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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비가 오는 날도 있다_ 강연호

작성자루히嵝怬|작성시간26.04.02|조회수155 목록 댓글 2

살다 보면 비가 오는 날도 있다_ 강연호(1962 ~ )


 

솥뚜껑 위의 삼겹살이 지글거린다고 해서
생의 갈증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 취한 사람들은 여전히 호기롭다
그들도 박박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는 것이다
세상의 남루나 불우를 그저 견디겠다는 듯
반쯤 남은 술잔은 건너편의
한가로운 젓가락질을 우두커니 바라볼 뿐
이제 출렁거리지도 기울어지지도 않는다
참다 참다 그예 저질러버린 생이 있다는 듯
창밖으로 지그시 내리는 빗줄기
빨래는 오래도록 마르지 않고
쌀알을 펼쳐본들 점괘는 눅눅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아마
이 밤이 지나가면 냉장고의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켜야 할 새벽이 온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어쩌면 이 술잔은
여기 이 생에 건네질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삼겹살을 뒤집어봐야 달라질 것 없고
희망은 늘 실낱 같지만
오늘의 운세는 언제나 재기발랄 명쾌하다
62년생 범띠, 살다 보면 비가 오는 날도 있다

 

2012년 발표 시집 「기억의 못갖춘마디」에 수록]

 

 

 

《살다 보면》 유기환 작사 / 권진원 작곡

 

권진원(1966 ~ ) 1994년 발매 2집 앨범 수록록입니다.

https://youtu.be/eHB4vyNrNjk?si=t5dcyYPSjpan3_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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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미지 | 작성시간 26.04.02 ㅎㅎ
    안녕하세요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
    그럭저럭 하루는 흘러가네요

    멋진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해피데이 🌼
  • 답댓글 작성자루히嵝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4.02 예,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있지요.
    두 발로 걷는 날이 행복한 시절입니다. ㅎ

    평안한 오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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