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날의 의미와 유래 ◈
오늘은 어린이 날이지요
어린이라는 뜻은 어린사람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인데
어린이는 '나이가 적다'는 '어린'과 의존명사 '-이'가 결합한 낱말이지요
여기서 '-이'는 '높은사람' 혹은 '~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높임 표현이지요
젊은이, 늙은이, 착한이 등에 붙는 '-이' 또한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1981년 이희승이 엮은 '국어대사전'에서도 "어린이란 어린사람을 높여서 부르는 말로
나이가 어린 아이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지요
어린이라는 단어는 1920년 방정환이 어린 아동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직접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허지만 1914년에 발간된 최남선의 '청춘' 창간호에도 '어린이의 꿈'이란
단어가 사용된바 있으며 17세기 문헌인 "강민편"에서도 비슷한 뜻을 지닌
'어리니'라는 단어를 찾아볼수 있는 만큼
이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어 왔는지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지요
그렇지만 '어린이 날'을 만든사람은 소파 방정환 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지요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방정환(方定煥)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가 1927년 날짜를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하였어요
허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어린이날 행사가 잠시 중단 되었다가
광복이후 5월5일을 어린이날로 다시 지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어요
이때 해방 다음해인 1946년 첫번째 일요일이 5월5일이기 때문에
이날을 어린이날로 정했다고 하지요
이후 1975년에는 어린이 날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 되었고
2018년에는 어린이날이 주말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칠경우 그 다음 비공휴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하는 '대체공휴일' 제도를 도입했어요
1923년 첫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방정환은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어린이에게 늘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며
어린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 주기를 당부 하였지요
당시 사람들은 아이들을 '애녀석' '어린애' '아해놈' 등으로 부르며
아이들을 단순히 어른에 종속되는 존재로서 하대하거니 억압하고
멸시하는 일이 많았어요
당시 어린아이를 비리보는 시각은 속담에서도 유추할수 있지요
'어린아이 우물가에 둔것같다(미숙함과 위태로움)
'애들 보는데는 찬물도 못 마신다(호기심과 모방성)
'어린아이는 괴는대로 간다(순응성)
'어린아이와 술 취한 사람은 바른말만 한다(순진성과 단순성) 와 같이
과거에는 어린아이들을 미숙하고 위태로운 존재로 바라보곤 했어요
허지만 3.1운동과 천도교의 확산과같은 사회적 변화로 '인권평등'에 대한
싹이 트기 시작하면서 아동 역시 성인과 수평적인 관계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차 커져 갔어요
이에 방정환을 주축으로 '어린이' '신소년'같은 잡지가 출간되고
다수의 동요와 동화가 등장 하는 등 어린이에 대한 인식은 날로 새로워졌지요
이러한 변화속에서 탄생한 어린이날은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주는
큰 점환점이 되었어요
"……우리는 앞날의 희망에서 살 수 밖에 없으매 희망은 우리의 생명이라 하겠고
희망이 우리의 생명이 된 만큼 그 희망의 권화(權化)인 이 땅의 어린이들은
우리에게 있어서 몹시도 귀여운 존재가 아니면 아니다.
누가 어린이를 귀찮게 여기고 괴롭게 생각하는가.
이는 곧 생명을 모멸하는 자기모순인 것을 다시금 밝게 깨달아야 될 것이다……."
위의 글은 1935년 『동아일보』에 실린 '어린이날의 재인식'에 관한 기사 내용이지요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은 어린이의 고유문화와 예술활동을 진작시키며
어린이의 인권의식을 기르고자 조직한 1922년의 색동회가 그 배경이 되었어요
1923년 5월 5일에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에는
어린이의 완전한 인격적 대우와 경제적 압박 등으로부터 해방이라는
아동존중사상이 드러나 있지요
특히 이 어린이날 선언은 1924년 제네바 국제연합회의에서 채택된
국제아동인권선언보다 일년 앞섰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지요
아무튼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들이
인간으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격려하고
따뜻한 사랑속에서 올바르고 씩씩하게 자랄수 있도록
어린이에 대한 애호사상을 기리는 날이 되어야 하지요
어린이날은 지금까지도 가장 대표적인 공휴일의 하나로,
각종 어린이날 행사와 선물잔치 등이 풍성하게 열리고 있지만
어린이날의 역사와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봤으면 좋겠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 방정환과 색동회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