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정호승

작성자1234heaven|작성시간17.01.09|조회수421 목록 댓글 4

#좋은시 #인물 경상남도 하동 출생 정호승시인




[2017년 문화계 캘린더 ③문학] 기대할게, 정호승·나희덕·도나 타트…
출처 : 뉴스1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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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정호승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고
그대를 만나러 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아직 선로가 없어도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푸른 바다의 길이 하늘의 길이 되던 그날
세상의 모든 수평선이 사라지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세상의 모든 등대가 사라져도
나는 그대가 걸어가던 수평선의 아름다움이 되어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한배를 타고 하늘로 가는 길이 멀지 않느냐
혹시 배는 고프지 않느냐
엄마는 신발도 버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아빠는 아픈 가슴에서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 주었는데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긴 먹었느냐

그대는 왜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인지
왜 아무리 보고 싶어 해도 볼 수 없는 세계인지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잊지 말자 하면서도 잊어버리는 세상의 마음을
행여 그대가 잊을까 두렵다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 정호승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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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가이비 | 작성시간 17.01.09 좋은글잘보고갑니다
  • 작성자무라카미하루 | 작성시간 17.01.09 마음이 아픈 글 을
    올리셨네요 ㅠㅠ
    우울하지만,
    위로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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