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김소월 어룰 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 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봄비는가슴에내리고 / 목필균 그대가 보낸 편지로 겨우내 마른 가슴이 젖어든다 봉긋이 피어오르전 꽃눈 속에 눈물이 스며들어, 아픈 사랑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겨울 일기장 덮으며 흥건하게 적신 목련나무 환하게 꽃등 켜라고 온종일 봄비가 내린다 봄비 /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숲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봄비의 속삭임 / 정 순준 "여보세요" "잠을 깨세요" "마음을 여세요" "가슴을 펴세요" "예쁜 선울 받으세요" 바다 건너 남쪽 나라 멀리서 오신 손님 푸른 봉투 꽃 소식 담아 왔다고 자박 걸음 토옥 톡 문 두드리며 어서 나와 받으라 채근 하면서 뜨락에 보슬보슬 봄비가 온다 봄비 / 양광모 연둣빛 보따리 이고 지고 자박 자박 다가와 황량한 대지 위에 보슬보슬 뿌리는 봄비 봄비 속에 떠오를 낯익은 얼굴 하나 목련꽃 환하게 꽃등 켜면 봄비처럼 내게로 오시려는가 봄비 / 윤보영 봄비가 내린다 그리움에 내린다 새싹처럼 가슴 가득 그대 생각이 돋아난다 이 봄도 참 많이 보고 싶게 지나가고 있다 봄비 / 나태주 사랑이 찾아올 때는 엎드려 울고 사랑이 떠나갈 때는 선 채로 울자 그리하여 너도 씨앗이 되고 나도 씨앗이 되자 끝내는 우리가 울울창창 서로의 그늘이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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