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으로 지는 해
하늘 끝에서 솟는 해
같은 해가 지고 솟건만
묵은해는 가고 새해가 온다고
자기를 속여가며 부산을 떤다
겨란 노른자 같은 볼그레한 해
누구하고 마중 갈까
무릎 시린 세월 길동무
“당신!”
검은 토끼 떼
굴 찾아 쉬려 들고
황금빛 여의주 입에 문 푸른 용
구름 밖으로 얼굴 내미니
동쪽 하늘 열린다
불 뿜는 용 치마폭에 안으려면
무슨 꿈 꿔야할까
곤룡포에 노리개 길게 늘어뜨린
“당신!”
멍든 마음 짙푸른 세상
모퉁이 돌고 돌아
밤하늘 휘감은 은하수 건너
계수나무 밑에서
금 토끼 은토끼
떡방아 찧으려면
누구하고 찧어야할까
달나라 수라간 앞치마 졸라맨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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