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향기 ♡ 시

오체투지의 긴 여정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8.07|조회수51 목록 댓글 0

 

 

 

 

 

오체투지의 긴 여정 

 

 

 

광활하고 척박한 라사의 사원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구도자의 스승이었지

끝없는 사계를 여러 번 나투면서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그 길은 오직 하나였었지

믿음의 원천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은 꼭 가야할 곳

생의 마감으로 점철되곤 하였지만

고통과 번뇌가 따로 있을 수 없었지

살갗이 찢겨 나가고

무릎과 이마의 선홍색 피가 채 마르기도 전

一拜 一拜 올리며 간 긴 자취

벗어 둔 전생의 업으로 차곡차곡 쌓였었지

찌는 더위와 날카로운 추위를 뛰어넘고

하늘에 닿는 간절함만 남아

내생의 풍요로움은 아니지만

숙명처럼 주어진 삶이 후생까지 이어진 삶이 아니길

원망 섞인 속내는 맑은 하늘처럼

어떤 의지에서도 보이지는 않았어

눈이 부신 푸른 사원에 도달하기 전

땅을 닮은 미소가 흐르고

업을 벗어던진 그 자리는

정신이 육체를 감싸 안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행 끝에서 영혼마저 해탈하는

멀고 먼 구도의 길이었어

 

- 최해숙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