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로 오시는 님
(어느 엄마의 간증)
- 세영 박 광 호 -
당신이 오기까진
너무나 가슴 아픈 세월이었습니다
온기라곤 느껴 볼 수 없는
차디찬 세월,
눈물이 얼음 되는
한 서린 가슴속엔
사랑이 그리움으로 남아
화석으로 굳어버리고
영영 오지 못할 사랑인 줄 알면서도
눈물에 젖은 마음 마를 새 없이
그렇게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지쳐 여윈 몸
눈감아 고요히 숨지려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가쁜 숨 몰아쉬며 주저 주저
미뤄 온 세월이
몇 해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 다 잃어버린 나목이 되어서야
어느 날 우연히도
하늘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억죄는 가슴에
한숨만을 허공에 내 뿜으며
언 마음 녹여 줄
봄비가 그리웠는지..
늘 내려다만 보던 제가
소망이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음을 깨우쳤습니다.
겨울을 밀쳐 낼 그 임은 이제
봄비로 제게 오십니다.