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래
저 산은
내게 그만 내려오라 하네
저 강은
이제 그만 건너오라 하네
서울살이 이십년,
수수밭 긴 강언덕도 잊고
이 골목 저 골목을
종살이로 비틀거려온 날더러
산천은 품을 열어
낯선 얼굴 묻고 같이 살자 하네
더운 흙가슴에 보습 대고
새로 시작하자 하네
하루종일 논다랑에 엎드려 일하다가
갈대숲 그늘진 강바닥을 더듬어 붕어를 잡고
해 지면 꼴망태 메고
성큼 다가서는 큰 산과 마주하는
가슴 큰 고년이 되자 하네
어른이 되자 하네
- 이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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