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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시

절정을 복사하다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3.26|조회수50 목록 댓글 0

 

절정을 복사하다

 

 

 

 

 

 

 

예술의 전당에서 이만원 주고
클림트의 키스 복사본을 사왔다


트윈 침대 만한 북쪽 한 벽에
햇솜 같은 할로겐 불빛을 짙게 깔고
그들을 눕혔다

 

 

 

이건 아니다
너무 진부했다


매양 여자가 아래로 깔리는 체위
뒤집어 여자를 위로 올렸다

 

 


마침 티브이에서 못 생긴 여자가
여성 상위에 대해 침을 튀기고 있다
못생길 수록 위로 올라가고 싶어한다


이 시간부터 그렇게들 생각한다면
고즈늑이 남자의 입술을 먹고 있는
이 여자는 너무 아름답다

 

 


다시 일으켜 세웠다
불빛이 주르르 발 아래로 흘러내린다
나는 체위에 관해서는
그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 입맞춤이 끝나고 그들은 눕던가
헤어져 돌아가던가 할 것이다

 

 


한국 영화처럼
끝까지 다 말해 버리지 말자 하지만
이 숨막히는 정적


한순간만은 다시 복사해
내 가장 숨막히는 시간 속에
걸어두고 싶다

 

 

- 이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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