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꽃 / 정 순준
이름이 무엇인지 묻자
너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도
햇살 한줌 머금은 얼굴로
그저 이 땅의 향기만을 내어 주었다
아 그렇구나
너는 특별한 이름도 없이
먼 곳의 화려한 이야기도 없이
길가에 들녘에 돌틈에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비를 만나면 비와 어울리고
바람을 만나면 바람과 어울리며
주어진 자리마다
가장 너다운 빛으로 피어나는 꽃
그래서 나는 안다
넌
어디서든
어떻게든
세상과 다정히 어울리며
끝내 꽃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202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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