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앓이
- 임은숙
가을햇살 쏟아지는 날이면
단풍 한 잎 따서 냄새를 맡는다
떠오르는 기억들이
여름처럼 뜨거웠고
그 사이로 무한히 이어지는
아쉬움의 여운
단풍 닮은 시(詩)를 마주하고
낙엽의 흐느낌을 듣는다
만남과 이별은
순간과 찰나인 것을
울고 싶어도
눈물이 없다
어쩔 사이 없이
뚝뚝 떨어져 그대로 말라버리는
크고 작은 이파리들이
비어있는 마음에
헝클어진 사색들을 자꾸만 얹어놓는
이름도 슬픈 가을이면
독감 같은 계절병에 시달린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