운)
재수 아냐아냐, 일부러 온 거 아니구 지나던
길이었어. 불 켜져 있음 잠깐 보구 갈라
그랬는데 꺼져있길래 자나부다 하구
지나던 길 마저 지나가는 길이었다구.
(역시 부자연스러운)
수아 어 그래 늦었다, 어서 가서 쉬어라.
집으루 가니? 아님 병원으루?
재수 어, 병원으루 가야지.
수아 너 피곤해서 큰일이다. 얼른 가 봐.
재수 어..잘 자 누나.
수아 그래 너두 잘 자.

두 아이, 잘 자라고 해놓고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잠시 서 있다가.

재수 ...어.
수아 어.
재수 갈게.
수아 잘 가.
재수 들어가.
수아 가.
재수 먼저 들어가.
수아 ...어. 간다.

수아, 현관으로 들어간다.
재수, 들어가는 것 보고 서 있다.

#22 건물 안 (밤)
수아 계단 올라간다.
수아가 지날 때마다 센서등이 켜졌다 꺼진다.

수아 (작게 혼잣말)..잘했어 이수아...

#23 수아 집(밤)
어항 속의 형광빛 등만 켜져 있다.
수아 들어와서 실내등 스위치 올린다.
가방 내려놓고 물고기에게 물고기밥
몇 알 넣어주는 수아.
수아, 베란다쪽으로 간다.
커튼 조금 열어보는 수아.
골목을 천천히 빠져나가는 재수의 뒷모습 보인다.

수아 ...

-F.O-

#24 김해교도소 외경(낮)

#25 교육장 안
칠판에 ꡒ제5차 제과제빵교육ꡓ 써 있고
학수, 재소자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억관, 학수 옆에 서 있다가 학수가 뭐라고
지시하면 억관, 밀가루에 우유를 붓는다.
열심히 보고 듣는 재소자들..
그 중 유난히 학수를 존경의 빛으로 쳐다보는
몇몇 재소자들 있다.

재소자들 반죽한다.그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직접 시범 보여주는 학수와 억관.

#26 <하얀손 베이커리> 앞 (낮)
<하얀손 베이커리> 가게와 간판 커졌고
간판 앞에 풍선으로 장식한 문.
<하얀손 베이커리 확장 개업>플래카드 붙어있다.
그 앞에 삐에로 분장을 한 대호와 백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바닥 모양의 하얀색
스틱캔디 나눠주고 있다...까불면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은 송대관의 <네박자>
안에서 박수소리.

#27 가게 안
뻥~!!
대호가 샴페인을 터뜨리면
사람들 다시 환호와 박수.
양복을 차려입은 억관, 입이 부욱 뜯어지게 신이 나
있고 학수, 인순, 대호와 백구, 그리고 교도소
교육장에서 유난히 학수를 존경의 빛으로 쳐다보던
재소자들 몇, 짧은 머리를 하고 서 있다.
사람들, 축하한다, 축하합니데이, 인사하면

학수 자자자~!
일동 (주목)
학수 그동안 우리 하얀손베카리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끝에 매장 및 공장확장을 성공리에
끝마칬십니다. 모두 종업언 여러분의
승-실한 노력이 맺은 값-진 열매가 아니라
할 수가 없겠십니다! 이 열매는,
단순한 사업학장에 그치는 기 아이라!
하.얀.손! 피 묻은 손을 씻고자 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노동의 길을 제시해주는
길이라는 점에서 그 으미가 심대하고 중차대
하다 아니할 수가 없겠십니다. 이 심대하고
중차대한 마당에! 이 값진 열매를 똑! 하고
따간 행운의 싸나이 한윽간 점장을
소개합니다!

사람들 박수치면
억관, 으쓱으쓱 가운데로 나선다.

학수 자, 니도 소감 한 마디 해 바라.
억관 큼, 큼, 에 또 마..여러분! (하는데)
우원장(E) (입으로)똑똑! 실례합니데이~

모두 보면,
우원장, 꽃바구니 하나 들고 들어온다.
사람들 인사하고

억관 으사쌤! 우예 오싰능교!
우원장 축하한대이. 대학 빙원에 외과 과장 쫌
만나러 갔다가 재수를 안밨나.
재수한테 들었다. 하 기특해가
축하해주러 왔다. 와..꼽나?
억관 일단 그그는 주시고(꽃바구니 빼앗듯 받고),
꽃바구니는 안꼬분데 지가 멋진 말 쫌 뜩
할라카는데 뜩 들오신 기는 쪼매 꼽십니더.
우원장 아 글나? 멋진 말 할라캤드나?
그라모 계속 함 해바라, 내도 들을란다.
억관 (다시 중앙으로) 큼, 큼...대호야,
내가 으데까지 말했노?
대호 큼,큼, 에 또 마..까지 했십니더.
억관 아 글나? 큼, 큼, 에 또 마..(하는데)
누군가(E) 실례합니데이~

또 누구야, 해서 보면.
독사네 똘마니들 화환 들고 들어선다.
일순 경직되는 분위기.
특히 머리 짧은 재소자들 뒤로 움찔 물러선다.

똘마니1 우리 행님께서 축하하한을 보내라카싰십니다.
일동 ...
똘마니1 (재소자였던 아이들을 노려보면)
그 아이들 (굳는다)
학수 느그 행님이 누고? 독사가?
똘마니1 박짜 준짜 태짜 행님이십니다.
일동 ...
학수 ...
억관 ...
학수 그 박짜 준짜 태짜한테 이 말 꼭
전하그라.
똘마니들 ...
학수 악심으로 이기를 친다든가쿠는 꿈은
절대 꾸지 말라캐라. 저 아들
(재소자들), 지 발로 지 인생 밟아갈
건리가 있는 아들이고, 저 아들, 이
벤학수가 받아들있고, 이 벤학수,
죽을라몬 한참 남았다. 알긋나?
똘마니들 ...

#28 독사 사무실
독사 앞에 이야기를 전한 똘마니들 서 있다.
독사 옆에 영탁 앉아있고.

독사 (눈 감고 소파 깊숙이 앉아있다가)
...느그들은 나가바라.
똘마니들 예 행님. (물러가고)
독사 탁아.
영탁 예 행님.
독사 니, 이인자의 비애를 아나?
영탁 예?
독사 ...아이다.
영탁 ...
독사 한윽가이 아들나미 으사 댔다매?
갱호 대신 감옥 간 놈 말이다.

#29 병원 복도
회진행렬 속에 재수 있다. 잠을 못잤는지 눈에 핏발
서있고 머리도 티슈처럼 삐죽 솟아있다.

영탁(E) 예. 정당방이였던 데다 보석 신청이
받아들이지가 육개얼만에 출소하고,
바로 검정고시 바가 으대 들어갔다캅니다.
지금 레지던트 1년찹니다.

#30 병실
회진팀 들어온다.
과장, 환자를 살펴본 후 팀원에게 뭐라고 물으면
재수, 즉시 어쩌구저쩌구..대답한다. 그 위로

독사(E) 으리만 있는 기 아이라 머리도 억씨로 좋네...

#31 독사 사무실(#29에서 연결)
독사 갱호 금마 소식은 들은 적 있나?
영탁 어데예. 그 때 바로 입대해가, 제대한 후로
아무도 소식을 모립니더. 누가 서울서 갱호
비슷한 놈을 본 적은 있다캤지만도..
독사 ...서울?

#32 서울 명동 거리 (밤)
크리스마스를 앞둔 들뜬 밤풍경 인서트
구세군 종 딸랑이는 소리도 들리고.
경호 알 듯, 모를 듯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33 미용실 안 (밤)
이름 있는 큰 미용실이다.
젊은 여자 손님들, 한쪽에서 머리 손질하고 있는
손님을 보며 저희들끼리 ꡒ맞지? 김혜수(유명한
연예인 적당히) 맞지?ꡓ 한다.
김혜수, 통통하고 귀엽게 생긴 여자원장에게
머리 맡기고 잡지책 보고 있다.
한 미용사가 원장 옆에서 보조하고 있다.

원장 다 됐어요 혜수씨~ (보조하던 미용사에게)
샴푸해드려.

네, 대답하고 연예인을 샴푸실로 데려가는 미용사,
은지다.

#34 미용실 안 휴게실(밤)
은지, 컵라면 먹고 있다.
홀의 불이 꺼지고 다른 동료 하나 커튼 들치고
들여다보며

동료 언니, 지금 저녁이야? (벽시계 보며) 늦었다..
은지 (국물 훌훌 마시고, 표준말) 먼저 가.
내 손님 하나 늦게 예약했거든.
동료 그래 언니. 안녕~
은지 어 불 켜놓구 가~

동료 사라지고.
홀의 불 다시 켜지고.
은지, 전화기 스피커폰 열어놓고 버튼 꾹꾹 눌러놓고
신호 가는 동안 컵라면 먹은 것 치우는데

여자(F) (중년의) 여보세요?
은지 (수화기 들고) 저예요.
저 좀 늦을 거 같아서요..예..예(하는데)

밖에서 딸랑~ 누군가 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은지 아, 손님 왔어요, 일 끝나구 전화할게요~

은지, 전화 끊고 나간다.

#35 미용실 홀 (밤)
은지 휴게실에서 홀로 나오면
은지 바로 앞에서 시커먼 남자가 비틀~ 한다.
은지 으악~ 하고 비명 지르는데
그런 은지의 입을 틀어막는 남자.
그 손에서 피 한 줄기 주륵 흐른다.
겁에 질린 은지 벌벌 떠는데

남자 소리 지르지 마요. 귀찮은 일에 휘말려서
그냥 아무데나 뛰어들어온다는 게 여기였어요.
좀 다쳤는데 씻구 가게 해줘요.
강도나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말구요.

은지, 떨면서 손가락으로 샴푸실 가리킨다.
남자, 은지 풀어주고 샴푸실로 간다.
밖에서 삑삑- 호루라기 소리.
은지, 떨면서 창밖 내려다본다.
순경들 몇이 한 무리의 도망치는 놈들을 쫓아가고 잇다.
이 때 딸랑~ 하고 문 열리며 손님 들어선다.
화들짝 놀라는

은지 어 언니(그냥 여자들끼리 마구 부르는 언니)
오셨어요? 어쩌죠?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파만 내일 하면 안될까요?
여자 어우 뭐야아, 나 내일 바쁜데
은지 (손으로 전화기 잡는 시늉하며, 입모양으로)
신고, 신고해줘요
여자 어? 뭐라구요? 왜 그래?
은지 (행동 크게, 입모양 크게)
신고, 신고 말예요! (하는데)

샴푸실 문 열리는 소리

은지 아무튼 언니 미안해요, 내일 오면 잘 해드릴게~
여자 몰라아~ 대신 깎아줘야 돼~
은지 알았어요.

여자 나가고
은지, 떨면서 남자쪽 보면
남자, 머리 감고 점퍼 벗어들고 수건으로
손의 상처 감아쥐고 나온다.
은지, 떨면서 보다가 문득

은지 호...혹시...

남자, 은지 본다. 경호다.

은지 이경호?
경호 ?
은지 니 갱호 아이가? 갱호 맞제!
경호 누..누구?
은지 나 은지다! 이기 먼일이고!!
경호 ....장은지?...한재수 따라댕기던 딸아?
은지 맞다!! 그 장은지다!! 니 서울에 살았디나!!

#36 은지네 집 안(밤)

다가구주택 반지하다.
주방 겸 거실을 사이에 두고 방 두 칸짜리.
여자, 갈 준비 다 하고 있다가
문 열어주면 은지 들어온다.

은지 너무 늦었죠? 미안해요 아줌마~
여자 어, 가께. 낼 봐~(나가고)
은지 미안해요 정말!

#37 은지네 집 앞(밤)

아줌마 나와서 가고
은지네 창문 옆에 경호 서 있다.
창문 열리고 은지 고개 내민다.

은지 들온나.

#38 은지네 집 안(밤)

경호 문간으로 들어온다.
은지, 쌀 씻고 있다.

경호 밥 묵었다. 하지 마라.
은지 꽁까지 마라. 사흘 굶은 얼굴인데.
경호 댔다고마. 나 가볼란다.
은지 까분다. 가더라도 밥은 묵고 가라.
설마 니하고 내 사이에 웃기게 내외하나?
퍼뜩 들온나.
경호 (어쩔 수 없이 들어오는)
은지 춥다. 방으로 드가그라.
경호 ??
은지 안잡아묵을 테이까네 드가그라!

경호, 은지가 가리킨 방 문 열고 들어가는데
다른쪽 방문 열린다.
경호 보면,
다섯 살쯤 된 사내아이 잠에서 막 깬 듯
나와서 은지에게로 달려간다.

은지 아이구, 우리 재민이 깼어?
엄마 오는 소리 듣구 깼어?

경호, 어리버리해서 보면

은지 재민아, 엄마가 오늘 옛날 친구를
만났거든? (아이를 경호쪽으로 돌려주며)
아저씨한테 인사해.
재민 (작은 팔 반짝 들어 까딱-하고 눈
한쪽 찡긋- 윙크한다)
경호 ...
은지 말을 몬한다 .. 안한다.
경호 ?
은지 으사가 그러는데 몬하는기 아이라
안하는거란다. 선택적 함묵증이라나 뭐라나
경호 ...애 아빠는..
은지 ...엄따.
경호 ...
은지 (재민이 데리고 방으로 가며) 그 방에
드가있그라. 재민이 재우고 밥 채리주께.
경호 ...(입가가 비죽- 차갑게 비틀어지는)

#39 같은 곳 (밤)
불 꺼져 있어 깜깜하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잠시 후 화장실 문 열리고 은지가 나와 화장실
스위치 내리고 재민이 있는 방쪽으로 가는데
이쪽 방문 벌컥 열리고 경호가 은지를 팍
끌어당기고 문 쾅 닫는다.

#40 방 안(밤)
어둔 방.
경호, 다짜고짜 은지를 눕힌다.
은지 벌떡 일어나 경호의 뺨을 거세게 갈긴다.

은지 (재민이 깰까봐 큰 소리는 못지르고,
무섭게 화가 나서)니 모하는 짓이고!!
경호 밥값 한다.
은지 모라꼬!!
경호 이러자꼬 불러딜인 기 아이가?
은지 니...이제 밨드이 순 호로상놈이네.
경호 인제 알았나..나 순 호로상놈이다,
클클클..(웃다가 쿨럭쿨럭 기침)
은지 ...니 와 이래 댔노...그래도 고향친구고,
내가 따라댕기던 아 동생이라꼬 반가버가
그랬디만, 이기 순 개차반 댔네.
경호 (쿨럭쿨럭~)
은지 당장 나가그라.
경호 (쿨럭쿨럭~)
은지 당장 나가라캐도!
경호 (쿨럭쿨럭쿨럭~ 기침 심해진다)
은지 ...니 와 그라노?
경호 (푹. 이불 위로 쓰러진다)
은지 야 일마야, 니 와 이라노! 갱호야! 갱호야!

경호를 흔들며 이름 부르는 은지 위로
-F.O-

#41 수아의 원룸(새벽)
수아, 진땀 흘리며 자고 있다.
잠결에

수아 경호야..경호야...

경호 이름 부르던 수아,
꿈에서 깬 듯 벌떡 일어나 앉는다.
잠시 멍하게 있더니 이마에 흐른 땀 닦아내는 수아.
잠시 후 시계 알림이 울린다.
한 번이 다 울리기도 전에 알람 끄는 수아.
수아 침대 밖으로 나와 전화기 쪽으로 간다.
전화 거는 수아.

#42 주희 방(새벽)
주희, 어두운 방에서 모니터 앞에 앉아
깜박이는 커서를 바라보고 있다.
ꡒ야 전화받아!ꡓ 하는 핸드폰 벨 울린다.
전화 받는

주희 여보세요?
수아 자다가 깬 게 아닌가보네?
주희 어. 뭣 좀 하고 있었다.

#43 수아 원룸 (새벽)
수아 공부했니?
주희(F) 공부는 아이고, 음..우짜든동 언니야,
이제 내한테 모닝콜 해준다꼬
새벽잠 설칠 필료 엄따. 내가 일어날 끼다.
수아 ..정말 그럴 수 있어?

#44 주희 방 (새벽)
주희 정말 그럴 수 있다...어...언니는
쪼매 더 자라. 어~

주희, 전화 끊고 모니터 노려본다.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놓고 꼼지락~
ꡐ나는ꡑ 쳐놓고 지우고
ꡐ내가ꡑ 쳐놓고 지우고
ꡐ어느날ꡑ 쳐놓고 지우고..
화가 난 듯 ㅐ ㅎ 거 ㄸ 앙 * &(ㅑ*&^%^ ...마구 아무
자판이나 누르다가 전원버튼 확 눌러 꺼버리는 주희.
주희,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와 확 엎어진다.
엎어진 채로 마구마구 제 머리 헝크는 주희.
문 빼꼼 열고 들여다보는 억관.
확 일어나 앉는

주희 아빠! 숙녀 방에 올 적에는 지발 노크 좀 해라!
나도 이제 알라가 아이다!

해놓고 주희, 도로 확 엎어진다.

억관 자반고등어냐? 홱홱 뒤집게? (하며 하품 늘어지게)

#45 레코드가게 (아침)
셔터 내려져 있다.
수아 출근해 온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셔터의 잠금장치를 풀면
그런 수아 옆으로 쓱 나타나는 오과장.
수아, 놀라서 보면,
오과장, 셔터를 쭉 밀어 올려준다.

수아 오과장님..
오과장 그냥 출근길에 들맀십니다. 존 하루 보내이소.

오과장, 수아에게 인사하고 버스정류장쪽으로 걸어간다.
그 모습 보는

수아 ....

#46 의국 (아침)
재수, 하품 쩍~ 하며 들어와 가운 벗는다.
그런 재수 보던

동료레지 밤샘했나?
재수 어. 701호 렁캔서 환자 밤새 지키밨다.
지금부터 오프다.
동료레지 욕밨다. 모할 낀데?
재수 집에 가서 좀 잘란다. 이틀동안 세
시간빠이 몬잤다.

#47 복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실 쪽으로 가던 재수,
문득 멈춘다.
어디선가 <짐노페디>가 들린다.
재수, 소리 나는 쪽으로 간다.
창구 형식으로 되어있는 간호사 대기실.
시디플레이어에서 <짐노페디> 흘러나오고 있다.
책상 위에 엎드려서 어떤 간호사가 졸고 있고.
재수, 그 앞을 천천히 왔다갔다하며 음악 듣는다.
안쪽 사무실에서 수간호사 나와 졸고 있는 간호사의
책상을 톡톡 두들긴다.고개 번쩍 드는 간호사,
민경(25)이다. 얼굴에 눌린 자국.

수간호사 환자들 지나다니면서 간호사 졸고 있는 거
보면 참 좋겠다 그제?
민경 죄송합니다. 어제 밤샘을 해서..
수간호사 밤샘 안하는 간호사 있나?
민경 (씩씩하게) 네, 잘못했습니다!

수간호사, 흘기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면
민경, 늘어지게 하품하며 기지개 켜다가
재수와 눈 마주친다.
민경, 얼른 팔 내리고 민망한 듯 재수를
향해 히죽 웃어보인다.

재수 얼굴..자국 났는데..
민경 잉? 그래요?
(하며 서랍 쓱 열고 거울 꺼내 얼굴 확인한다)
없어지겠죠 뭐.
재수 못 보던 분이네..
민경 그쵸. 며칠 전에 새루 왔어요. 우민경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한재수선생님.
재수 나..알아요?
민경 쫌 알죠.
재수 ?
민경 누가 얘기해주더라구요.
재수 누가? 누가요? 누가 무슨 얘길 해줘요?
민경 누가요. (하며 서양사람처럼 어깨 으쓱~ 한다)
재수 ?
민경 커피 한 잔 사주시면 말씀드리~죠.
재수 ??
민경 (훅- 한숨쉬고) 장난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재수 음.. 저 음악..민..우..
민경 민경이요. 우민경.
재수 아. 네. 저 음악 우간호사가 틀어논 거예요?
민경 짐노페디 아세요? 사티. 에릭 사티.
재수 (끄덕)
민경 우아~ 아시는구나! 그럼 이 곡을 코피 터지게
연습해서 들려줄 연인두 있어요?
재수 ?
민경 영화 <백한번째프로포즈> 못보셨구나~ 거기서
문성근이 김희애한테 잘 잘 보일라구 이걸
밤새도록 연습해서 더듬더듬 들려주잖아요.
재수 아. 그래요?
민경 드릴까요?
재수 예?
민경 씨디 없으면 제꺼 드릴까요?
재수 아, 아니에요. (하는데)
수간호사 (사무실 쪽에서 부른다) 우선생. 쫌 봅시다~
민경 네 선생님! (씩씩하게 대답하고 재수에게)
호출인데요?

민경, 히죽 웃어보이고 사무실로 쪼르르 들어간다.
재수, 민경이 정신없다.

재수(E) 아줌마, 이거 얼마에요?

#48 수아 가게 (낮)
재수, 씨디꽂이 앞에서 사티의 씨디를 찾아들고
수아에게 보여준다.

수아 만 사천원.
재수 에이 아줌마, 좀 깎아줘요~
수아 안 돼.
재수 천 원두 안 깎아줘요? 백 원두?
수아 (피식 웃어버리는) 피곤해보인다.
얼른 가라.
재수 오픈데 뭐. 낼 아침까진 죽도록 잘 수
있어, 괜찮아.(하면서 하품)
수아 괜찮긴..하품하면서.
재수 누나, 나 거기 누나 자리에서 잠깐
엎드려서 자면 안돼요?
수아 집에 가서 자-
재수 집까진 너무 멀구..귀찮다..(하며 또 하품)
수아 (보다가, 서랍에서 열쇠 꺼내 재수에게 주며)
그럼 내 방 가서 눈 좀 붙이다 나와.
재수 됐어...집에 가서 자지 뭐.
수아 (도로 열쇠 넣으며) 그래, 얼른 가 그럼.
재수 해 본 소린데 한 번은 더 권해야지 바보야!
수아 (보다가 푹, 웃는)

#49 수아 원룸

밖에서 달각달각 열쇠로 문 여는 소리.
잠시 후 문 열리고 재수 들어와 열쇠는
신발장 위에 놓고 문 잠그고 신발 벗고 올라온다.

시간경과.
변기 물 내려지는 소리.
잠시 후 욕실에서 재수, 물기 묻은 손을 바지에다
대충 닦으며 쩍쩍 하품하며 침대쪽으로 온다.
침대 머리맡에 핸드폰 꺼내 두고, 침대에 누우려다
잠시 망설이는 재수.
잠깐 생각하더니 침대 위에서 베개와 이불을
끌어내 바닥에 눕는다.
눈 까물까물해지며 잠 드는 재수.

시간경과.
오후. 점점 어두워지는 시간이다.
재수 눈 뜬다.
기지개 켜며 일어나는 재수, 베개랑 이불을 침대
위에 올려놓고 침대에 걸터앉는다.
잘 정리된 실내를 눈으로 휘둘러보는 재수.
침대 머리맡에 작은 서랍 달려있다.
재수, 그저 슬쩍 열었다가 닫는다.
그러다 뭘 봤는지 다시 조심스럽게 서랍 여는 재수.

서랍 안.
8회에서 재수가 줬던 구형 탱크 삐삐 들어있다.
재수, 삐삐 꺼내 들고 본다.

재수 .....

재수, 머리맡에 두었던 자기의 핸드폰
집어 비교해본다.
핸드폰과 삐삐 크기 막상막하.

재수, 혹시나 해서 서랍 다시 들여다보면
한뭉치의 영수증 들어있다.
꺼내서 보면,
삐삐 요금을 낸 영수증 몇 년치가 한 달도
안빼놓고 철해져있다.

재수 .....

재수, 삐삐의 배터리 넣는 마개 열어본다.
배터리 없다.
재수, 고개 들어 여기저기 둘러본다.

수아의 포터블씨디플레이어에서
배터리 꺼내는 재수.
그 배터리를 삐삐에 넣는 재수.
재수, 핸드폰 열어 번호 누른다.
잠시 기다렸다 또 번호 누르고 핸드폰 닫는다.
번호 누르고, 기다렸다 또 번호 누르고
수화기 내려놓는다.
잠시 후
요란한 삐삐소리와 함께 삐삐에 불 들어온다.
그 삐삐소리 들으며

재수 .....

시간경과.
어둑어둑해진 실내, 삐삐랑 핸드폰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침대 위에 고개 푹 숙이고 앉아있는

재수 .....

수아네 집 전화벨 울린다.
재수, 고개 들어서 전화기쪽으로 오는데,
눈물이 양볼로 주르륵 타고 내리고 있다.
눈물 쓱쓱 닦아내고 전화받는

재수 여보세요?
수아(F) 자는 거 깨웠니?
재수 ...아니...
수아(F) 배 안 고프니?
재수 ...배...배고파요...누나...

#50 칼국수집(밤)

재수와 수아, 칼국수 먹고 있다.

재수 옛날에, 누나랑 경호랑 둘이서 살 때,
누나가 경호 해물칼국수 해줄라구
자갈치시장에서 해물 샀잖아.
그거 내가 자전거루 실어다 주구..
수아 ...어
재수 우아..이제야 말이지만 나 그떄
진짜 속상했다.
수아 ...왜?
재수 나두 칼국수 잘먹는데 나한텐 한번두
칼국수 안만들어주구..
배달까지 해줬는데두 먹구 가란 소리두
안하구...(째리는)

수아, 자기 칼국수 속의 조개 같은 것 젓가락으로
주워서 재수 그릇에 놓아준다.
재수, 그런 수아를 보다가 수아가 놓아준 하물
마구 퍼먹는다.

수아 천천히 먹어..
재수 끝내 안하는군.
수아 어?
재수 칼국수 해준단 소리..
수아 ...해줄게.
재수 ...진짜지?
수어 어. 해줄게.
재수 안해주기만 했단봐라
수아 해준다구. 해줄게.
재수 백 그릇 먹을거야. 아니 이백 그릇.
수아 ...뭐?
재수 그떄 못 먹은 거까지 다 합쳐서,
먹구 싶었던 숫자만큼 다 합쳐서!
수아 (처음으로 꺄륵~ 하고 소리내 웃고)
재수 (보면)...웃을 줄두 아네?
수아 ....
재수 ....( 보다가 칼국수 막 퍼먹늗다)
수아 ....

#51 수아 집 앞 (밤)

재수아 수아 현관 앞에 걸어와 선다.

수아 혼자 온다니까..피곤한 애가..
재수 (수아에게서 받았던 집 열쇠
주머니에서 꺼내주며)잘 자.
수아 (받고) 그래. 잘 가라. 앞으루 피곤한 날은
가게 들리지 말구 그냥 집에 곧장 가서 자.
재수 ...그래..그래야겠어...너무 힘이 든다...
수아 갈게.
재수 너무..힘이 든다구..
수아 저런. 어쩌니? 택시 잡아줄까?
재수 바보.... 들어가 얼른.
수아 너두 얼른 가.
재수 (끄덕)
수아 (가는)
재수 (보는)...

재수, 수아 들어가고도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잠시 후 수아 집에 불 켜진다.

재수 ......

재수, 핸드폰 뚜껑 열고 번호 누른다.
호출은 1번, 음성녹음은 2번..안내멘트 나오고,
재수 음성녹음한다.

재수 (수아 창 올려다보며) 누나...이 바보야..
울리지두 않는 삐삐를..십 년이나
기다렸니...? 누나인 척 점잖게 십
년동안이나?...이수아...우리 도망갈까?...
도망칠까 우리? 알래스카 얼음산이나
아프리카 정글 같은 데 어디, 우리 같이
가여운 애들 숨을 만한 데 어디,
찾아서...갈까?

재수, 전화기 뚜껑 닫으며 팔 축 늘어뜨린다.
잠시 후.
베란다 커튼 조금 걷히고 수아의 몸이 반쯤
나타나 재수쪽을 내려다본다.

재수 ...보지 마...

수아 사라진다.

재수 ...오지 마...

잠시 후, 건물 계단쪽 센서등이 위에서부터
차례로 켜졌다 꺼진다.
수아, 현관으로 나타난다.
재수, 미동도 않고 서 있다.
수아, 재수 앞에 선다.
재수, 고개 들어 수아 본다.
수아, 눈물 고이고 어쩌면 재수를 안을 수도 있는데,
재수의 손이 먼저 수아의 어깨로 뻗어진다.
수아, 흠칫 놀라며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재수의
뺨을 힘껏 철썩!
수아, 재수를 노려보다 눈물 주룩 흘러내리고

재수 알았어...
수아 ...
재수 알았다구...
수아 ...
재수 ...엄마 뱃속으루...도로 들어가구 싶어..
수아 ...(끄덕)
재수 ...우리 각자..낳아준 엄마들 뱃속으루
도로 들어가자...
수아 ...그러자...
재수 들어가서...다시는 태어나지 말자 우리...
수아 ...그러자...
재수 벌레로도 먼지로도 태어나지 말자..
수아 ...그러자...

재수, 그대로 터벅터벅 등을 보이며 골목을 걸어간다.
수아 그대로 서있고...

#52 수아 방 (밤)

수아 들어와서 침대에 꼬부리고 눕는다.
뱃속 태아처럼 한껏 꼬부린다...
그 위로

어린재수(E) 누나. 수아누나. 너도밤나무가
가짜 밤나무야? 가짠데, 나두
밤나무다! 나두 밤나무라구!! 하니까

#53 폐가 (밤)

큰 재수 서 있는 위로

어린재수(E) (연결) 밤나무가 됐잖아!! 나, 누나
가짜동생은 가짜동생이지만, 나두
동생이다! 나두 경호처럼 수아누나
동생이다!! 소리치면.. 안돼요?
...누나, 나두 소리치면 누나 동생
시켜줄래요?[4회]
재수 옆에 자전거 있다

#54 도로 (밤)

자전거 타고 질주하는

재수 (목이 터져라,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나는 밤나무가 아니다!! 나는 밤나무가
아니다!! 나는 밤나무가 아니다!!
나는 밤나무가 아니다!!

#55 파출소 안(밤)

ꡒ나는 밤나무가 아니다!! 나는 밤나무가 아니다!!ꡓ
외치는 소리에 나가보는 당직 순경

#56 파출소 앞(밤)

순경 나오면, 재수, 자전거 위에서 밤나무 아니다를
외치며 언덕길을 주르르륵 미끄러져내려온다.
순경 어어어어~ 하면
재수의 자전거 언덕길 아래의 파출소쪽으로
전속력으로 굴러오고
순경 미처 피하지 못해 눈 질끈 감으면
와장창창 소리
순경 눈 뜨면
순찰오토바이에 부딪혀 멈춰선 재수의 자전거.
재수, 파출소 앞 화단쪽에 넘어져있다.
순경, 오토바이와 재수를 번갈아보다가
재수에게 달려가 일으키려 한다.

순경 보소, 개안으십니까! (하는데)
재수 아니야! 아니라니까 새끼들아!!
(하며 순경을 퍽 밀친다)

#57 레코드 가게 앞

-오과장 가게 앞에서 갸웃한다. 셔트내려져 있다.

#58 의국앞 복도

민경 포장한 씨디를 뒤에 감추고 의국문을
똑똑 두들기고 문연다.

민경 저기, 한재수 선생님 어디계세요?
동료 안나왔는데요
민경 ?

#59 수아 원룸 (밤)

컴컴하고, 어항의 형광불빛.
어항 속의 물고기들 움직임 느리고.

#60 수아 문 앞(다른 날 밤)

주희, ꡒ언니야!ꡓ 소리치며 벨 누르고
탕탕 두들기고 한다.
반응 없자 주희, 어깨에 걸친 쌕을 잡아당겨
옆지퍼 열고 손 넣어 뒤지지만 급한 마음에
손에 열쇠가 안잡힌다.
쌕을 어깨에서 내려 쌕 뚜껑 여는데 열린
옆지퍼로 가방 안에 들어있던 온갖 잡동사니들
(책, 공책, 필통 따로 연필 따로, 점심 먹은
빈 도시락통과 반찬동과 포크, 판타지소설,
만화책 몇 권, 재수와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
채점한 문제지-거의 다 틀렸다- 등등...)
우르르 쏟아진다.
그 속에서 열쇠 찾아내 문 여는 주희.
주희, 쏟아진 것 가방 속에 대충 쑤셔넣고
지퍼 닫지도 않고 안으로 들어간다.

#61 수아 원룸 안 (밤)

주희 들어온다.
어항 형광불빛으로 보이는 물고기,
잠자듯 움직임이 없다.
주희, 컴컴한 실내로 들어서서 침대 쪽으로 가는데
발밑에 물컹 걸린다.
주희 보면, 수아가 새우처럼 꼬부리고 쓰러져있다.

주희 언니야!! (가방 다시 와르르 쏟아내며
수아에게 가는)..

#62 수아 집 앞 (밤)

<하얀손베이커리> 봉고차 대어져있고.
집안에서 사색이 된 억관이 수아를 업고
뛰어내려온다.
주희 계속 핸드폰 귀에 대고 뒤따라나오다

주희 (핸드폰 닫고) 아빠, 오빠야 전화
안받는다, 그래도 일단
오빠한테로 가자..

#63 달리는 봉고차 안 (밤)

억관 운전하고
뒷자리에 수아,
모포에 감싸여 주희에게 안겨 있다.
수아, 힘들게 입술을 열어 달싹거리면 주희,
가까이로 귀를 가져간다.

주희 (듣고 나서) 아빠! 오빠야네 병원
싫단다! 구민병원으로 가자칸다!!

억관, 핸들 팍 꺾어 중앙선 넘어 돌아간다.
차들이 빵빵대고 난리다.

주희 언니야 이래 아플 때까지 와 말을
안했노, 열이 펄펄 끓는다아이가..
억관 그러니까 맨날 딜따보라 안했나..
맨날맨날 가보라 안했나 내가..
주희 언니야..언니야... 쪼매만 참아라..
병원 다 왔다...

수아의 감은 눈가로 눈물 길게 흘러내리고

#64. 구민병원(밤)

수아, 바퀴달린 침대에 얹혀져 가고 있다.
주희와 억관 정신없이 따라가고.
우원장과 늙은 간호사가 뒤따라 간다.
침대 위에 혼절한 듯 누워있는 수아의
눈꼬리로 길게 눈물 흐른다.

수아(E) 엄마 우리 어떻게 해요,
우리 어떻게 돼?

#65. 경찰서 유치장 (아침)

유치장 문 열기고 재수 나온다.
양복 마구 헤쳐져 있고 얼굴과 손 여기저기
피가 말라 엉겨붙어 있는 초췌한 몰골로.

#66. 경찰서 앞
재수 비틀비틀 걸어서 경찰서 문을 나선다.
그런 재수 앞으로 알짱히 나서는 민경.

민경 선생님!
재수 (참견하고 싶은 상태 아님..
그냥 비틀거리며 가는데)
민경 (따라붙는) 선생님.
이수아씨 알아요?
재수 (서서 보는)...?
민경 남매라면서요? 선생님은 한씨구
이수아씬 이씬데 어떻게 남매예요?
의붓남맨가요? 아으˜
도대체 궁금한거 투성이네...

재수, 네가 이수아를 어찌
아느냐는 얼굴에서 엔딩.

제목 피아노 대본 10회
#1. 경찰서 앞 (아침)

재수 눈이 퀭해져서 나온다.
그런 재수 앞으로 민경이 나타난다.

재수 ...?
민경 안녕하세요? 아..여기서 나오는
거니까 안녕하지가 못한 거죠?
재수 ...
민경 저 모르세요? 우민경이에요.
우민경 간호사요.
재수 ...네..
민경 왜 인턴 이년찬가 레지던트 일년
차때 종종 일 힘들다구 말없이
사라지는 의사들 있다면서요?
통과의례려니 하구 돌아오면 아무
것두 안묻구 받아주구...병원에선
다들 그렇게 알구 있었구, 그렇게
잘 넘어갈 뻔했는데요,, 글쎄
한선생님 구류 살린 그 판사하구
외과 과장님하구 그저께 동창회에서
만나는 바람에 얘기가 나왔대요.
야, 느그 벵원 으사 고성방가에
기물파손으로 즉심 넘어왔다아이가!
...그 있잖아요 왜, 학교 다닐
때부터 라이벌, 뭐든지 비교당하는
앙숙들..
재수 (귀에 안들린다, 휘적휘적
걸어가기만 한다)
민경 (같이 걸으며) 근데 궁금한 게 있
는데요, 이수아씨하구 남매지간이라
면서요?
재수 (보는)..
민경 이상해라..한재수 선생님은 한씨구
이수아씬 이씬데 어떻게 남매에요?
이복남맨가요? 아이 참 궁금한
거투성이네..
재수 ....이수아..어떻게 알아요?
민경 쫌 알죠.
재수 어떻게요?
민경 누가 얘기해주더라구요.
재수 (뭐라 하려는데)
민경 (재수 흉내-9회처럼) 누가? 누가요?
누가 무슨 얘길 해줘요?(해놓고)
커피 한 잔 사주시면 말씀드리~죠.
재수 ....
민경 으..너무 무섭게 쳐다보신다..
죄송해요, 장난쳐서.구민병원 잘
아시죠? 이수아씨가 아파서 거기
입원했는데
재수 어떻게....아파요...?
민경 뭐, 패닉 상태였어요. 검사해봤는데
특별한 문젠 없구 오실로스코핑 체크
에서두 정상...(하는데)

재수, 휭하니 달려가서 택시 잡아타고 가버린다.

민경 (그 모습 보며)...이었어요...휘유우
...인맥을 동원한 친근감 형성..
이것두 잘 안먹히네...

해놓고 민경, 아참! 한다.
민경, 가방 열어본다, 그 안에 비닐에
싼 두부 들어있다.
아쉬운 듯 재수가 간 쪽을 다시 보는 민경.

#2 구민병원 원장실

우원장 태언했다 수아...니 아부지캉 주희캉
같이 집에 가자꼬 그래 애원해도
고집부리고 즈그 집으로 혼자 가드라.
몬 충격을 받았는공 메칠동안 암것도
안묵어가 고열에 탈수증세가 심하드라.
재수 ...개않은 깁니꺼..태언해도..
우원장 개안타 고마! 포도당에 알부민 짬뽕해가
수아 정맥에 멫 벵 쌔리찔러 주고,
메칠 푹 재았다. 개안을끼다. 민갱이가
말 안하드나? 니한테 간다카든데.
재수 ....
우원장 느그 병원 우간호사 말이다..
내 손녀딸이다. 서울서 학교 졸업
맞고 내한테 내리와가 있다.
재수 ....(딴 생각)...예.
우원장 재수야..
재수 예..
우원장 니 눈에 그기 모꼬?
재수 예?
우원장 눈에 근심이 가득하네...
재수 ...
우원장 니 으사다. 으사 눈에 그래 울이
가득차 있이모 환자들이 불안해가
우예 니를 믿고 빙을 고치달라카겠노..
재수 ...
우원장 무신 일이냐꼬 물어도 대답 안할
테이까네 묻진 않겠지만도..
실컷 울어라, 배고플 때까지 울어라.
다 울모, 매분 꼬치장에다가 밥 한
그륵 썩썩 비베묵고, 끄어어억~ 트름
한번 빡시게 한 다음에 툭툭 털어내는
기다. 한바탕 눈물 빼고 털어내는 기다.
재수 그라모 털어내집니꺼..?
우원장 하모.
재수 그래 해보싰십니꺼?
우원장 하모.
재수 아이면 책임지실랍니꺼..?(그렁)
우원장 모꼬, 여서 울라꼬?
재수 암만캐도..여서 터질 거 같십니더..
으사 체면에 으데 밖에서 울겠능
교.. 샘님이 책임지이소..
우원장 일마가 이기 으데 아침 댓바람부터
생떼를 쓰노..(하면서도 문으로
가서 문 빼꼼 열고 밖을 향해)
환자 아이고는 내 찾지 말그래이!
(하고 문 닫는다)
재수 ...
우원장 운다매? 빽뮤직도 깔아주까?

우원장 오디오 작동시킨다.
간드러지는 ꡒ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ꡓ 튀어나온다.
재수, 이미 울면서 픽 하고 웃는다.
우원장, 피아노 음악으로 갈아끼운다.

우원장 부모님 세상 뜨실 때 흘릴 눈물만
빼놓고 다 뽑아삐라,
주욱죽 뽑아삐라~

피아노음악 흐르고
재수, 오랫동안 운다.

#3 수아집 안 (오후)

(M) 앞씬의 음악
어항 속의 물고기가 배를 뒤집고 떠올라있다.
수아, 침대 위에 멍하게 앉아있다.
방바닥 저만치에 놓여있는 시커먼 삐삐.
수아, 삐삐 바라보다 일어나서 어항으로 간다.

#4 화장실

수아, 변기에 어항 뒤집어 내용물
쏟아붓고 물 내린다.

#5 수아집 안

수아, 빈 어항 들고 나와서 제자리에
놓고 청소도구 찾아내는데,
발 밑에 걸리는 삐삐.
수아, 삐삐 보고 집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단 놔두고 청소하기 시작한다.
조그만 스티커 사진 떨어져 있다.
수아, 집어서 본다.
재수와 주희가 가발 쓰고 찍은 스티커사진이다.

어린재수(E) 우리 동생이야..누나.

#6 신생아실 앞 복도 (밤/회상/4회 S#14)

신생아실 앞의 어린 재수와 수아.

재수 (아기를 정신없이 보며) 쟤를
생각하니까 잠이 안 와. 너무
보구 싶어서 또 왔어. 누나두야?
수아 ....

재수와 수아의 아기. 그 위에

(E) 초인종

#7 수아집

수아 문 열어주면
주희 걱정스런 얼굴로 서 있다.

수아 ...
주희 언니야...
수아 ...

주희 들어와서 가방 던지고 수아를 끌어안는다.
키 큰 주희에게 안겨있는 수아, 막대기 같다.

주희 (안은 채) 개않나..? 걱정이 대가
학교에 있는 기 바늘방석이드라.
한 시간 남았는데 몰래 담치기 했다...
(떨어져서 수아의 어깨 위에 양 손을
얹은 채 보며)혼자 있어도 개않은
기가? 언니 니 와 이래 고집이 씨노?
같이 있자아, 어?
수아 (주희를 보는)...
주희 어?
수아 ...
주희 어?
수아 ...
주희 고집재이!
수아 ... 교복 벗어...
주희 ... 어?

주희, 담치기 해서 치맛단이 너풀너풀
뜯어져있고 교복 더럽다.

#8 같은 곳(밤)

삐- 소리나고 잠시 후
수아,
빨아진 주희의 교복을 바구니에 담아서
다용도실에서 나와 베란다로 간다.
주희,
수아의 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다.

#9 베란다(밤)

수아 나와서 주희의 젖은 블라우스를 턴다.
늘 재수가 서 있곤 하던 가로등 아래를
내려다보는 수아. 그 자리 비었다.

수아 ....

수아, 생각을 털어내듯 교복을 털어서
빨래 건조대에 넌다.
블라우스 널고, 스커트 널고, 저고리 널고,
돌아서는 수아.
수아, 돌아서다 말고 멈칫한다.
수아, 조심스럽게 다시 내려다본다.
재수가 서서 올려다보고 있다.

수아 ....

#10 수아 집 앞(밤)

수염 꺼뭇하게 자라난
얼굴로 수아를 올려다보는

재수 ....

수아, 등 돌려 안으로 사라진다.
재수, 널어진 주희의 교복을 본다.
재수, 터벅터벅 걸어간다.
잠시 후 현관 쪽이 퉁탕퉁탕하고
주희 ꡒ오빠 왔나!ꡓ 하면서 뛰어내려온다.
재수 없다.
수아 내려다보고 있다.

주희 (수아 보며) 없네!...(골목 보며)
재수 없는 기네..푸핫!
(다시 수아 보며)
언니 니가 잘몬밨나비다!
수아 ...

#11 도시의 밤거리(밤)

걷는 재수.

주희 (E) :

#12. 수아방

주희 언니야 입원해 있는 동안 아빠도
사흘밤낮 까부라짔다.. 잠도 안자고,
묵지도 몬하고.. 언니야를 혼자 아
푸게 했다꼬... 그래 아푸도록 모르
고 있었다꼬, 다 아빠 죄라꼬 하문서...
수아 ....
주희 솔직히... 언니야... 너무 오랫동안
화가 나 있는 거 아이가. 아빠가 몬
잘못을 그래 크게 했는가는 몰라도..
너무 오랫동안 아빠를 미워하는거
아이가...

주희, 부스스 일어나 병실 밖으로 나간다.
(기타 감정들)

-F.O-

#13 <하얀손 베이커리> 안 사무실

백화점 관계자(남자, 30대 후반),
납품 계약서에 도장 찍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 11회에 한 번 더 나올
예정입니다. 한두 마디 대사가 있을 수도..)
그 앞에 앉아있던 학수와 억관,
흐뭇하게 서로를 본다.
관계자, 학수와 억관에게 차례로 악수 청한다.

학수 그라모 월료일부터 납품해디리겠심다.
억관 매일 아침 갓 구버낸 신슨한 빵을
곧장 갖다디리지예.

억관, 관계자를 문까지 배웅하면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재소자출신 아이들.
조직처럼 구십도로 관계자에게 인사한다.
관계자 사라지면 아이들 다시 학수와
억관에게 예를 갖추고 문을 닫아주는데
그 문 다시열리고 .

인순 (억관에게) 쫌 나와바라!
억관 지예?
인순 그래 퍼뜩 나와바라!

#14 매장 안

억관, 사무실에서 매장으로 나온다.
억관 나오다 놀란다.
수아 쇼핑백 같은 것 하나 들고 서 있다.

억관 수아야..!
수아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한다)
억관 수아야..니가 여길 다 오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수아 (애써 웃어보이려 하나
어색하다)..그냥요.
억관 ?
수아 ...승진하신 거 축하드려요.
억관 (뭔지 모르지만 감격)..수아야..
수아 ..며칠 쉬었어요..오늘까지만 쉬구,
내일부터 가게 문 다시 열어요.
억관 그..그래?
수아 저 아플 때... 주희랑 같이
고생 많이 하셨어요.
억관 ...(아직도 모르겠다)
수아 퇴원할 땐 정신이 없어서
말씀 못드렸어요...고맙습니다.

억관도 놀라고 인순도 놀라고,
뒤따라나온 학수도 어리벙벙하다.
모두 잠깐동안 말을 잃었다.
동창회하는 아줌마 손님들 대여섯 명 들어온다.

수아 나중에 다시 들릴게요.
가보겠습니다. (해놓고 억관에게)
잠깐만 뵈요.
억관 어?

수아, 뒤에 서 있는 학수들에게 숙여
인사하고 나가며 억관을 본다.
억관, 멍하게 서 있다.
인순, 어서 따라 나가보라고 억관을 쿡 찌른다.

#15 <하얀손 베이커리> 앞길

수아, 억관에게 쇼핑백 내민다.
억관, 뭔가 하며 받는다.

수아 가디건이에요.
억관 어? 가디?
수아 입으세요.
억관 어?
수아 너무 크거나 작으면
바꿔다 드릴게요.
억관 수아야..
수아 가볼게요.
억관 ....

수아 간다.
억관, 쇼핑백 들고 서서 수아
가는 모습 멍하게 본다.

#16 매장 안

억관, 수아가 준 가디건 입고 주방에서
빵바구니 들고 나와 쇼케이스에 놓고
다시 들어간다. 억관 아직 멍하다.
인순과 학수가 바라보다가

학수 와 저럴꼬..
인순 수아가 저 옷 사왔다 안캅니까..
절대 치다볼라꼬도 안하고 독기
만 풀풀 뿜어내던 아가 그래 구
순하게 굴었으이 얼이 나가삔
기지예.
학수 우데? 아이다. 십 년 전에 재수가
수아 구해내고 그칸 담부터는 수아
그아, 그래 독하게 안굴었다.
인순 모르는 소리 마이소. 독한 말만
안한 기제 지대로 치다보는 건
몬밨십니다.
학수 글나?
인순 오늘도 눈은 지대로 안맞춥디다.
학수 그랬나?
인순 우야든동 우리가 기도 열심히
해가 조금씩조금씩 은혜를 주시고
있십니다.
학수 은혜도 은혜지만 윽가이 절마가
공딜인 기 이제사 빛을 보는 기라.
인순 그기 바로 은혜지 몹니꺼. 할렐루야.
학수 누가 은혜 아이라카드노? 은혜는
그저 끈 같은 근기라.
인순 그기 몬데예?
학수 손으로 끈을 붙잡고, 발버둥은
지발로 치는 기라. 끈만 붙잡고 발버
둥 안치모 운젠가는 놓치고 떨어지게
대 있는 기라. 윽가이 절마 발버둥이
보통 발버둥이가.
인순 무신 말을 그래 합니꺼! 발버둥치게
하는 힘은 누가 주싰는데예!!
학수 댔다 고마 니 말이 승갱(성경)이다!
인순 우예 또 지 말이 승갱입니꺼!
티끌 같은 존재가 무신 승갱!
학수 알았다 알았다 잘몬했다 고마.
....참 니 윽가이한테 말 했나?
인순 아직 몬했십니다.
학수 와 아직 몬했노?
인순 저런데 무신 말이 귀에 들오겠능교?

#17 공장

서너 쌍의 손이 손등을 보이며 쫙 펼쳐져있다.
재소자 아이들 손등 쫙 펼치고 대호에게
청결검사 받고 있다.

대호 (잣대 들고 톡톡 때려가며) 니 연탄
날랐나? 시꺼문 손을 갖고는 하얀손
베카리가 아이라 깜장손베카리제,
쑤세미로 빡빡 문질러 빗기내고 와라!
(다음 아이에게)니는 손톱 속에 모를
이래 잔뜩 끼아났나? 니 머리 사흘
안 감고 가려버가 손톱으로
빡빡 끍었제?
아이 (도리도리)
대호 아이야? 아이라꼬? 아이모 퍼뜩 니
손톱으로 니 이빨에 낀 꼬치까리 끍어
내바 퍼뜩! 학 이기 우데서 구라를 치!
(다음 아이 훑어보다)..니 인상이 와
그라는데? 와 째리? 손님들이 니 인상
보고 빵 사고 싶겠나! 인상 펠치!
아이 행임예, 지 인상이 선천적으로
더러버예.(울먹)
대호 하-------- 팍 쌔리직이삐까 이거..
선천쩍으로 더러브모 후천쩍으로
씻어주모 댈 끼 아이가! 백구야, 니
이 아한테 온몸으로 시범을 보이 바라!

저쪽에서 일하던 백구, 아이들 쪽을 향해 입을
찢을 수 있을 만큼 찢어 짐캐리처럼 웃어보인다.
아이들, 놀라서 입을 쩍 벌린다

대호 바로 이런 밝은 표정으로 고객들을
맞이해야 댄다 이 말이다 내 말은!

하는데,억관 들어와 괜히 대호와 백구 앞을
한 바퀴 삥 돌고 다시 나간다. 아이들 시선
일제히 억관의 움직임을 따라가는데
억관 다시 들어와서 대호 백구 앞에 서서
가디건 소매를 쓱 쓸어내린다.

대호 행님, 와 그랍니꺼?
억관 수아!
대호백구 예?
억관 수아!

억관, 재소자 아이들에게도
ꡒ수아!ꡓ 하면서 다시 나간다.

#18 매장

억관 나와서 매장 안을 두어 바퀴 돈다.
학수와 인순이 바라본다.
억관 학수와 인순에게 간다.
학수와 인순 억관을 바라본다.
억관, 두 사람 앞에 서서 소매를 쓸어내린다.
자꾸자꾸 쓸어내린다.

학수 니 개안나?
인순 다 니가 끈을 잘 붙잡고 발버둥을
잘 치가 그란 기다,
발버둥은 윽가이 니 공이다.
학수 (인순을 보는)
인순 (학수가 보는 걸 모르쇠하며)
끈을 더욱 더 단디 붙잡아야 한데이.
학수 사람이 모 그래 이랬다 저랬다하노.
헷갈리구로.
인순 인간이 원래 그래 미숙하고 헷갈리는
존잽니더, 그라이 끈이 필요한 깁니더.
학수 ?
인순 니 와 그라노?
학수 니? 니 누보고 니라카노!!
인순, 억관을 보고 있다.
학수, 그제서야 억관을 보면
억관, 소매를 계속 쓸어내리며 입술을 뿌-
오무리고 눈가를 파들파들 떨고 있다.

학수 윽가이! 와카노 니?

억관, 입술을 잔뜩 오무리고 터지는 눈물을
참다가 마침내 ꡒ행님- 누부요-ꡓ 하며
울음 터뜨린다.

학수 윽가이!
인순 와 그라노 니! 으데 아푸나?
억관 행님, 누부요,
수아가 지 옷 사왔심데이.
수아가 옷가게에 가가,
수아가 이 가디 저 가디 고르고,
수아가 이 가디 쫌 싸주이소 말하고,
수아가 이기 얼맵니꺼 묻고,
수아가 돈 내고,
수아가 봉투 들고,
수아가 내한테 와가,
수아가 내한테 줬십니데이,
수아가 했심데이,
수아가 내한테 줬심데이...

억관, 학수와 인순 앞에서 소매를
계속 쓸어내리며 운다.
대호와 백구 억관이 궁금해서 나온다.
억관, 대호와 백구를 향해 돌아선다.
대호와 백구, 울고 있는 억관을 의아하게 보는데

억관 대호야, 백구야,
이 옷 수아가 사왔다,
수아가 옷가게에 가가,
수아가 이 가디 저 가디 고르고,
수아가 이 가디 쫌 싸주이소 말하고...

억관, 했던 얘기 또 하며 소매를
계속 쓸어내린다...

#19 <하얀손베이커리> 앞 (밤)

억관, 가디건바람으로 퇴근해 나온다.
인순, 억관의 겨울점퍼 들고 쫓아나온다.

인순 윽가이. 니 옷 안입고 가나!
억관 (돌아보며) 가디 입었으예!
개안아예!
인순 (와서 입혀주며) 춥다! 감기 든다!
억관 (다시 벗어서 인순에게 주며)
가디를 입었는데 무신 감기가 듭니꺼!
누부 입으이소 마!

억관, 그대로 날 듯이 걸어간다.
인순, 어이없어 바라본다.

#20 옛집 앞(밤)

억관, 옛집에게 가디건 입은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팔을 쫙 벌려 보여주고,
허리에 한 손 척 걸치고 보여주고,
한 바퀴 삥 돌아 보여주고,
가디건을 벗어서 어깨에 척 걸치며 보여주고,
그러다 추워서 이빨을 드드드드 부딪치는 억관.

#21 억관의 집 외경(밤)

인서트

#22 억관의 방(밤)

가족 사진.
수아, 걸레를 들고 그 앞에 서 있다.
사진 속의 억관 얼굴, 혜림얼굴, 어린
형제들의 얼굴들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수아.
카메라 어린 재수 얼굴 위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시 혜림 얼굴 위로 옮아가면

수아 (낮게).. 엄마가 만들어논 일..
속이 시원해요?....해볼게..
해본다구. 해보겠다구 한번!
죽을 거 같이 힘든데 죽진
못하겠으니까..해보겠다구!

수아, 깨끗이 청소된 방을 나간다.

#23 마루 (밤)

반들반들 청소돼 있다.
수아가 그 마루를 지나 주희 방으로
들어간다.

#24 주희 방(밤)

주희, 깨끗해진 방에 낯선 듯 서 있고
수아 들어온다.

수아 왜 그렇게 서 있어?
주희 내 방 안같다 언니야...
수아 저거 어떡할래? 치우면 안돼?
무섭잖아.

침대 위의 해골과 뼈다귀들.

주희 오빠야가 으대 다닐 때 저글로
공부했다 아이가. 놔둘란다.
무섭긴 모가 무섭노, 언니야 몸
속에도 있고 내 몸 속에도
있는데.(하는데)

밖에서 대문 열리는 소리.
ꡒ주희야ꡓ 부르는 억관의 생기있는 소리.

#25 마루 (밤)

억관, 가디건바람으로 이빨 드드드드
부딪치며 들어오다가 주희 방에서
나오는 수아와 주희를 보고는

억관 (놀란 채로..드드드드...)

#26 억관네 집 앞 골목 (밤)

수아 내려온다.
수아 등 뒤로 억관,
대문 앞에 나와서 계속 보고 서 있다.

억관 (외치는) 수아야- 조심해서 가-
수아 (가며)...
억관 수아야- 또 올 거지-?
수아 (가며)...
억관 수아야- 다음엔 같이 밥
먹을 거지-?
수아 (가며)...
억관 수아야- 다음엔 자구 가-!
수아 ...(낮게, 저만 들리는 소리로)
..그것두..해볼게요...

수아, 모퉁이 돈다.

#27 모퉁이(밤)

수아, 모퉁이 돌아 내려오다 선다.
재수, 올라오고 있다.
재수, 수아를 발견하고 선다.
수아, 결연하게 재수 앞으로 가서 선다.

재수 ...
수아 (누나처럼 말한다) 지금 오니?
배고프겠다. 밥 차려놓구 나왔어.
지금 들어가면 같이 시작할 수
있겠다, 얼른 들어가.
재수 ...
수아 니 방 너무 춥더라. 작은 난로라두
하나 들여놔. 아무리 자주 못들어
와두 들어온 날은 편히 쉬어야지.
재수 ...
수아 스팀 같은 건 오래 켜노면 머리
아프니까, 자주 환기시켜줘야 해.
방 크기에 맞는 걸루..누나가..
사다줄게.
재수 ...
수아 얼른 들어가라..

재수를 뒤로 하고 또박또박 걸어가는 수아.
서 있는 재수.

#28 주희 방(밤)

불 꺼진 방에 주희,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모니터 불빛만 주희 얼굴을 밝힌다.
주희, 무릎에다 손을 마구마구 비비다가
자판 위에 힘겹게 손을 올려놓는다.
한 글자 치고, 또 한 글자 치고...
다다다다다..자판 위를 굴러가는 주희의
손놀림 점점 빨라지고.

#29 재수 방 (밤)

불 꺼져있고, 재수 이부자리 위에 누워있다.

재수 ....

밖에서 억관이 큼, 큼, 한다.

억관(E) 재수얌뫄..자냐?
재수 ....
억관(E) 벌써 자냐?...짜식...재수야..
얼른 집 사야겠어..어떻게어떻게
하면 살 수두 있을 거 같애, 쫌
모자라긴 하는데, 수협 오대리..
아니 오과장 그 사람한테 부탁해서
융자 같은 거 좀 얻구..아무튼
지간에 얼른 그 집 사야겠어...
경호만 찾으면 돼..경호만 찾으면
다 되는거라구 임뫄!
재수 ....

-F.O-

#30 고시원

핸드폰 벨소리 울리고.
경호, 자다가 그 소리에 눈 뜬다.

경호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은지(F) 내다. 니 쫌 나와라.
경호 ?
은지(F) 오분 내로 나와라-. (끊는)
경호 ??

경호, 일어나서 머리맡 장은 창을 통해
내다본다.아래에 은지가 재민을 데리고
와서 서 있다.
경호, 귀찮다.

#31 고시원 앞

경호, 귀찮은 기색 완연해서 내려오면
재민, 환하게 웃으며 경호에게 달려와
바지에 매달린다.
경호 내려다보면
재민, 경호를 올려다보며 씩 웃는다.
경호, 은지를 보면

은지 이 존 일료일날 고시원에 처박히가
있을 끼가.재민이캉 같이 놀로가자.
경호 ..싫다, 바뿌다.
은지 저 쫍아터진 방에서 하루종일 디지
게 잠만 잘 끼문서 모가 바뿌다카노
경호 우야든동 싫다, 와 맘대로 찾아오노.
가그라.
도리도리.
은지 꼬꼬는 재민이가 잘 묵는 닭튀김이다.
그카다가 맨 나중에, 재민아, 그 때
왔던 엄마 친구 보러가까?
그랬드이 그때서야 씩 웃는 기라!
경호 (픽 웃는)
은지 꽁 아이다! 진짜다!

#32 패스트푸드점

재민 닭튀김 먹고 있고 은지가 옆에서
재민에게 닭껍질을 벗겨준다.
경호가 느른하게 앉아 그런 모자를 보고 있는데
경호의 핸드폰 벨 울린다.
경호,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받으려하면
은지, 잽싸게 경호의 핸드폰 나꿔채 배터리
빼서 제 가방에 쑤셔넣는다.
재민, 꺄르르르륵 소리내 웃는다.

경호 모하는 기가!
은지 매너가 있으야 안대겠나, 으이?
전화 받고 토끼불모, 우리 재민이
또 이래 깨르르륵 웃겠나?
그치 재민아?(재민에겐 표준어로)
재민 꺄르르르륵~
경호 (어이없어 보는데,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33. 인력 사무실

사무장 깡패, 수화기 내려놓는다.

깡패 전화기 꺼놨는데 이 자식? 근데
이 놈을 왜 찾아?

그 앞에서 손가락 우두둑 꺾는
독사네 똘마니들 두세 명.

똘마니1 니는 몰라도 댄다. 일마 사는
데가 어디고?

은지(E) (노래)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34 노래방 (밤)

은지, 마이크 붙잡고 재민에게 노래
<마징가제트> 불러주고 있다.
재민, 좋아한다.
은지가 ꡒ나타나면 모두모두 덜덜덜
떠네!ꡓ 하면
재민 꺄르르륵 웃으면서 경호의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묻는다.
경호, 그런 재민을 내려다보면
재민, 편안하게 경호의 무릎에 한쪽
볼을 대고 제 엄마가 노래부르는 걸
보고 있다.
경호, 저도 모르게 그런 재민의 머리를
쓸어준다.
재민, 반짝 고개 들더니 그대로 경호
무릎 위로 기어올라간다.
경호, 그런 재민을 보면
재민, 그런 경호의 목줄기를 껴안고 다시
노래부르는 제 엄마 쪽을 본다.
은지, 노래하면서 그런 두 사람을 본다.

경호 ....

#35 서울거리(밤)

구세군 종소리 딸랑딸랑 돌리고 은지와
경호, 재민의 손을 양 쪽에서 붙잡고 걸
어간다. 재민, 번쩍 들려져서 그네를 타
기도 한다. 경호의 굳었던 얼굴에 슬몃
웃음이 비치기도 한다.

#36 은지 집 앞(밤)

세 사람 온다.

은지 오늘 욕밨다. 고맙다 갱호야.
경호 드가그라. 오늘만 바줬지
담부턴 안바준다.
은지 재민아, 아저씨한테 인사드려야지~

재민, 경호의 손을 붙잡는다.
경호, 그런 재민의 머리통을 꽈악 쥐었다
놓고 가려는데
재민, 경호의 손을 안놓는다.

경호 ?
은지 ?

재민, 경호의 손을 붙잡고 막무가내로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경호, 난감한 얼굴로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간다.

#37 은지의 방 (밤)

재민, 경호의 손을 끌고 제 침대로
와 눕는다.
경호, 엉거주춤 재민 앞에 앉는다.
재민, 경호의 손을 들었다놨다하며
제 가슴을 톡톡 두들긴다.

경호 ?
은지(E) 재워달라카는 기다.

경호 보면, 은지가 문간에 서서 들어오지는
못하고 뻘쭘뻘쭘 서 있다.

은지 토닥토닥해주그라.

경호, 어색하게 재민의 가슴을 토닥토닥해준다.
재민, 흐뭇한 얼굴로 눈 감고 침대 저쪽에 손
을 뻗어 동화책을 집어 경호에게 준다.
이건 또 뭐냐 해서 경호, 은지를 보면
은지, 경호 옆으로 와서 동화책 펼쳐 읽기 시
작한다.
한 대목 읽는데, 재민이 그런 은지를 밀쳐내고
경호에게 동화책을 준다.

은지 (낄낄 웃고) 니 단디 걸렸데이.
퍼뜩 읽어주그라.
(하면서 동화책 펼쳐 경호 앞에 놔준다)
경호 (어쩔 수 없이 토닥토닥하면서
어색하고 서툴게 읽는)
저 너머 초원에 쨍쨍한 햇볕 받으며
엄마 코뿔소와 아기 코뿔소 한 마리..
(하는데)
재민 (손바닥으로 그림책을 땅땅 친다)
경호 ?
은지 엄마 코뿔소를 아빠 코뿔소로
바까 읽어라.
경호 ...(다시)..아빠 코뿔소와 아기
코뿔소 한 마리 있었지.꼭꼭 씹어야지
엄..아빠 코뿔소 얘기하면
재민 (다시 땅땅!)
경호 아빠라캤다!
은지 아빠처럼 읽어라. ꡒ꼭꼭 씹어야지ꡓ
(아빠처럼), 이래 말이다.
경호 (어색하게)..ꡒ꼭꼭 씹어야지ꡓ,
아빠 코뿔소 얘기하면...
재민 (흐뭇하게 잠 들어가는)...

(*동화책:<저 너머 초원에는>, 어린이중앙출판사
- 앞으로 경호가 재민이에게 책장이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읽어주게 될 동화임)

#38 은지네 주방 겸 마루 (밤)

은지와 경호,
찻잔 놓고 마주앉아있는데 어쩐지 어색하다.

경호 갈란다 고마. (일어서면)
은지 그래, 오늘 욕밨다 참말로.
경호 (문쪽으로)
은지 갱호야.
경호 (보면)
은지 자고 갈래?
경호 모라카노 가스나!
은지 미친놈 와 소리를 지르노!누가
내하고 자자카드나! 방 두 개다!
자고 갈 끼면 자고 가고 그냥
갈 끼면 그냥 가그라!

은지, 휑 일어나서 재민이 자는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경호, 어이없다는 듯 그런 은지를 보고는
현관 쪽으로 가다가 또 다른 방문을 본다.
잠깐 망설이는 듯 하더니 그냥 현관
열고 나가는 경호.
은지, 빼꼼 하고 문을 열어본다.
핏! 하고 다시 방문 닫는 은지.
그 때 현관문 다시 열린다.
은지 얼른 방문 열어본다.
들어서는

경호 내 핸드폰 도!
은지 ....

#39 경호 고시원 앞 (밤)

경호 온다.
고시원 근처에 숨어있다가 튀어나오는
독사네 똘마니들.
경호 본능적으로 멈칫한다.
가로등 아래로 모습을 드러내는

똘마니 이갱호 올마이네...
경호 ?

경호 의아해있는데
다른 똘마니가 핸드폰 열어 어디론가
전화한다.

똘마니 내다..부둣가 행마이.(형만이)
경호 ...내하고 볼 일 있어 왔디나?
똘마니 하모!

하며 다른 똘마니 보면, 다른 똘마니,
핸드폰을 이 똘마니에게 넘겨주고

똘마니 (그 핸드폰을 경호에게
넘겨주며) 받아보그라.
경호 ...
똘마니 퍼뜩 받아보그라!
경호 (어쩔 수 없이 받아서 귀에 대면)
독사(F) 내다.. 행님이다..
경호 ....

#40 독사 사무실 (밤)

영탁, 독사 옆에 서 있고,
독사, 느물느물 수화기 귀에 대고 있다.

독사 이기 멫 년마이고...우리 이래
객조해도 대는 기가, 으이?
내 니를 을매나 이삐밨는데,
니 이라모 내가 섭섭타...
말도 엄씨 사라지가 몬 만난지가
구 년이가 십 년이가, 으이?

#41 고시원 앞(밤)

전화 받고 있는 경호

독사(F) 사내자슥이 큰 물에서 함 놀아보는
기도 개않은 기제 싶어 내 니를
안찾았는데.. 듣자하이 이기저기
사채사무실이나 독고다이로 전전
한다매니? 내 그 말 듣고 가심이
억씨로 아푸드라.

#42 독사 사무실 (밤)

독사 우야든동 살아있으이까네 다시
만나게 대고, 이기 다 인연이
라카는 기다. 영탁이 바꿀
테이까네 영탁이하고도
인사하그라.

독사, 영탁에게 수화기 넘겨주고 휘파람
휙휙 불면서 밖으로 나간다.
영탁, 독사가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문
닫히고 나면 그제야 수화기를 귀로
가져간다. 카메라 영탁에게로 점점
가까이 가는 기분으로

영탁 (전화) 갱호가? 나 영탁이다..
그간 우예 지냈노 일마야..
(안타까운)갱호야, 갱호야?
내 말 듣고 있나?....어 그래..
내 말 잘 듣그래이.(더 소리를
낮춰서) 갱호야..니 부산에
내리오는 기 좋겠다..갱호야..
내리왔다가..(다시 문쪽을
보고는 더 소리를 낮춘다),
내리와가 멫 달만 있다가 다시
빠지드라도..올라오는 기 좋겠다..
이유는...니 내리오마 말해주께
...(안타까운)갱호야!

#43 고시원 (밤)

어둔 방 좁은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경호 위로

영탁(E) (낮고 안타까운 목소리) 그 때
석철이 그 일..니 형이 아이고
니가 그랬다는 거..얼마 전에
독사행님이 아싰다...그 때 창고
박씨가 밨다카드라..박씨는 이제껏
그 때 잡히간 기 니 형이 아이라
갱호 니로 알고 있드라...아직은
..내하고 독사행님만 안다..
갱호야..공소시효가 내년이라카대..
내리와가 한 해만 잘 버티다가
그 다음에 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그 때 내가 니 하고 싶은
대로하게 도와주께.....

경호, 고개를 푹 꺾는다.

#44 미용실 앞 (다른 날 밤)

은지, 유니폼 위에 코트 걸치면서
뛰어나와 건너편 골목으로 간다.

#45 이층 까페 (밤)

경호,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은지가 오는 것을 본다.
은지 모습 곧 사라지고.
잠시 후, 까페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은지.

경호 넘어질라. 천천히 댕기라.
은지 (앉으며) 니 그게 무슨 소리고?
경호 숨 좀 돌리라.
은지 운제 내려갈 낀데?
경호 낼 밤에..막기차로 내리간다..
은지 ....진짜가?
경호 더운 밥 묵었다.식은 소리 안한다.
은지 ....와?
경호 일이 그래 댔다...재민이한테
...이거 전해주라꼬.

경호, 의자 옆에 놔뒀던 캔디통
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추파춥스 같은 스틱캔디가 잔뜩 꽂혀있다.

은지 내는...몬한다..
경호 ...?
은지 전해줄 끼면..니가 직접 전해주그라.
경호 ...내가 준비할 것도 있고,
쪼매 바빠가 그란다..
은지 우리 재민이..니 좋아하는데..
우야꼬...
경호 ...

#46 은지 방(밤)

어둡다.
재민이 잠 들어있다.
재민이 옆에 놓여있는 캔디통.

#47 은지네 주방 겸 거실(밤)

경호와 은지, 캔맥주 같은 것
놓고 앉아있다.

은지 ...재수는 으대생이 대고..
내는 대학 몬가 빌빌대는데..
재수가 으대생이 대이까네
우짠지 내가 막 쪼그라드는
거 같은 기라.. 그래도 한동안
쫓아댕깄제..도시락 싸갖고 도
서관 찾아가고..암만 그캐도
책만 파제 내는 치다도 안보드라..
경호 ...
재수(E) 가! 가란 말야 새꺄!
빨리 꺼지라구 새꺄!!(8회)
은지 그 때 재민이아빠 만났다. 재민이
아빠가 하 쫓아댕깄기도 하고,
재수 때문에 쏙이 상하기도 하고..
꼭 홧김은 아니었지만은, 인제
쏙앓이 쫌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긴 있었제...
경호 ....
재수(E) 저 소리 안들려 새꺄!
빨리 꺼져!! (8회)
은지 같이 서울 올라와 자리 잡았는데,
계속 자리가 안잡히니까네
그 사람 점점 개망나니가 대가는
기라..술 묵고, 내 걷어차고..
나중에는 도박도 하고...
도박판에서 돈 잃고, 개평 받은
길로 술 잔뜩 처묵고 빨간 불에
건너다가..가삤다..
경호 ...(보는)..
은지 그래도 우리 재민이..
경호 ...
은지 지 아빠 좋아했다..지 아빠가
아한테는 끔찍했그릉?
경호 ...
은지 지 아빠 죽고 말을 안한다..그
전에는 옹알옹알 혀짧은 소리..
잘 했다..
경호 ...
은지 니 만나고..재민이가 좋아했는데...
경호 ...
은지 꼭 그래 내리가야대겠나...?
경호 ...내리가야댄다...
은지 섭섭네...
경호 ...가께. 인연 있으모 나중에
또 보자.

경호 일어난다.

은지 ...그냥 갈래?
경호 어?
은지 자고 안갈래?
경호 ...
은지 카핫-!! 자고 가라꼬 자빠뜨린
기도 아인데 모 그래 구린 표정
으로 서 있나? 니 맘대로 해라!
가는 기면 잘 가고! 가서 잘
묵고 잘 살고!

은지, 재민이가 자는 방으로 들어간다.
경호, 조금 생각하다가 전등 스위치
눌러 끄고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은지, 재민이 방에서 나온다.
경호가 들어간 방 문 앞에 서는 은지.

은지 ...갱호야!

반응없다.

은지 니 잘 들으래이! 내가 이 문
밀고 드갈끼다! 내 드가는 거
싫으모 오 초 안에 꼭지 눌러
문 걸으라, 알긋나?
일!

#48 그 방 안(밤)

경호 어둡고 습한 얼굴로 앉아있다.
은지가 밖에서 이! 삼! 사! 외친다.
오! 외칠 때 경호, 문고리 홱 돌리고
은지를 푹 끌어들인다.

#49 그 방 안(새벽)

은지 눈 뜬다.
일어나서 보면 옆자리 비어있다.

은지 이래댔는데...안가야 대는거
아이가 니...
경호 (멈칫).....
은지 어? 안 가야 대는거 아이가?
경호 내 한테...내 인생에...
여자엄따.
은지 .....
경호 사람 잘몬밨다 니.

경호, 차게웃고 문 열고 나간다.

은지 .....

#50 미용실

은지, 출근해 들어온다.
동료들이 굿모닝-! 인사하고

#51 탈의실

은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가려다 우뚝 선다.
잠시 그대로 생각하더니 가방
꺼내 핸드폰 펼친다.
은지, 핸드폰 버튼 꼭꼭 누르고 기다린다.

은지 ...아줌마? 저예요. 재민이
좀 바꿔주세요...(사이)
재민아. 엄마야. 재민아.
엄마 너한테 안챙피해.
엄마 너한테 안부끄러워.
알겠니? 니가 아저씨 좋아
하는 것처럼...나두 그래.
알겠어? 알겠지? 지금
끄덕끄덕하구 있지? 알아
들었으면 아줌마 바꿔 재민아.

단호한 은지 얼굴 위로
(E) 기차역사 안 안내멘트, 소음 덮인다.

#52 서울역 경부선 개찰구(밤)

개찰 시작돤다, 사람들 개찰구로
들어가고 역무원, 사람들 다들여보내고
문 걸으려는데 ꡒ잠깐만요!ꡓ 외치며 달려
오는 은지. 은지, 재민의 손을 잡고 표
를 내고 허겁지겁 개찰구안으로 들어간다.
-F.O-

#53 대학병원 외경

인서트

#54 외과과장실

재수, 심기 불편한 얼굴의 과장과 독대하고 있다.

과장 으사가...고성방가에 기물파손으로
즉심 넘어가 법원에나 들락거리고..
멋대로 무단 결근해가 환자도
방치하고....있을 수가 있는 일이가,
한재수선생.
재수 ...죄송합니다.
과장 죄송? 환자를 버려두가 환자 생멩이
위태로바짔이도 죄송합니다 소리가
나오겠나? 으사 자질의 문제
아이가 이거!
재수 ...
과장 한재수 선생.
재수 ...예.
과장 다른 일도 있었는 거 같던데.
재수 ...?
과장 십 년 전에.
재수 ...
과장 머...한선생 잘못이 아이라
카긴카지만도..그래도 으사 중에는
전과자 없는데..
재수 ...
과장 법적으로야 벵원 측에서 한선생의
그런 이력을 갖고 해직시킬 수는
없다카대. 이미 집행유예 시효도
지났고, 기소..뭐라나..법적인 모는
모리겠는데..법적인 기 문제가 대는
기 아이지 않나 이 말이지 내 말은.
환자의 생멩줄을 붙잡고 있는 신성한
으사의 손에 그런 이력이
붙어있다카모...
재수 ...나가달란 말씀이십니까..?
과장 강제로 내보낼 수는 엄따 이기지.
재수 강제로 내보낼 순 없으니 제 발로
나가라 이 말씀입니까?
과장 내 말로 똑 그렇게 말할 수야 엄찌.
엄찌만도.
재수 ...생각해보겠습니다.
과장 ...(불쾌한)...

#55 과장실 앞

재수 문 열고 나오면
코 앞에 민경이 서 있다가
재수를 똑바로 마주본다.

민경 뭘 생각해봐요?
재수 ...
민경 비키세요.

민경, 재수를 밀치고 과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재수 놀라는데

#56 과장실 안

민경, 과장 앞으로 퉁퉁 걸어온다.
재수 열린 문 밖에서 보고 있다.

민경 과장님. 저는 일반외과 간호사
우민경입니다.
과장 ..?
민경 한재수 선생, 다른 의사들이
모두 인정하는 유능한 의삽니다.
과장 ??
재수 ?
민경 의사는 의사로서의 능력과 자질
이외에는 다른 어떤 걸로도
판단될 수 없다구 생각합니다.
과장 (불쾌해 죽겠는) 대체 무신
소릴 하고 있노!!
민경 의사두 사람이라서 때로
절망적이게 괴로운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그래서
한번쯤은 큰 소리두 지를 수
있구 그러다 본의 아니게 기물을
파손할 수두 있구,
과장 이바 이바!
민경 선생님. 의사가 개인적인 괴로움을
풀지 못하구 환자 앞에 섰다가
기물이 아니라 환자의 장기를
파손하는 것보다는 한 번쯤 술
마시구 남의 간판 때려 부순 다
음에 평화롭게 환자 앞에서는 게
훨씬 더 이롭다구 생각합니다.
과장 (어이없는)
민경 그리구 십 년 전의 일을, 그 까다
롭다는 의대 입학 과정에서두 통과
됐던 일을 이제 들구 나오시는 건
합리적이지 못합니다.고작 그런
이유루 능력 있는 의사를 내친
다는건 환자 입장에서 볼 때두
막심한 손해라구 생각합니다.
생명이 왔다갔다하죠. (하고 으쓱,
서양사람처럼 제스처)
과장 ....그러구보니..우원장 손녀
따님이네! 이봐 우간호사!
조부 얼굴을 생각한다면 이래
대책없이 몬날뛸 낀데!
민경 할아버지께 배웠습니다.
과장 뭐라꼬?
민경 저희 할아버지라면, 십 년 전의
불미스런 일로 오늘 이 시간에
능력 있는 의사를 갈구지는 않
으실 거라구요.
과장 뭐라꼬? 갈궈?
민경 (제 실수를 알아차렸다, 이크..
하고는)과장님께서 간호사한테
날뛴다구 표현하시길래,간호사가
과장님 앞에서 갈군다는 표현을
해두 되는 건가 했죠.무례했다면
용서하십시오. 그럼..

민경, 꾸벅 인사하고 나간다.
재수, 황당해서 서 있다.
과장도 황당하다.

#57 복도

재수 오고,
민경, 제 머리를 콩콩 쥐어박으며 온다.
으이구 으이구..
한 할머니 환자가 병실 문을 빼꼼 열고
민경에게 손사래치며 막 소리지른다.

할머니 이년아, 내 죽는다! 퍼뜩 약
가꼬 온나 이년!
민경 또 시작이네~ 할무니!
할머니 이년, 약 안 주고 내 직일라카나,
약 내노라카이 이 망할 년!
민경 (어깨 으쓱~ 하고는) 예이~
이년 대령합니다요!

하면서 재수를 향해 다시 한번 어깨
으쓱~ 하고는 할머니 병실로 들어가는 민경.
재수, 그런 민경이 정신없고 황당하다.
민경, 병실문 빼꼼 열고 재수를 바라다보며

민경 선생님!
재수 ?
민경 나 아까 잘했죠, 그죠?
재수 황당)
민경 뭐 끝이 좀 안좋긴 했지만
잘하긴 잘했죠, 그죠?
커피 한 잔 사주세요, 네?

민경, 히죽 웃고 다시 병실 문 콩
닫고 들어간다.

재수 ...(어이없는)..

#58 우원장실 (오후)

우원장 책상 앞에 앉아 뭐 적고 있다.
똑똑 노크소리.

우원장 들온나-

문 열고 재수 들어온다.

우원장 (보며) 와, 또 울로왔나?
재수 울게 해주싰으이까네..
밥도 비베주이소.
우원장 모라꼬?
재수 매분 꼬치장에 밥 한 그륵
썩썩 비베주이소.
우원장 ....?
재수 밥 한 그륵 썩썩 비베주시고,
지를 이 벵원에 받아주이소.
지 쫓기날 거 같십니다.
우원장 안다.
재수 예?
우원장 민개이 그거..(손을 가져다
입가에서 재재재재하며)
참새그릉.민개이 그아도 (끽,
목 잘리는 시늉하며) 이래
댈지도 모른다카대.
재수 ...예.
우원장 그런데..안댄다.
재수 샘예. 월급 마이 달라꼬
안하겠심다.
우원장 외과에, 니 같은 놈 하나는
꼭 있으야댄다. 쫓가낼라캐도
꼭 붙잡고 들러붙어있그라.
재수 샘예.
우원장 두 말 안한다. 가보그라.

#59 우원장 사택 방안 (밤)

재수와 우원장 막걸리 마시고 있다.

재수 샘예. 지를 책임지시야캅니더.
우원장 (취했다)모를 또 책임지라카노!
재수 샘님 아니모 지 으사 안댔
십니더. 공부할 때 을매나
샘님이 미벘는가 몰라예. 이
힘든 기를 와 대체 하라카
싰는공..하고.
우원장 미친 놈. 사내자슥이 한 입
갖고 두 말 하나.
재수 지가 운제예.
우원장 운제는, 힘든 공부에 매달맀기
때문에 딴 생각 접을 수 있었
다꼬 안했드나.. 공부가 이래
힘들지 않았으모 매달릴 기
없어가 사는 기 억씨로
빡씼을 끼라꼬 니 안했나.
재수 아 글쎄 지가 운제예!
우원장 으대 졸업식하던 날 내한테 와가
안그랬나 니...(꾸벅꾸벅한다)
재수 ....
우원장 니 욕심 안나는 기 아이다..근데
안댄다..니는 그기서 훌륭한
으사가 대라..(꾸벅꾸벅...콩!
하고 테이블에 머리를 박는)..

민경 안주들고 들어오다 재수의 말을 듣는다

재수 ...할 수만 있다면..다시 그
공부라두 하구 싶어요. 딴 생각
안나게...
우원장 ...(드르렁~)
재수 ...정말..그러구 싶다구요!...
민경 ....


#60 자갈치 시장

수아 칼국수를 만들기 위한 시장본다.
(가족 관계에 자신을 묶어 두기 위한
안간힘!!)

#61 부산역
경호 도착한다. 영탁을 비롯한
독사 식구들 기다린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드라마지기 | 작성시간 03.09.02 대본 고맙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