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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시

비가 내리면 내게는 슬픈 날이었습니다.

작성자인 애|작성시간24.07.12|조회수186 목록 댓글 0

 

☂ 비가 내리면 내게는 슬픈 날이었습니다.  ☂

 

                                     청초靑草/이응윤

빗방울 하나는
가난한 옛 사랑이 흘린 눈물로만 여겼습니다.

하늘이 반쪽만 되어도
저 편 기억의 날들이
내게로 스멀대는 땅거미가 되고
나는 빈 가슴에
고개 숙인 길을 서성이며
먼 날이 되어 가는 한날의 어둠에
몸을 묻고
온종일 슬픈 이별가를 재물로 바쳤습니다.

그래서 나의 신(神)은 님을 들여다보는
은총의 눈을 열게 하셨나봅니다
홀로이 서리라던 내 가슴에
님 하나 키울 줄은...
당신이 나의 님이 되리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리움 나무 키우던 날에
시리도록 기다린,
님이 눈 들던 날
겁없이 쑤 욱,
님을 내 꽃이라 꿰어차고는
고운 희망만 빨리고 키운 별들을 쏟아
님의 눈에 번쩍이던 날
나는 미처 몰랐습니다,
님은 그렇게 좋아서
야속하다, 서러움 맞바꾸는 행복한 눈물일 줄은...

선 듯, 나의 토지로 내어 준
당신의 인생이 되고
우리사랑의 축이 될 줄은...

님은 늘 내 안에 있기만 하면
나는 님의 흠집이라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 굳굳하게 서서 돌기만 하면
누구의 못난 점박이 하나에도
황홀한 무지개는 띄울 수 있습니다.

속살 저미는 빗줄기가 행복한 것은
당신이 더듬어 내리는 내일을 유혹하는 미소이며
음계 폭 넓은 손길이며
다가올 끝없는 낙원의
황홀한 감탄이며 속삭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빗속에서
그냥 그렇게 행복으로 녹아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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