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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사진방

'24.10.18. 제26차 금요산행, 북한산 숲길 산책

작성자햇살|작성시간24.10.19|조회수179 목록 댓글 7

☆ 가을 비 ☆


가을비가 부르는 붉은 노래를 하루 종일 들었다. 비와 바람이 몰고 오는 계절의 전령사가 내 눈을 말끔히 씻어갔다. 푸른 잎이 노랗고 붉게 변해가는 숲의 그림이 흐르는 비 속에 더욱 투명하다. 빗속에 드러나는 단풍잎의 실핏줄처럼ᆢ

산성입구에서부터 흩날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태고사를 지나 용계동 계곡을 지나면서 점점 거세어지더니, 마침내 북한산성대피소, 대동문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내린다. 성곽과 나무와 풀잎에 굵게 흐르는 빗물은 그대로 잎의 빛깔을 더욱 투명하게 만든다. 갈색과 연두와 진홍의 빛이 하나의 잎에 그대로 박힌다. 지나가는 계절이 그 흔적을 잎에 새기는 중이다.

빗속을 걷는 일도 이제는 행복하다. 산행할 때 비는 언제나 귀찮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는데, 지금은 흔쾌히 비와 더불어 흐를 수 있다. 흐르는 것이 어디 비뿐이랴. 세상 모두가 끊임없이 흐른다. 바지가 젖고 등산화 속은 물이 차서 질퍽거려도, 산이 연출하는 가을숲의 교향곡은 오히려 머릿속을 맑게 한다. 빗물 속에 드러나는 단풍잎처럼ᆢ. 한 해의 고락(苦樂)을 잎에 새기는 단풍을 보면서 '나의 빛은 어떨까' 自問해 본다. 길에 떨어진 어떤 잎은 푸른 채 마른 것, 또 어떤 잎은 반쯤 물든 것, 또 다른 것은 엷은 갈색 ᆢ. 우리네 인간도 인생의 황혼기에는 곱디고운 단풍처럼 물드는 것을 보고 싶다. 나와 우리 공동체의 삶에 최선을 다한 후 드러나는 빛깔이라면 그것이 갈색이든 붉은색이든 어찌 곱지 않을까?

모처럼 북한산 숲길을 비와 낙엽과 그리고 길벗과 더불어 걸었다. 빗소리는 덤이었다. 봄에 걷는 꽃길이 꿈과 희망의 환타지라면, 가을 숲 단풍길은 사색(思索)과 성찰(省察), 그리고 내적 독백의 길이다. 짧지만 긴 호흡으로 나지막히 가을을 읊조리다. 비와 바람의 가을을 함께하신 길벗들께 언제나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https://youtu.be/3i70k3PDYOw?si=vBH4C2RHmjOXGF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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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정금 | 작성시간 24.10.19 산성 누각 산슐랭 맛집ㅎㅎ
    맛과 정성이 가득한 밥상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특히 인기 만점 메뉴
    따끈한 풀잎님표 Tea
    따끈한 마로님표 호박죽
  • 작성자레몬민트 | 작성시간 24.10.19 백대명산 완등을 목전에 두신 정금언니의 커피 선물에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들까지 이보다 좋을순 없는 하루였습니다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정금 | 작성시간 24.10.19 단풍이 아름답던 그곳이
    북한산 용계동계곡이었군요.
    사진만 보면 설악산 같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정금 | 작성시간 24.10.19 가을비 내리는 날
    조용한 절집을 지나
    단풍이 아름다운 계곡으로
    바람소리 빗소리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숲의 소리 들으며 
    천천히 걸어서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어쩜 풍경이 우리 속으로 들어온 것이 아닐지요!

    날이 좋아서
    눈이 와서 
    비가 와서
    바람이 불어서
    갈 때마다 늘 다른 풍경
    사계절 날마다 늘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산
    그것도 북한산에 이리 자주 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비 오는 날
    취소도 안 하시고
    아름다운 숲으로 안내해주신 대장님
    "산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며 보답으로 비 오는 데 비닐봉지와 집게를 들고서 쓰레기를 줍던 산객 분
    함께 걸어 풍경이 되었던 길벗님들
    모두 산처럼 아름다웠습니다.
  • 작성자마로 | 작성시간 24.10.19 가을비 우산속 님들과 데이트!
    급하게도,서두르지도,욕심 내지 않고
    그저 그렇게 ~ 내리는 비에
    옷자락이 젖고 신발에 들어 와도
    이런 저런 좋은 날!
    추억의 조각으로 남겠지요.
    용계동 계곡 이었군요?
    숲의 요정들이 춤사위를 하듯 포근 하였고
    빗방울 연주와 피아노 변주곡에
    소담스런 성곽길을 따라 동장대,대동문
    예쁘기 까지~~
    님들의 정성 어린 단백질 충만, 조리후 바로 담은 따끈한 음식들
    정말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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