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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구름, 황혼, 지리멸렬한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10.02|조회수101 목록 댓글 0

 

 

 

지난날의 구름, 황혼, 지리멸렬한 

 

 

 

늦은, 황혼, 동요, 완전치 못한, 저녁의

강물은 세월을 생각나게 하지

이승의 날들은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하늘은 형편없는 나의 행적을 기록할 필요가 없으리라

 

지난날의 내 삶은 헌 책방의 유고시집

처럼 기구하였고, 별로 떠든 적도 없는데

내 목은 자주 아팠다

 

하여 오랜 세월 나는 ---, 약방에서 타온

믿을 수 없는 알약을 탄띠처럼 두르고 살았다

처방전은 많은데 잘 낫지 않는다

밤마다 문병 오던 고요한 바람의 넋들아!

세상에게 나는 지리멸렬했는가 그대가

나에게 ---, 무심했는가

 

밥 먹듯 약을 퍼먹고 집을 나서면

거리에, 집 밖의 휘날리듯, 추운, 떠도는 사람들은

가루약 같은 안개 속을 출근하고 있다

누군 과감히 자신의 인생을 강물과 맞바꾸는데,

난 이 푸대 같은 육체를, 자루 속의 영혼을

세상의 악기로 내어주길 저어하는 것이다

 

기껏 상처받은 사랑이니 탄주하자고

떠돌이 악사를 흉내냈던가, 두고 온

마음이 언제나 나를 뒤돌아보게 했지만 ---,

이 구구절절한 강물 앞에선 누구라도 때묻은

영혼을 퉁길 수 있지 않은가

 

떠나지 못해 내내 떠돌고 있는 세상 언저리,

오랜만에 몸 떠나온 강가에서 ---, 이 구름들은

틀림없이, 잊어버린, 전망, 기억, 흐린, 그리고

모든 것들의 과거로부터 빠르게 나를

인도해 갈 것이다.

 

- 이용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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