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봄날이 찾아오자
우리 집 뒷골목 전봇대 위에
까치 부부가 집을 짓고 있었다
어? 저러면 안 되는데?
못 짓게 해야 하는데?
내 걱정과는 달리 까치 부부는
깍깍깍 힘차게 소리 지르며
열심히 나뭇가지를 물어날랐다
며칠이 지나도 둥지는 보이지 않았다
올려놓으면 떨어지고
또 올려놓으면 또 떨어지고
전봇대 밑에는 나뭇가지가 쌓여가고 있었다
어! 곧 알을 낳아야 할 텐데
이걸 어찌해야 하나
이제 내가 더 급해졌다
옆에 있던 동백도
꽃을 만개하여 까치집을 응원하고
그 옆 화분 속 개나리도
노란 입으로 까치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연은
계속 나뭇가지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보름이 지나도 까치만 날 뿐
까치집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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