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향기 ♡ 시

시인의 전화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6.28|조회수39 목록 댓글 2

 

 

 

시인의 전화

 





   

늦도록 술에 젖다가   

전화를 거는 시인이 있다
   

새벽 3시가 넘어 전화를 받은 나는   

갑자기 이부자리 속 남편에서   

생뚱맞은 시인이 된다
   

창밖의 희붐한 빛살을 타고   

취한 시인의 목소리가 건너왔다
   

20여 년 서울 생활에   

지금도 갈 곳이 없다는 시인의 말이   

예전엔 은유로 들렸던 그 말이   

이젠 그대로 슬픔으로 온다   

슬픔의 그림자까지 그대로 따라온다
   

하지만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도 이젠 눈물도 아름다운 나이가 되어   

새벽안개에 젖은 시인의 취한 목소리도   

아무런 저항 없이 내 잠자리에 들어와 눕는다
   

달랑 목숨 하나 걸어 놓고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서글픈 것들도   

이제는 차라리 아름다움으로 온다

 

 

 

- 박두규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한결같이요 | 작성시간 24.06.28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초원의 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30 new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