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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게시판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7.02|조회수97 목록 댓글 0

 





   

이 세상에 내 집 한 채 있으면,   

바득바득 살다가 모처럼 술 마시고 돌아와   

우리 후진국의 유행가 좀 오리처럼   

꽥꽥 불러대고 싶은 날은,   

내 집 한 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씨구, 눈치챈 아내의 손가락이 미리   

나의 입술 위에 건너 와 닿네   

살아도 힘겨운 백열전등 아래   

기죽지 말자 기죽지 말자   

언젠가는 부엌문 닫지 않고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우리도 꽁치를 구어먹을 날이 오겠지

   

하수구와 빨랫줄을 갖춘 숨 쉬는 집   

해 뜨면 창문 열어 온몸에 하늘을 받아들이고   

밤에는 방마다 처마마다 불을 밝히고   

우리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   

알려주고 싶은 집 내 집

   

저세상에 둥근 집 무덤 한 채 장만하시고   

끝내 홀로 떨어져 사시는 아버님,   

제 소유의 집이 있다면 어디 거기서   

밥만 먹고 잠만 자겠습니까   

당신의 이쁜 손주놈 하나 낳아 드리지요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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