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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 改作 (개작)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10.25|조회수84 목록 댓글 0

 

 

 

질 - 改作 (개작)

 

 

 

 

어머니는,

옷은 떨어진 걸 입어도

구두만큼은 비싼 걸 신어야한다

 

아버지는,

소고기는 몰라도

돼지고기만큼은 최고 비싼 질을 먹어야 한다

 

그렇다

화장하다 만 듯 사는 친구는,

생리대만은 최고급이다

 

먹는 입 싸도

칫솔에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

 

누구는 귀를 잘라 팔지언정

음악만은 기어이 좋은 걸 쓴다.

다들 세상의 단 하나쯤은 질을 헤아리니

 

그렇다

라일락꽃들의 불립문자 탁발의 봄밤 혹은

청색 다도해의 저녁일몰이야말로 아니다

 

연애야말로,

삼각관계야말로

진정 질이 전부이다

 

고난이야말로

매혹의 우단 벨멧 검은 미망인 기품으로

잘 지어입혀야 한다

 

몸이야말로

시계를 꺼낼 수 없는 곳

 

영혼이든가? 기도야말로

그렇다! 품종이 좋은 하늘을 써야 한다

 

관건은,

가장 비싼 것 하나쯤엔

서슴없이 값을 치르니

 

귀함이 가장 싼 셈,

숨만큼은 정말 제대로 비싼 값을 치르는 것

 

다 쓴 이쑤시개처럼 봄햇빛들 쏟아지는 오후

싸구려 플라스틱용품들 한없이 늘어놓아진 봄길에

값이여 말 자꾸 많이 하지 말아라

 

 

- 김경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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