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청하 김철기
간밤
밤새더니
하얗게 변한 세상
갑진년 청룡을 따듯하게
맞이하는 아침이다.
어느덧
일흔을 훌쩍 넘긴
세월에 살고 살아가며
이맘때면
가지마다 남긴
앙상한 흔적
밀려가면 밀려가며
아쉬움 머뭇거리던
겨울나그네
그 빈자리에 찾아들
파릇한 새싹들의 파노라마로
오늘 아침을 맞는다.
그렇더라도
내 앞에 놓인
따뜻한 설 밥상에 한 잔 술
남들은 단순하겠지만
난,
엄청 푸지다
그리고 고맙다.
난,
아마도
청룡의 해에는 더
행복이겠지라는 희망으로
설빔을 정장하고
맞이했다.
새해 새 아침을
( 청하 김철기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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