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청어)의 노래
나는 물비늘 뚝뚝 떨어지는
등 푸른 물고기라네
때로는 사는 것이 힘들었지만
끝없이 넓은 바다를
누비고 다녔던 온전한 자유
나는 거기서 꿈을 꾸었지
향유고래가 되는 멋진 상상
새끼 열만 낳아서
검푸른 바다를 유영하고 싶었지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어느 날 깜박 졸다 깨보니
동해바닷가 어느 작은 마을에
내 몸은 말갛게 씻긴 채
냉혹한 바람에 풍장(風葬)중,
숨조차 멈춘 나는 비웃(청어)
무정한 대나무가지 위에서
얼었다가 녹았다가 졸다가
나부끼는 깃발이 된 과메기라네
아~~
나의 한생이 거기서 멈출 줄이야!
- 문지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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