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부활
백 덕 순
봄이란 봄은
몇 겹의 산 넘고 강을 건너
남촌에서만 오는 줄 알았다
흙 이불 덮고 자란 봄이
꼬부라진 허리 등지고
호밋자루 만지는 어머니 손끝에서
오글오글 오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
봄의 뿌리가 잠든
논이랑 밭이랑 열고 심장을 빚어
부활의 씨를 뿌리면
봄날의 기적을 볼 것이다
흙에서 태어난 봄의 소리가
물오른 가지 끝 꽃자리에
등불을 켜고 볼을 부비면
자연의 가슴에 생명의 싹이 터
흙의 부활을 볼 것이다
봄이란 봄이
남촌에서 오는 줄 알았던 봄이
오밋자루 만지는 어머니 손끝에서
아리아리 오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