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향기 ♡ 시

강가에서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4.03|조회수56 목록 댓글 0

 

 

 

 

 

강가에서





   

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을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쪽 뚝 떼어   

가거라, 가거라 실어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에 남서풍이 입맞춤하는 모습   

바라보는 일로도 해저물었습니다
   

불현듯 강 건너 빈 집에 불이 켜지고   

사립에 그대 영혼 같은 노을이 걸리니   

바위틈에 매어놓은 목란배 한 척   

황혼을 따라  그대 사는 쪽으로 노를 저었습니다

   

- 고정희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