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온 단풍 편지
한물
아직 잎새들에 쓰인 글씨는 푸른 빛이 많으나
조금씩 노랗고 붉은 색도 생기는 가로수잎들!
가을에는 나무들을 보며 나무 생각하는 일이
많아 그런 시간엔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다
흰 돛단 범선이 멀리 있어도 부두에 와 닿으면
왁자지껄 손님들과 화물들이 한꺼번에 내리듯
만선된 단풍잎들이 일단 하선할 때가 되면
땅위에 내리지만 그전엔 아름다움 오래 보리라
나뭇잎들엔 많은 사연 적어놓았으리! 비록 누구
읽어주는 사람 없을까 아쉬워 하지 않을 테지만
그러나 잎을 그냥 버리지 않고 편지를 써보내야
마음이 후련하다고 하며 가지사이로 바람을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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