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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4.03.29|조회수312 목록 댓글 2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

 





   ​

나의 생이란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이라고 하자, 

꽃도 별도 아니고. 밤도 새벽도 아니고

전갈도 거미도 인어도 아니고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이라 하자. 

 

너를 마주치지 못해서 허무의 포말, 신기루 같아도   

네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는 밤이어도 

다 너 만나러 왔다가 가는 일

   

나의 생이란 여름 소낙비도 아니고 

소쩍새 울음도 물총새 울음도 아닌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이라 하자. 

만나러 가다가 마주치는 고목뿌리까지 뽑는 태풍, 

지상의 모든 간판을 휘날릴 것 같은 태풍도
   

총성이 다슬기처럼 귀에 다닥다닥 붙던 5 월도 만나지만 정말   

만난다는 것은 내 생을 한 보따리 짐으로 싸 너 만나러 왔다 가는 것   

전생의 기억마저 말처럼 몰아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이라 하자

   

허탕 쳐 뒤돌아서 가는 것조차 다 너 만나러 왔다 가는 길   

목숨 수없이 갈아 신으며 온 이번 생은 

너 만나러 왔다가는 생이라 하자.



   

 -  김왕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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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창원친구 | 작성시간 24.03.29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초원의 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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