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의 길
섬진강 변 용두리 뒷집 할머니
밤마다 백 살 먹은 먹감나무 찾아오는
소쩍새를 두고 한 말씀 하시는데
에라이, 저놈의 새 새끼
왜 저러코롬 울고 자빠지는지 아요?
밤 열 시에 내 염장 질러로 온당께
반평생 내 혼자 사는지 다 암시롱
지 혼자 짝을 찾겄다고 고약하니 울고잉
테레비 끄고 잠들라 함시롱 쳐들어와
한 식경 또 지랄 염병 겁나게 울어쌓다가
강 건너 훨훨 문척 안지마을로 간당께
내 다 알제라, 환하게 앍말고잉
저놈의 소쩍이가 워디 워디로 밤마실 댕기는지
으미 흐미, 오줌보 터져불겄네잉
- 이원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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