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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좋은글

아내와  나 사이

작성자뚜벅 뚜벅이|작성시간24.07.29|조회수388 목록 댓글 1





아내와  나 사이

 

 詩 人 / 李  生 珍 (1929~  )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들어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2019년 봄 평사리 최참판 댁 행랑채 마당에서

박경리 문학관 주최로 제1회 "섬진강에 벚꽃 피면 전국詩낭송대회"가 열렸습니다.  

 60여 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낭송시가 바로 李生珍 詩人의
이 작품입니다. 


우리의 삶이란  “서로 모르는 사이가 /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  다시 모르는 사이로 /

돌아가는 세월” 일 뿐이라고. . .



https://youtu.be/U3bnO5JT7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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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곰돌이 | 작성시간 24.07.29 이생지 선생님은 낭송이 끝내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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