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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좋은글

삼월의 흉터

작성자성모의보석|작성시간24.03.15|조회수157 목록 댓글 0

 

 

 

삼월의 흉터

              

                          최옥

 

 

달력에 적힌 삼월의 날짜들은

이제 흉터가 되었다

엘리엇의 사월보다 잔인했던 달

봄이라는 이름으로 와서

아주 따뜻한 이름으로 와서

온 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 봄날흩날리던 꽃잎들은

숨 쉬던 순간마다 생채기를 남겼고

나는 먼지 하나의 무게

햇살 한 줄기의 무게를 알게 되었다

빈틈없이 흉터만 가득한 줄 알았던 삼월

비로소 그 흉터 속에서

우리가 좋아했던 바다를 보았고

백사장을 걸어가던 당신 발자국을 보았다

그리고 수평선을 보았다 끝인 것 같지만

다시는 끊어지지 않을 영원이 존재하는 곳

내가 남겨둔 단 한 줄의 말이

그 수평선을 닮았음을

거기 당신 있음을 이제는 안다

다시 봄이 오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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