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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시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3.19|조회수60 목록 댓글 0

 

 

​ 

 

봄 

 

 

 

 

 

다시 그리움은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편지 무더기 써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 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웃통을 드러낸 아낙들이 강물에 머리를 감고

오월이면 머리에 꽂을 한 송이의

창포꽃을 생각할 것이다


강물 새에 섧게 드러난 징검다리를 밟고

언젠가 돌아온다던 임 생각이 깊어질 것이다


보리꽃이 만발하고

마실 가는 가시내들의 젖가슴이 부풀어

이 땅 위에 그리움의 단내가 물결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곁을 떠나가주렴 절망이여 
징검다리 선들선들 밟고 오는 봄바람 속에

오늘은 잊혀진 봄 슬픔 되살아난다


바지게 가득 떨어진 꽃잎 지고

쉬엄쉬엄 돌무덤을 넘는 봄.

 

 

- 곽재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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