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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시

놓아주기 / 多潭 한재환

작성자다담시인|작성시간24.03.01|조회수86 목록 댓글 0


놓아주기

       多潭 한재환

너도 나도 놓았다며
목에 힘을 주어 말하는데

놓은 것을 가만히 보면
명예는 꾹 움켜쥐고 그 외엔
아무것도 없구나

명예는 어디에서 오나
목구멍이 말라가는
민초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하소연과 버무려진 아픔으로
폭 삭아 피어오른 것이지

권력은 마치
권모술수에 아주 능하여
고모들을 매우 곤란하게 했던
아버지와 판박이야

평생 유랑생활을 마치고
다시 여행길에 오를 때
놓음도 없고 나눔도 없이
캐리어에 한가득 쌓아가느라
무척 힘겨워하더라고

세상 사람들 몰려들어
이것이 대박이라며
소문난 풍선에 입을 맞추고
다투어 바람 불어넣을 때

그때는 좀 더 거리를 두고
관망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줄 서서 들어가는 좁은 문
그 속을 들여다보고
배팅하는 이 누가 있겠어
모두 홀린 듯 부나방이 되어
안타깝게 날아들잖아

절대 서두르지 마
뜸 들인 문이 열리면
사통팔달 길이 보일 터이니
조용하게 모습을 드러내어도
결코 늦은 것이 아니야

조급한 행동을 불러와
스치는 바람의 뒷모습도 살피는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게 좋지

곰곰이 생각해 봐
내려놓고 난 다음에
온갖 아픔을 격은 이들이
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가며
보상으로 얻은 작은 만족감에
참 행복해하는 것을

그런 행복을 맛보지 않았다면
목에 힘주어 정녕 놓았다고
섣불리 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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