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그린 이 가을 수채화
청초靑草/이응윤
여보!
우리가슴 풍년을
저들이 알았나 보아
정처 없는 듯 가는 구름
이 가을 강강수월래
우릴 돌아서 가는 것 보았지
올 가을 우리 하늘은 높고도
참 파란 걸,
당신이
어제와 내일을
무엇으로 키우는지
알고 또 알겠어
알게 모르게
흔들리기 잘하지만
그렇게 오늘을 키운
울멍줄멍 산 비알 억새풀
눈부시도록 하얀 머리가 더 아름다워,
개울 뚝 갈대들의
휘파람 노래
춤바람 따라
우리도 한 번 취하고 싶어
그래도 우리 모두
어리무던 제자리 선, 지금 모습
얼마나 보기 좋아요
세상에 가장 귀한 아름다움이라오
늘 가난한 마음에도
외로움 모르는 허수아비
오늘은 더 아름다운 춤을 춘다오
저 황금 들녘도
루비 물든 저 높은 하늘도
즐거움 깊은 단풍이 되었어
저 아름다움,
아름다운
당신이 내게 그린
이 가을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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