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 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 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류시화(1958~ ) 충북 옥천출생의 시인, 번역가. 본명은 안재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1980년 시「아침」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으며,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며 시를 씀
이후 류시화라는 필명을 사용하며 명상서적을 번역했고, 1988년부터 미국 등지의 명상센터에서 생활하거나 인도
여행을 하며 라즈니쉬의 명상서적을 번역했는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음
시집으로 <그대가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91),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6),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2012)이 있고, 명상집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1998),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1999),
수필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1991), <딱정벌레 -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별난 생각>(1992),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1994),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1997), <지구별 여행자>(2002) 등이 있음
번역서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1997), <장자, 도를 말하다>(1998), <한 줄도 너무 길다>(1999),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2001), <예언자>(2002), <갈매기의 꿈>(2004),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2005),
잠언집으로 법정스님의 법문을 엮은 <산에는 꽃이 피네>(1998) 등이 있고, 잠언시집으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1998),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2008) 등이 있음
경희문학상(2012)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