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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위에서
도경원
여기를 지나갈 때면 언제나
한쪽 다리가 없는 것만 같아
연신 불어오는 바람 속을
흔들리며 걸어온 길 끝에서
누군가가 놓아준 한 점의 돌
일방통행이라 돌아 갈 수는 없고
머물러 있을 수도 없으니
조심스레 조금씩 나아가지만
앞서간 이의 고마움조차 모를라
돌이 되어 엎드린 고마운 사람들
하나정도 더 있으면 좋을 듯한
어디 빈자리 있는지 찾아보자
세상에 왔다가는 몫은 해야지
누군가 발 젖지 않고 밟고 지나갈
한 개의 돌이 되어 엎드려있자
카페 선생님께
선생님!
더 행복하실 7월입니다.
올해도 허리가 접히고 하반기로 접어들어요.
일찍 찾아온 무더위 속에
6월을 보내시면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위에 나뭇가지들도 전신주에 매달린
전선까지도 늘어지는데 한 치의 빈틈도
늘어짐도 없이 찾아온 복더위도 함께 있는 7월입니다
이 무더위에 조금이라도 위안받을 수 있게 감동적인
시를 전해드리려 했었지만 분주한 일정으로
미처 챙기지를 못하고 저의 졸시
“징검다리 위에서”를 전합니다.
이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징검다리 위에서”의 표지 詩이고
사진도 표지 사진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산다는 것이 더러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 같을 때가 있지요.
아니어도 짓눌린 삶이 힘에 겨워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길을 가로막는 시냇물
신발을 벗을 수도 그냥 건널 수도 없어 난감할 때
누군가가 놓아준 돌들 구세주를 만난 듯합니다.
새달 7월은 6월보다 더위도 심하고 어쩌면
또 다른 자연 재앙이 우리를 괴롭힐지도 모르지만
나의 삶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기꺼이 한 개의 돌을 놓아서 징검다리를 만들고
누군가가 덜 힘들게 지나갈 수 있게 해봐야지요.
나로 인해 누군가 선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그만큼 삶의 가치는 커지고 살아야 할
이유가 될 것입니다.
모두 따로따로 살아가는 것 같아도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피할 수 없이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게 되어 있으니까요.
사람은 그냥 숨 쉬며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인생을 살려고 태어난 것이랍니다.
물질적인 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시련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고 희망도 커집니다.
다가오는 장마에도 복더위도 잘 이겨내시고
행복한 7월의 날들 만드세요.
7월에도 보내시는 날들이
날마다 좋은 날 만남마다
좋은 인연 되시기를 소망하면서...
2024년 7월에
도경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